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디자인 트렌드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그들은 문자를 사용한다_<아이> 2010년 봄 호

그들은 문자를 사용한다_<아이> 2010년 봄 호
   
글  이은이  
   

이번 호 특집은 타이포그래피다. ‘아, 또 타이포그래피야!’라고 말하는 독자가 있겠지만, 활자 디자인이 끊임없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는 이유는 다룰 소식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새로운 활자 디자인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혹은 서두에 편집장이 밝혔듯, “활자와 문자는 모두가 사용하는 필수적이고 피할 수 없는 일상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타이포그래피는 그래픽디자인의 기본이자 일상의 필수 요소기에 다루고 또 다루어도 부족함이 없다. <아이>는 50쪽을 할애해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와 디자인 스튜디오를 스타일과 작업방식에 따라 총 여섯 개 그룹으로 구분해 소개한다.

우선, 스타일이나 이미지로 장식하기보다 메시지 전달에 충실한 디자이너들이 있다. ‘그들은 문자를 사용한다’라는 섹션 제목처럼, 이들은 무엇보다 문자를 충실하게 보여준다. 타이포그래피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에 이들의 작업 결과물은 다소 지루하거나 디자인을 안 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아이> 2010년 봄 호 표지, 안토니 버릴의 이니셜 A.B.와 닐스 스후 묄만의 타이포그래피 ‘덕 락’ © eye 

-


(왼쪽부터) 프레이저 머저릿지 스튜디오의 아티스트 마르시아 파쿼(Marcia Farquhar)의 책 표지 디자인, 2009
모던 토스의 <모던 토스> 책 표지 디자인, 2004
OK-RM의 자체 출판 팜플렛 ‘인 아더 워드(In other words)’, 2009
© eye

원칙 고수주의자들인 이들은 그렇다고 쉽게 타협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미 요소와 스타일을 추구하는 클라이언트보다 신문이나 갤러리처럼 정보전달을 중요시하는 클라이언트들이 선호한다. 대표적으로 프레이저 머저릿지 스튜디오(Fraser Muggeridge Studio), 모던 토스(Modern Toss), 올리버 나이트(Oliver Knight)와 로리 맥그라스(Rory McGrath)의 OK-RM이 거론됐다. 프레이저 머저릿지 스튜디오는 테이트, 화이트 채플 갤러리와 모던 토스는 유머 있는 만화 시리즈로 인기를 끌며 영국 국영방송 채널4, <가디언 Guardian> 지와 작업해왔다.

-


댄스를 이용한 서체들과 인도 서체 디자인(좌), 네덜란드 우표 디자인(우) © eye

최근 문자에 충실하지만 뉴미디어의 도입과 다른 장르 간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페터 빌락(Peter Bil’ak)이 운영하는 타이포테크(Typotheque)가 집중 조명됐다. 그를 단독으로 소개한 이유는 그만의 독특한 작업방식 때문인데, 타입페이스를 개발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관련된 글을 쓰고, 도서와 잡지, 티셔츠, 다이어리를 판매하며, 클라이언트를 위한 디자인 작업도 한다. 대표적인 작업으로는 자체적으로 발행한 잡지 <닷닷닷 Dot Dot Dot>(2007년 폐간), 인도 서체 디자인, 네덜란드의 풍경과 추상회화를 반영한 네덜란드 우표 디자인이 있다. 무엇보다 안무가와 지속적으로 협업해 개발한 춤추는 타입페이스는 그만의 독특한 작업방식이자 창작물이다.

-


제시카 히쉐(Jessica Hische)의 타이포그래피 © eye

이미 좋은 서체들이 너무 많은데 굳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필요가 있을지 회의하는 디자이너들은 ‘역사 속으로(Deep in the archives)’ 빠져든다. 옛 서체들을 주로 사용하며 가치를 재발견하는 디자이너들로, 최근 커머셜 타입(Commercial Type)을 론칭한 크리스티안 슈바르츠(Cristian Schwartz)와 폴 반즈(Paul Barnes)가 대표적으로 언급됐다. 또, 컴퓨터로 딱딱하게 디자인 된 타입에서 벗어나 ‘각 문자를 크게 소리 내게 하라(Make each letter speak out loud)’는 모토를 갖고 작업에 임하는 디자이너들은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이미지로 정보를 나타낸다. 이 주제는 작년 여름 호에서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는데, 디자이너들의 개성을 담을 수 있고 실험성이 강하기 때문에 타이포그래피의 영역 확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 작업방식을 선호하는 건 주로 신진 디자이너들이다. 대표적으로 칼리그래피와 그래피티 혼합 서체를 사용하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닐스 스후 묄만(Niels Shoe Meulman)이 언급됐으며, 그가 작업한 ‘덕 락(Dock Rock)’이 이번 호 표지를 장식했다.

-


허브 루발린의 타이포그래피 © eye

특집기사의 마지막은 수잔 스카르스고르드(Susan Skarsgård), 칼 크루츠(Carl Kurtz)처럼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작업에 몰두하는 디자이너들, 그리고 미국의 전설적인 아트디렉터 허브 루발린(Herb Lublin)처럼 타이포그래피 정렬 방식에 변화를 줌으로써 다양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 소개로 마무리됐다. 이번 호는 타이포그래피의 양상과 스타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이해를 돕고, 일상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다양한 서체들이 내는 개성 있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결국 서체들이 내는 소리는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들이 내는 소리다. 사실 이번 호는 클라이언트와의 힘겨운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작업 세계를 확고히 구축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디자이너들의 노력과 의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이 영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안토니 버릴(Anthony Burrill)을 첫 부분에 소개한 이유다.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 디자인, 비디오, 패션쇼 무대디자인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그는 클라이언트들과 협업구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그도 한 때는 사진작가인 아내의 일을 조금씩 돕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안토니 버릴을 취재한 편집장 존 월터스(John L. Walters)는 그의 타고난 유머감각을 언급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삶은 힘겹지만 자기 확신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있다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무지개 너머(Over the rainbow)’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www.eyemagazine.com


--
-

<아이> 2010년 봄 호

목차

CRITIQUE
06  The future is ours to see

FEATURE
08  Over the rainbow
16  Machine head

TYPOGRAPHY SPECIAL SECTION
24  They work with words
38  Reputation: Peter Bil’ak
48  Deep in the archives
52  Make each letter speak out loud
64  To the letter
70  Up close and tight

UNCOATED
82  Monitor: End of default
84  Reviews
94  Education: Fast track songlines for type
96  Colophon

-

Tag
#타이포그래피 #<아이> #안토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