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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 인덱스 어워드 2009 & 현지 큐레이터와의 인터뷰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 인덱스 어워드 2009 & 현지 큐레이터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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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어워드(INDEX: Award)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 국제 공모전이다. 길지 않은 역사지만 그간 인덱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공모전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짧은 기간 동안의 성장은 공모전의 슬로건인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에 대한 대중의 공감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터, 디자인을 통해 휴머니즘을 구현할 수 있다는 발상은 이제 인덱스의 명성만큼이나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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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어워드 2009 코펜하겐 전시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모토는 인덱스의 기본 정신을 함축적으로 제시한다. 디자인은 어떤 식으로든 주변 환경과 사회에 변화를 가져오며, 디자이너들의 선택은 세상에 지속적이고 실제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좋은 디자인(이른 바 굿 디자인 Good Design)’ 역시 아름다운 외양만으로 평가될 수는 없다. 인덱스가 꼽는 좋은 디자인의 평가 기준은 ‘영향력(impact)’과 ‘맥락(context)’이다. 세상에 실제로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가, 그것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문화적·지리적·경제적 환경과는 어떤 관계를 맺는가를 바탕으로 ‘좋은 디자인’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 덴마크 디자인의 근간을 이루는 휴머니즘이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묻는 시대적 사명과 성공적으로 조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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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어워드 2009 시상식, 주거 카테고리 부문 수상자인 필립스 CEO 스테파노 마르자노(Stefano Marzano)

인덱스를 특별하게 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수상 부문을 나누는 방식이다. 제품, 그래픽, 공간 등의 학제적인 구분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일반적인 공모전의 수상 부문인 데 반해, 인덱스는 신체(Body), 주거(home), 일(Work), 놀이(Play), 공동체(Community)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한다. 기존 공모전의 카테고리 구분은 디자이너들 간의 협력을 방해하거나, 디자인을 아카데믹한 영역에 한정 지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인덱스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경험’이다. 인간 생활 단위에서 가장 기초를 이루는 ‘신체’ 부터 가장 광범위한 단위인 ‘사회’ 까지, 각각의 단계를 이루는 것은 인간의 경험을 구성하는 생활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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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어워드 2009 서울 전시

인덱스 어워드 2009 전시에서는 총 700여 개의 작품 중 최종 선정된 69개의 결선 진출작들이 전시되었다. 코펜하겐에서의 야외 전시를 마치고 인덱스는 그들 투어의 첫 번째 기착지로 서울을 들렀다. 인덱스 어워드 2009 특별전이 열리는 서울 디자인 올림픽 현장에서 덴마크 현지 큐레이터인 메트 신뎃 한센(Mette Sindet Hansen)과 닐스 잘러(Niels Jarler)를 만났다.

Designdb_서울 디자인 올림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서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신가요? 서울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요?

Mette_공항에는 와 본 적이 있어요. 2007년에 광주에서 전시를 했었거든요. 좋은 경험이었고, 다시 오게 돼서 영광입니다. 서울은 정말 커요. 사람도 많고요. 코펜하겐 인구는 5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니까요. 일주일을 있었는데 아직 다 보지 못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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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어워드의 전시 큐레이터들, 메트 신뎃 한센(좌)과 닐스 잘러(우)

Designdb_인덱스 어워드에는 전문 심사위원의 시상 부문과 관객상 부문이 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전문 심사위원과 일반 관객들이 주는 상을 별도로 지정한 이유가 있나요?

Niels_전문 심사위원 중에는 모마 디자인 뮤지엄의 큐레이터나 대학교의 교수들, 비평가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일은 그야말로 전문적인 일이어서 700여 개나 되는 작품들을 기준과 항목에 따라 일일이 평가해야 합니다. 심사위원끼리 같은 심사기준을 공유하고 커넥션을 갖는 일도 중요하죠. 관객상에 해당하는 ‘피플스 초이스(People’s Choice)’는 이런 복잡한 과정 대신 관객들에게 느낌을 묻기만 하면 됩니다.

Mette_재밌는 건 사람들이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을 좀더 오래 기억한다는 거에요. 그리고 아까 전시장에서 보니 올해 코펜하겐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노숙자를 위한 신소재 침구 세트(Street Swags)’에 역시 가장 많은 쪽지가 붙어 있던데요. 사람들이 끌리는 작품은 어디서나 비슷한가 봅니다.

Designdb_올해 수상작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번 수상 작품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돼지를 원료로 하는 모든 사업제품을 총망라한 책(Pig 05049)’입니다. 기존 인덱스 어워드 수상작들은 한 눈에도 사회적 약자나 빈곤층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됨을 쉽게 알 수 있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작품은 기존 수상작들과 조금 차별화되는 듯 합니다. 이 작품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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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어워드 2009 놀이 카테고리 수상작, 돼지를 원료로 하는 모든 사업제품을 총망라한 책

Niels_현대 사회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없습니다. 고기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알 길이 없지요. 우리는 그저 물건을 사면 그 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 세상은 슈퍼마켓 진열대보다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 우리가 사는 제품-돼지 고기가 어디서 어떤 통로를 거쳐서 왔는지 매우 영리한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가 사는 물건들에는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습니다.

Designdb_‘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 충전소의 경우 이미 여러 기업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수상작들을 보면 이렇게 선진국에서 상품 가치가 큰 작품은 물론, 개발 과정을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어 개발 도상국에서도 상용화 및 보급이 쉽게 디자인된 작품들이 많은데요. 심사 과정에서 이런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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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어워드 2009 공동체 카테고리 수상작, 베터 플레이스 충전소

Mette_네. 하지만 유일한 판단기준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베터 플레이스는 상업적 가능성보다도 사회적인 ‘맥락’ 때문에 수상작으로 선정된 경우죠. 2015년까지 우리는 에너지에 대한 소비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현재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에너지 소비와 관련한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베터 플레이스가 눈에 띄는 이유는 특히 풍력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덴마크에서 풍력 에너지 산업은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도 저장할 수 없으면 그 효용성은 크게 줄어듭니다. 코펜하겐 시에서 베터 플레이스를 채택하려고 하는 것도 그 이유지요.

Niels_상업적 가능성보다는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가를 더 고려합니다. 주거 카테고리 수상작인 필립스의 출라(Chulha)를 보면, 인도의 작은 제조업체들에게 무료로 판권을 준 상태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성공은 아니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인도에서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은 더 커진 상태인거죠.

Designdb_인덱스 어워드 첫 개최 때와 달라진, 최근 들어 눈에 띄는 경향이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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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어워드 2009 코펜하겐 전시

Mette_서비스 디자인이나 시스템 디자인 같은, 디자인 결과물 하나만으로는 표현될 수 없는 출품작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전시 기획을 해야 하는 우리 큐레이터들에게도 점점 도전이 되어가고 있어요. 어떻게 이런 디자인들을 전시장 안에서 한 눈에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되죠.

Niels_조직이 두 배 이상 커진 건 물론이고, 2005년 첫 개최 당시 유럽이나 북미에 머무르던 후보작들의 한계가 지금은 동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중동으로 넓어졌습니다. 이런 성취를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또, 디자이너나 디자인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점점 우리가 가진 문제의식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반증일 겁니다. 후보작들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지요. 2005년에는 디자이너들이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실제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어느 지역에서 조사를 하고 무엇을 읽고 연구해야 할 지 알게 되었으니까요.

Mette_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결국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거에요. 우리의 슬로건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한 곳에서 엮이고, 지식을 공유하고, 그래서 뭔가가 일어날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디자인 올림픽에서 3주간 전시되었던 작품들은 이제 인덱스의 파트너 도시인 싱가포르에서 또 한 번의 전시 중에 있다. 2년 후, 세상은 또 변하고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하겠지만 ‘더 나은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인덱스는 다시 한 번 그럴 듯한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designtoimprovelife.dk


Tag
#덴마크 디자인 #공모전 #서울 디자인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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