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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건축 - 이시가미 준야(Junya Ishigami)


1974년생 일본의 떠오르는 젊은 건축가 이시가미 준야의 첫 번째 영국 전시가 런던의 바비칸(Barbican Gallery)에서 열리고 있다. 건축과 예술의 영역 사이에서 작업하는 이시가미 준야는 인식, 재료와 스케일을 사용하여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재 정의한다.

영국에서의 첫 번째 설치미술인 이번 작품에서 그는 ‘Curve’의 독특한 공간에 응답하는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을 상상하며, ‘끊임없는 공간의 흐름’을 표현한다. The Curve: Barbican centre의 Curve 갤러리는 말 그대로 커브형태의 대 공간으로써 주로 실험적인 설치 미술전을 개최한다. 대공간의 갤러리라는 느낌보다 커브를 따라 돌아야만 다음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공간에 따른 전시 효과가 사뭇 다르다.

가느다란 4m 높이의 기둥들이 마치 공기 중에 떠 있듯, 그 자체만 존재하는 분위기로 갤러리 전체에 배치되어 하나의 커브를 이루며 열을 이룬다. 가까이 자세히 보아야만 그 기둥을 지탱하는 투명한 구조적 요소를 찾을 수 있으며, 이 작업은 그의 대기에 관한 실험적 건축의 다음 단계이다. 같은 시리즈 중 첫 선을 보인 2010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가나자와 공과대학 공방 ⓒ junya.ishigami+associates
지난 2008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 일본관은 1974년생 젊은 건축가, 이시가미 준야의 독무대 였다. 벽면에 섬세한 도면을 가득 채운 벽면을 제외하곤 전시관은 과감히 비워졌고, 일본관의 외부 정원에 유리 온실을 설치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매우 얇은 기둥과 유리를 사용한 이 온실은 정교한 구조 계산을 통해 서있는 건축물이다. 자연을 확장하면서도 섬세하고 가냘프게 공간을 한정한다. 모호한 공간의 조경을 통해 극단적인 자연을 선보이고자 한 전시다.

1970년대생 일본 건축가들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형태적인 단순성을 통해 개념적인 명료성을 유지하면서 복잡한 공간을 창조하는 공통적인 테크닉을 사용한다는 것. 특히 이시가미 준야에 대해서 ‘예기치 않게 손을 베는 섬세한 종이처럼’ 건축을 한다고 묘사한다. 이 섬세함은 이시가미 준야의 중요한 특징으로, 극단적인 개념을 지극히 평범하게 표현하는 방식에서 나타난다.

이시가미 준야는 세지마 가즈오와 니시자와 류에의 맥을 잇는다. SANAA에서 두각을 보이던 젊은 건축가는 '입체적인 깊이를 없앰으로써 내외부 경계의 관계를 탐구하고, 확장적이고 표면적이며 경계가 없는 공간’을 탐구하는 사나의 수퍼플랫 경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Family Chair, Junya Ishigami

Family Chair, Junya Ishigami

치밀하게 계산된 시스템을 통해 극단적인 상황을 지극히 일상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 극단과 일상이라는 양극단의 균형을 통한 조용하고 섬세한 혁명이다. 궁극적으로 그는 자신의 건축철학을 ”일상으로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보기엔 단순하지만 이 명쾌한 철학은 치밀한 구조 계산과 프로그램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실현된다.
지극히 건축적인 프로세스를 보여줌에도 이시가미의 작업은 과감한 개념 탓에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그래서 그의 프로젝트는 주로 미술관 전시 프로젝트를 통해 실현되었다. 이시가미가 2005년 기린아트프로젝트 전시에서 선보인 테이블은 길이 9.5m, 너비 2.6m, 높이 1.1m 라는극단적인 공간을 장악한다. 중요한 것은 그 테이블 두께가 불과 3mm에 불과하다는 것. 상식적으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 같은 이 테이블은 얇은 철판을 정교하게 계산된 응력에 따라 미리 휘어 제작되었다. 각 부분에 놓일 소품들의 위치나 무게도 치밀하게 계산해, 결과적으로 전시 장소에서 펴진 테이블은 정확히 수평을 이루게 된다. 테이블 판과 놓인 사물의 무게 합은 불과 370kg. 이로써 건축적 가구는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비물질화된 사물이 된다. 비슷한 원리로 그는 2007년 다른 전시에서 1톤 무게의 벌룬을 14m 높이로 띄우기도 했다.

Balloon, Junya Ishigami

Paper Chair, Junya Ishigami

지난 2009년 그는 자신의 첫 번째 건축물인 가나자와 공과대학 공방을 통해 보다 건축적인 모호함을 실현했다. 305개의 편평한 기둥으로 2000m의 공간을 지지한 것이다. 기둥들은 구조재라고 하기엔 무척 얇은 데다가 무작위로 배치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은 매우 엄밀하게 계산된 구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기둥의 밀도에 따라 하나의 ‘방’과 같은 구역이 형성되고 ‘한 번에 파악되지 않는 전체성’을 지니게 된다. 이 모호함을 통해 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바로 건축을 구성하는 요소의 위계를 없애는 것. 그래야만 건축이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가냘프고 부서지기 쉬우며, 모호하고 잘 알 수 없는 전체성에서 모종의 리얼리티’를 느낀다. 그 배경에는 이분법적인 모더니즘의 시대와 달리, 다양한 모순을 내재한 모호한 시대를 읽어내는 그의 관점이 있다. 새로움과 오래됨, 좋고 나쁨에 대한 이분법적인 분류 자체를 없애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를 통해 모든 위계를 없애나가는 것. 그것이 이시가미 준야의 실험적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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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황

디자이너 김황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왕립예술학교(RCA)의 제품 디자인과(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차세대 디자인 리더 8기,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2기로 선정되었다. 현재 Philips Amsterdam / Singapore 에서 Senior Interaction Designer로 활동하고 있다.

+44 (0)759 0039 380 | www.hwangkim.com | hwang.kim@network.rca.ac.uk

본 공기의 건축 - 이시가미 준야(Junya Ishigami) 리포팅은 "임진영(건축 전문기자)님"의 글을 기본으로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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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미 준야 #Junya Ish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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