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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위안을 노래하는 음유시인, 장-미셸 오토니엘 ‘My Way’전

 

 

 

삼성미술관 플라토는 9월 8일(목)부터 11월 27(일)까지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 명성의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 (Jean-Michel Othoniel)의 회고전 ‘My Way(마이 웨이)’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1년 3월 성황리에 개최되었던 프랑스 퐁피두센터 전시에 이은 세계 순회전의 첫 번째 전시로, 서울 삼성미술관 플라토 이후 도쿄의 하라 현대미술관, 그리고 2012년 여름 뉴욕의 브루클린 미술관으로 순회할 예정이다.


파리 루브르박물관 지하철역 입구에 설치된 유리구슬 덮개로 만든 왕관 모양의 조형물 ‘야행자들의 키오스크’(2000)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오토니엘(1964년, 프랑스 생테티엔 출생)은 지난 25년간 주요 미술사조와는 거리를 둔 채, 개인적인 삶이 반영된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추구해 왔다. 상실과 소멸을 애도하는 예민한 감성은 유황, 밀랍, 유리 등 변형되는 다양한 재료들을 통해 신체의 아름다움과 혐오감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비극적 감성에 함몰하는 대신 이를 위로와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작가는 현대인들이 잊고 있는 환상의 세계로 관객을 인도한다.


전시 제목인 ‘My Way’가 시사 하듯 이번 전시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198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의 대규모 유리 설치 작업까지 작가의 예술적 성과를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지속적인 여행과 우연한 만남들을 통해 예술적 자양분을 얻은 작가의 삶의 여정을 사진 아카이브로 제시하고, 관객이 작품에 직접 개입하는 ‘소원을 비는 벽’을 설치하여 작가와 관객 사이의 친밀한 교류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장-미셸 오토니엘의 예술세계

 

  

 

    작가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장-미셸 오토니엘은 20대였던 1992년 이미 제9회 카셀 도큐멘타 초대작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1994년 퐁피두센터 ‘Feminin/Masculin’전, 1997년 베니스 페기구겐하임 컬렉션 상설전, 2000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 팔레루와얄 역의 지하철 역사 100주년 기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 미술가이다.

 

오토니엘의 예술세계는 현대미술의 두 주류를 형성하는 형식주의나 개념 논쟁에서 벗어나 오히려 매체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유리 매체의 아름다운 조형성과  대중적인 인기로 인해 종종 상업적 작가로 폄하되곤 하지만, 그 속에는 고통과 상처를 견디고 보듬어 나가는 방법으로 작가 자신의 자전적 삶을 반영한 진지한 주제의식을 내포하여 관람객들에게서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번 전시는 오토니엘의 은밀하고 시적인 초기작들을 시작으로 놀라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환상의 세계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자전적 경험과 트라우마에 근거한 그의 작업은 유황, 인, 왁스, 유리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민감한 재료들을 실험해 온 것으로 특징된다. ‘변신’으로 규정되어 질 수 있는 이러한 재료들은 매체에 대한 오토니엘의 독특한 관심을 반영하며,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처럼 견디기 어려운 세상으로부터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된다.

 

 

  

 주요 작품설명

 

 

 

사제복을 입은 자화상 (1986)

 

  

오토니엘의 초기 작업은 사진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실험적 사진들로 구성된다. ‘사제복을 입은 자화상’은 오토니엘이 자신의 진정한 첫 작품이라 여기는 사진으로,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장식용 천 위에 그린 프랑스 지도 (1988)

 

 

오토니엘이 사진 작업을 위해 감광성 물질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유황은 고유의 화려한 색채와 대조되는 재료의 자극적인 냄새, 그리고 변형적 특성 때문에 아름다움과 혐오감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하는 오토니엘의 작품세계와 완벽하게 부합한다. 작품의 제목 역시 성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언어유희로, “프랑스의 지도를 그린다”는 표현은 프랑스어로 ‘몽정’을 의미한다.

 

 

 

두음전환(1992)

 


작가는 1990년 에올리에 제도의 화산을 방문하던 중, 화산 용암이 식으면서 생성되는 유리인 흑요석을 인공적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그는 국제 유리 연구센터와 협력하여 이 재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마침내 ‘두음전환’을 탄생시키는데, 이 작품은 스트롬볼리 제도의 지형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소원을 비는 벽(1995)

 


1995년 베를린에서 처음 전시되었던 ‘소원을 비는 벽’은 유황, 인, 왁스 등의 재료를 활용한 오토니엘의 실험적인 초기작업과 이후의 대규모 유리 설치작업을 시기적으로 구분 짓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전시기간 동안 관객들의 참여로 표면에 남겨지는 ‘상처’의 흔적들은 하나의 기념비적인 드로잉으로 재탄생될 뿐 아니라, 이러한 퍼포먼스는 작가와 관객 사이의  친밀한 교감을 유도하며 하나의 ‘치유’의 과정으로 선사된다.


 

 

상처-목걸이(1997)

 

 

‘상처-목걸이’ 제작 당시 작가는 이미 2년 넘게 유리를 이용해 재료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붉은 구슬로 이루어진 1000개의 목걸이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것을 착용한 모습을 촬영했다. 이 수백 장의 익명의 사진들은 슬라이드 프로젝션이나 사진들로 전시된다. 작가 또한 현재까지 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눈물들(2002)

 

 

‘눈물들’은 작은 유리 모형을 이용해 부력을 실험하는 데카르트 잠수부 인형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물이 가득 채워진 60개의 유리병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병 안에는 갈고리, 하트, 별, 목걸이 등 2000여 개의 다양한 모형들이 떠있는데, 작가가 오랜 기간 수집해온 봉헌물의 일부와 이전 작품들의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나의 침대 (2002)

 

 

‘나의 침대’는 2002년 프랑스 카르티에 재단에서 열렸던 오토니엘의 대규모 개인전 ‘크리스탈 궁전’을 위해 제작되었다. 작품은 2년 전 작가를 전 세계 대중에게 알린 파리의 지하철역 프로젝트 ‘야행자들의 키오스크’의 중심이 되었던 ‘친밀함’의 주제를 더욱 극적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키오스크’가 공공을 위한 안락한 쉼터를 제시하였다면 ‘나의 침대’는 개인만의 은밀하고 사적인 공간으로서, 침대를 둘러싼 현란한 색채의 유리구슬과 매달리고 움켜쥐도록 만들어진 은 레이스의 고리들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몽환적인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행복의 일기 (2008)


‘행복의 일기’는 오토니엘이 원래 ‘드림캐쳐(그물과 깃털, 구슬 등으로 장식한 작은 원형 고리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이것을 머리맡에 놓으면 악몽을 물리쳐 준다고 여겼다)’로 의도한 작품들 중 하나이다. 마치 거대한 주판과 같은 형태의 이 작품은 매우 독특한 일기장이라 할 수 있다.

 


 

라캉의 매듭 (2009)

 

이전 작품에서 보여진 정형화된 형태와 초현실주의적 성향을 떠나 ‘매듭’ 연작은 완벽히 추상적인 형태를 통해 드러나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그 사이의 공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제목이 언급하듯이,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세 개의 고리로 이루어져 하나가 끊어지면 전체가 해체되어 버리는 이 매듭의 구조를 통해 인간의 욕망 깊이 잠재하고 있는 상상계, 상징계, 그리고 실재계의 상호 의존성을 설명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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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디자인 #시각 #미술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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