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등장 이래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군림하고 있는 디트로이트(Detroit)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개최해 왔다.오토쇼가 개최된 초기에는 자국 내에서 생산된 차량들을 선보이는데 중점을 두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87년으로 오토쇼를 주관하는 디트로이트 자동차 판매자 협회(the Detroit Auto Dealers Association)에서 디트로이트 오토쇼가 국제적인 트렌드를 예측하는 선도적인 곳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 참가업체들의 범위를 확대하고서 부터이다. 곧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미국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오토쇼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수 천 개의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참여, 최신 제품들을 공개하는 장이 되었다. 올해 행사는 경제와 환경에 관련된 이슈가 오토쇼 전반에 두드러졌다. 특히, 일반형 엔진과 하이브리드 엔진 분야 모두가 눈부신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는데, 이는 토요타(Toyota) 사에서 컨셉카 형태로 선보인 FT-CH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토요타의 이 신모델은 자사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Lexus)가 지난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LF-CH의 경차 버전으로 80년대 초 유행한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스타일링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는 디자인을 갖고 있다. 이는 일군의 하이브리드 차량 시리즈를 완성하려는 토요타의 시도 중 하나로, 토요타는 향후 2-3년 안에 총 8개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오토쇼에서 관객들의 이목을 끈 또 하나의 하이브리드 컨셉카는 폭스바겐(Volkswagen)의 NCC 모델이다. 대담한 디자인의 FT-CH와는 달리, NCC는 스타일리쉬한 측면보다는 차량의 퍼포먼스에 힘을 주었다. NCC는 제로육십마일(정지 상태에서 60mp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9초에 불과하다. NCC는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인 뉴 제타(Jetta)의 컨셉 모델이라는 소문이 더해져 쇼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기 자동차 역시 이번 오토쇼의 중요한 이슈였다. 흥미로웠던 것은 전시장인 코보 홀 내에 "전기대로(Electric Avenue)"라는 특별 공간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출품된 전기 차량들을 시승할 수 있게 했던 점이다.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얻은 포드의 테슬라 로드스터(Tesla roadster)는 2인승 수퍼스포츠카를 전기 자동차를 기반으로 제작했을 때 실험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냉기가 가시지 않은 시장의 상황은 상관하지 않겠다는 듯이 붙여놓은 13만 달러라는 가격표가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제로육십마일이 단 4초라는 사실 역시 모두를 경탄케 했다. 테슬라가 보여준 혁신은 독일 메이커인 아우디(Audi)에 의해 한 번 더 재현되었다. 아우디의 전기차 시리즈 중 두 번째로 공개된 아우디 이-트론(e-tron)이 그 주인공이다. 이-트론은 테슬라와 같은 계층을 타겟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전가족 탑승을 염두에 두고 4인승으로 제작되었다는 차이점을 지닌다. BMW의 전기차 컨셉카인 액티브이(ActiveE) 역시 큰 이목을 끌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 자동차가 컨셉카 부문의 주요 이슈이긴 했지만, 일반 차량의 컨셉카는 시장의 주목을 받는 전통적인 분야다. 일례로, 뷰익(Buick)은 뷰익 리걸 GS(Regal GS)를 통해 우수한 퍼포먼스를 갖춘 자동차라는 뷰익 고유의 명성을 환기시키려 했고, 제너럴모터스(GMC)는 그라나이트(Granite)라는 신형 도시적 기능형 차량(urban utility vehicle)을 선보임으로써 닛산 큐브(Cube)나 기아 소울(Soul)과 같은 경쟁자들 보다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이들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지난 1월 11일부터 24일까지 코보 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올해 행사에서는 이 외에도 총 2,000여 개가 넘는 자동차 관련 업체가 신제품을 선보였다. 최신 경향의 컨셉 카에서부터 일반용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 보자. 이번 리포트는 두 개의 지면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