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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P 시장을 공략하라 _ 프리티 차투르베디(Preeti Chaturvedi)

BOP 시장을 공략하라

글 프리티 차투르베디(Preeti Chaturv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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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소득계층 피라미드의 맨 아래에 자리하는 저소득층(Bottom of the Pyramid, BOP1))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구상할 때면 막막함을 느끼곤 한다. 경제적 약자들을 타겟 구매층으로 설정하려면 대개의 기업들이 기존의 가격 대비 성능 공식을 재조정해야 하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경제적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체계적으로 정리된 바가 거의 없으며, 제품의 다양성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다. 경영학의 권위자 프라할라드 교수(C. K. Prahalad, 미시건대 경영대학원)는 이러한 주제를 다룬 연구서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우리 사회가 부유층은 기업들로부터 섬김을 받고, 정부나 여러 NGO들은 빈곤층을 보호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여겨온 것은 비극이다.”

1)각주 : 사회 계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가장 빈곤한 계층을 일컫는다. 전세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매일 2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40억 인구에 속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그림 1. 인도의 대표적인 슬럼, 다라비(Dharavi)

 

그런데 지역 차원에서 사업을 하는 인도의 몇몇 중형 기업들이 농촌 소비자들과 도시 저소득 가구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들을 고안해냄으로써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그 기업들은 ‘구매가능성(affordability)’이라는 측면에서 차별화되는 제품들을 내놓음으로써 다국적기업뿐만 아니라 인도의 선두기업들이 가진 시장 지배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소용량 또는 높은 가격경쟁력은 차별화를 가능케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캐빈케어(CavinKare)와 너마(Nirma) 같은 회사들은 이에 부합하는 유명한 사례이다. 캐빈케어는 인도 시장에 ‘1회용 포장 샴푸’라는 개념을 도입한 개척자 중 하나다. 1회용 포장 용기에는 작은 양이 담기게 되고, 저소득층들도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캐빈케어는 1976년에 ‘벨벳(Velvet)’이라는 1회용 샴푸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는데, 인도의 농촌 시장에서 경이적인 성공을 거뒀다. 비슷한 경우로서, 1980년대 중반에 농촌 지역과 도시 저소득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삼아 출발한 너마는 값싼 세제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림 2, 3. 캐빈케어(CavinKare)와 너마(Nirma)의 광고 비주얼
 

기업들은 소득계층 피라미드의 맨 아래층에 성공의 기회가 숨어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최근의 예로는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수기, 가전 업체 유레카 포브스(Eureka Forbes)를 들 수 있다.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레카 포브스의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 팔레카르(S. K. Palekar)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수기 시장은 기업들의 진출이 매우 낮은 분야이다. 도시 인구의 6~7% 정도만이 전기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12%는 물을 끓여 마신다.”

BOP 시장이 성장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기업은 릴라이언스(Reliance)이다. 릴라이언스는 2003년에 파격적으로 싼 가격에 CDMA 휴대폰을 내놓으면서 이동통신 시장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 릴라이언스는 시장에서 가장 싼 가격(480루피, 한화 약 1만 3천원)에 모바일 인터넷폰을 출시할 준비를 마쳤다.

많은 기업들이 BOP 시장에서의 이러한 성공 사례에 솔깃해할 것이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BOP 시장에 대한 연구에서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의 슬럼가인 뭄바이(Mumbai)의 다라비(Dharavi)에서는 85%의 가구가 텔레비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75%의 가구가 압력솥과 믹서를, 56%의 가구가 가스 스토브를, 21%의 가구가 전화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인도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겐 지금이 저소득층에 눈과 귀를 고정시킬 적기이다. 경제적 빈곤 계층을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펼칠 대상이 아니라,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볼 줄 아는 영리한 기업에게 BOP 시장이 갖는 규모와 가치는 커다란 매력이다.

 

 

프리티 차투르베디(Preeti Chaturvedi)

차투르베디는 인도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브랜딩 전문 기고가이다. 델리대학교의 명문 여자학교인 미란다하우스(Miranda House)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녀는 일렉트로룩스(Electrolux)사 인도 대표를 지낸 라지브 카왈(Rajeev Karwal)과 함께 최근 <인도의 기업블로그 문화(Corporate Blogging in India)>라는 마케팅 서적을 출간하였다. 또한 그녀는 브랜드채널(Brandchannel.com)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인도 기업의 브랜딩 전략과 그 특색을 전세계에 소개하고 있다.
preeti.chaturvedi@gmail.com
 

Tag
#차투르베디 #BOP #브랜딩 #인도 #저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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