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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를 포용하는 방법_<모노클> 2009년 11월 호

‘인디’를 포용하는 방법
_<모노클> 2009년 11월 호
   
글  오정미  
   

<모노클> 11월호의 키워드는 인디 문화 내지는 인디 산업의 ‘인디(indi-)’인 듯하다. 인디 밴드를 만드는 법부터 벤처 사업을 꾸려가는 법까지, 21세기형 개인의 생존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어쩌면 이렇게 서로 다르고 독립적인 것들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방식이야말로, 신세기 유럽의 생존 전략인 걸까? <모노클> 속 지구는 각양각색의 문화가 어우러져 하나의 조화로운 그림을 이루어내는, 알록달록한 퍼즐 조각 같다. 어느 작은 조각 하나만 빠져도, 둥근 모양이 될 수 없는 것이다.

A | AFFAIRS

가장 현대적 이슈로 지구촌 각 대륙의 소식을 전하는 A섹션에서는, 현존하는 스페인 최후의 식민지 중 한 곳 멜리야(Melilla)의 근황을 보고한다.

  
 <모노클> 2009년 11월 호 표지 
© mono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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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멜리야 국경 부근의 보초탑, (우) 멜리야의 다양한 모습, <모노클> p.58-59, © monocle

모로코 안의 작은 도시 멜리야는, 불법이민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하는 아프리카 속 유럽이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밀입국하는 인구를 막기 위해, 마드리드 시는 자그마치 3천3백만 유로를 국경 강화에 들여야만 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스페인이 이곳의 주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은 군사지리학적으로 스페인 군 정책의 요충지임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볼 때에도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주요 관문이다. 현재 실질적 산업은 어업뿐이지만, 이른바 다문화적인 개성을 바탕으로 한 관광업이 발전하고 있다. 한 예로 영구 거주민은 7만 명에 불과하지만, 아침마다 3만 6천여명의 모로코인 경제 인구가 국경을 넘어 이곳으로 출근한다. 이에 이 도시의 잠재력을 본 스페인 정부는, 멜리야의 도시 계획에 2000년 이래 수천만 유로를 쓰고 있으며, 특히 관광객 유치를 위한 거리 외양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모노클>은 스페인이 진정으로 멜리야의 개발을 원한다면, 무엇보다 우선 과거의 유산이라 할 맹목적 애국주의부터 버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즉 멜리야 특유의 역사와 현실에 맞도록, 스페인 외 문화에 믿음을 가지고 다른 민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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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 BUSINESS

 
9호선 내부와 여의도 역사 안의 현대카드 광고, <모노클> p.70-71, ©monocle

비즈니스 섹션으로 넘어오면 눈에 확 띄는 기사가 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에 나타난 새로운 광고 게시판에 관한 글이다. 기사에서는 서울을 세계 어느 곳보다 바쁘게 돌아가는 경제도시로 묘사하며, 이곳의 광고 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플래쉬(flashy)’란 형용사를 선택했다. 즉 눈부시지만 일시적이며 다소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것이, 서울의 광고가 지닌 특징이라 보는 것이다. 이러한 중에, 새 지하철 역사와 열차 내에 단순하고도 신비로운 광고판이 등장했다. 바로 현대카드의 새 광고다. ‘적을수록 좋다(less is more)’란 컨셉으로 디자인된 광고는, 흰 바탕에 최소화된 이미지와 회사 로고만을 넣었다. 하여 광고를 접한 시민들의 첫 반응은 호기심이며, 이것이 기존의 시끌벅적한 광고문화에 질린 시민들에겐 호감이 되고, 궁극적으론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통괄된다는 것이, 현대 사 마케팅 팀장의 설명이다. 지하철이란 몹시 번잡하고 바쁜 공간이어서, 시끄럽게 떠들어댄다고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그의 언급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현대는 이 광고를 위해 9호선 4개 역의 모든 광고판과, 16개 차량 중 4개 칸의 모든 광고판을 샀다. 현재의 광고들은 3년 내에 다른 미디어아트 작품 전광판으로 대체될 계획이라 하며, 지하철 역사뿐 아니라 서울 버스터미널과 공항 라운지로까지 확장될 것이라 한다. 영화로 말하자면, 블록버스터 급 브랜드 홍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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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CULTURE

한편 문화계 기사로 넘어오면, 매스미디어를 대체하는 인디 문화의 대표적 현상으로서 인디 밴드들의 시대가 선언된다. 불과 5년 전과 비교해봐도 음반 산업의 양상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웹의 발달로 유통을 독점하던 음반사들의 전통적인 영역이 무너지고, 슈퍼스타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모노클>은 인디 밴드로 성공할 수 있는 10가지 팁을 제시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인디 밴드를 결성하는 방법, <모노클> p.92-93, © monocle

1.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라
2. 온라인 프로필을 만들어라 (유튜브든, 트위터든)
3. 거리로 나가라 (닥치는 대로 대중의 반응을 살피고,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4. 매니저를 구해라
5. 레코드 계약을 해라
6. 홍보팀을 꾸려라 (비주얼도 중요하다)
7. 스폰서를 구해라
8. 더 많이 돌아다녀라
9. 데뷔 앨범을 내라
10. 찬사를 즐겨라

웹을 통해 성장한 몇몇 인디 밴드들의 경험담도 인터뷰 형식으로 실려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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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DESIGN

 
칼 말름스텐 가구 연구소의 학생들과 칼 말름스텐 숍의 빈티지 컬렉션(오른쪽 페이지 왼쪽 위), <모노클> p.112-113, © monocle

디자인 문화에 있어서 유럽의 미디어는 언제나 진지하다. 이는 옛 것을 지키며 새 것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그들의 공통된 신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념이 공고할수록 고민은 깊어지는 법, 이번 호에서 다룬 칼 말름스텐(Carl Malmsten) 가구의 취재 기사 또한 깊이 있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스웨덴의 가구 디자이너인 칼 말름스텐은, 그곳 길을 지나는 아무에게나 물어도 알 정도로 본토에서 유명한 장인이다. 직관적이며 정직한 디자인으로 정평이 난 그의 작품은 스웨덴 민속 공예품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깔끔하고 단순한 형체와 기술적인 세련미가 특징이다. 그럼에도 말름스텐의 이름을 건 가게는 스톡홀름 고가품 시장에 위치한 단 한 곳뿐이다. 1940년대에 가게를 연 후로 별다른 브랜드 마케팅도 없이 현재까지 운영 중이며, 손자 저크 말름스텐(Jerk Malmsten)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에 명민한 그가 관심을 두는 부분은, 가구에 대한 조부의 신념을 지키면서도 21세기에 맞는 회사로 윤곽을 자리잡아가는 일이다. 실제로 칼 말름스텐의 사망 이후 잠시 파산 위기에 처한 가게를 그가 리런칭하여 살려 냈다. 현재 전국 40여 가구점에서 말름스텐 가구가 판매 중이며, 내년에는 패션 브랜드와 합작하여 설계한 가구를 살롱 중심으로 런칭할 계획이다. 또한 말름스텐의 유산은 교육 분야로도 이어져, 현재 스웨덴 내엔 그가 세운 디자인 학교가 두 곳이 있다. 1930년 스톡홀름에 설립된 ‘칼 말름스텐 디자인 학교(Carl Malmsten School of Design)’는 현재 ‘칼 말름스텐 가구 연구소(Carl Malmsten Furniture Studies)’로 개명이 되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들어갈 수 있는 인기 공방임에도, 소규모 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 1960년 욀란드(Öland) 섬마을에 세운 카펠라고르덴(Capellagården)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일종의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공방이다. ‘이곳에서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의자 만드는 법이 아니라 너 자신에 관한 것’이란 교사의 말에선, 인생을 디자인하듯 가구를 디자인했던 칼 말름스텐의 철학이 느껴진다.

E | EDITS

매 호 E섹션에선, 주거지로서 유럽의 도시를 탐방하는 기획 기사가 있다. 이번 호의 주인공은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나폴리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 배낭여행의 목적지로 들르거나 꿈꾸곤 하는 그 곳, 살기에는 어떤 곳일까? 짤막한 기사지만 상상력을 자극한다.

별책부록엔 ‘소규모 사업 가이드(Small Business Guide)’라는 제목이 달렸다. 창의적 사업 구상부터 실제 사무실의 독창적인 인테리어를 꾸미는 일까지, 성공적인 벤처사업가들의 경험담을 위주로 정리했다. 성공담이란 언제나 읽기 설레고 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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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클> 2009년 11월 호

목차

A | AFFAIRS

025  Outposts of opportunity Kamchatka
033  Jigme Thinley Bhutan’s first democratically elected prime minister
038  small Business Nation Germans the best at helping small businesses
055  Affairs Melilla, the Spanish enclave on the North African coast

B | BUSINESS

063  Gothenburg Sweden’s second city is the first choice for small business
068  Nespresso The Swiss coffee company created a pod culture
070  Hyundai Card The South Korean credit card firm has the perfect advertising message
076  Boat show season The Med’s yacht shows in Cannes, Monaco and Genoa

C | CULTURE

091  Future of the music industry
099  Media the Prague-based, US-funded station has expanded to serve Iran, Afghanistan and the trickier territories
104  Culture Installation Artist, Teresita Fernández
106  Culture

D | DESIGN

109  Carl Malmsten The road in Sweden to explore the world of furniture firm Carl Malmsten
120  Sugamo Shinkin Bank A fresh take on the traditional bank tucked away in Niiza, a suburb of Tokyo
124  Womenswear in Madrid
130  Menswear in Tokyo

E | EDITS

139  November’s edit
144  Bree Street, Cape Town
148  Vomero, Naples

A Monocle Special Edition | Small Business 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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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인디 #개인 사업 #유럽 #현대카드 #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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