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2-5. 모로소(Moroso)의 부스(위쪽)와 유명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모로소의 소파들 ⓒ moroso www.moroso.com/
모로소(Moroso), 마지스(Magis), 카텔리니(Catellini), 카르텔(Kartell) 등 유명 가구제조업체가 총출동한 살로네 델 모빌레 행사장은 말그대로 슈퍼스타급 디자이너들이 한꺼번에 집결한 장소였다. 특히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소파 생산기업 모로소의 부스는 단연 압권이었다. 브랜드 이름의 철자 모양으로 깍아낸 스티로폼을 활용하여 전시장을 장식하는 한편, 다양한 제품의 디스플레이가 원활하도록 공간을 분할한 아이디어 또한 신선했다. 모로소가 이번 컬렉션을 위해 함께 일한 디자이너들의 면면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우선 토쿠진 요시오카(Tokujin Yoshioka)가 재활용 알루미늄을 가지고 만든 의자 ‘메모리(Memory)’는 특이한 소재와 자유자재로 변하는 형태적 특성으로 큰 눈길을 끌었고(그림 4), 주목 받는 스웨덴의 여성 디자이너 트리오 프론트(Front)는 모로소를 위해 다양한 크기의 나무 공을 엮어 만든 소파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패트리치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가 제안한 편안한 디자인의 ‘클라라(Klara)’ 라운지 체어 등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에서부터 실용적인 제품까지 다양한 의자를 소개했다.
그림 6-7. 나오토 후카사와(Naoto Fukasawa)의 디자인, '데자뷰 거울(Defa-vu Mirror)', '템포 싸이클록(Tempo Cyclock)'(왼쪽), 톰 딕슨 디자인의 '철망 의자(Mesh Chair)' 그림 8-10. 마르셀 밴더스(Marcel Wanders)가 디자인한 '스파클링 의자(Sparkling Chair)' 부스 www.magisdesign.com
이탈리아의 또다른 디자인 가구 전문기업 마지스(Magis)의 전시장은 보다 간결하고 소박했다. 플라스틱, 철망 등을 이용해 가죽이나 나무 등 전통적인 자연 소재의 활용은 지양하고 생산 단가와 소비자가를 낮출 수 있는 노력이 엿보였다. 마지스는 심플한 디자인을 위해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손잡고 이번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나오토 후카사와(Naoto Fukasawa), 톰 딕슨(Tom Dixon), 마르셀 밴더스(Marcel Wanders) 등이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마르셀 밴더스 특유의 위트가 살아있는 '스파클링 의자(Sparkling Chair)'였다. 음료 페트병을 재활용해 압축하여 만든 플라스틱 소재의 의자로,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실용적인 제품이다. 디자이너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던 이미지 소스와 스케치들을 부스에 함께 전시하고 가볍다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의자를 천정에 디스플레이한 전시장 역시 인상적이었다. 함께 전시된 나오토 후카사와의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후카사와 특유의 심플한 디자인이 잘 살아있는 거울과 벽시계는 서로 잘 어울렸고, 톰 딕슨의 철망 의자 또한 질감과 소재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효과로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새로운 소재의 개발과 디자인적 실험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반면, 색채에 있어서는 단조로운 무채색이 최신의 경향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트렌드가 극단적으로 반영된 곳은 카르텔(Kartell) 전시장이었는데, 카르텔 측은 "검정색이 돌아왔다!(Black is Back!)"이라는 구호 아래 블랙톤을 중심으로 무채색 혹은 투명한 컬러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의 '고스트(Ghost)' 라인 또한 의자와 사이드보드 등을 모노톤으로 변주하여 선보였고(그림 13) 토쿠진 요시오카(Tokujin Yoshioka)의 '인비저블(Invisible)' 컬렉션은 투명의 합성수지를 이용하여 마치 얼음 조각과 같이 아주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라운지 체어를 내놓았다.(그림 14) 이 컬렉션에는 라운지 체어 외에 테이블과 의자, 벤치 등의 제품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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