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저녁 늦게까지 혹은 자정을 넘어 이른 아침까지 영업을 하는 가게를 찾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밤에 쇼핑을 하는 손님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곳도 있고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보통의 업무시간(주중 9,10am~6pm) 을 넘겨 일 하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가게는 일요일을 제외한 6일 영업을 하지만 토용일은 보통 11시 혹은 정오 경에 문을 열어 오후 3시나 4시, 길어야 6시까지 일을 한다. 레스토랑의 경우는 물론 이야기가 조금 다르지만 초과 근무 역시 하지 않고, 주점의 경우는 늦어야 새벽 2, 3시면 대부분 업무를 마감하므로 아침까지 영업을 하는 곳도 거의 전무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요일, 토요일은 주말에 대비해 미리 먹거리 장을 보는 사람들과 미뤄놓은 쇼핑을 하는 사람들로 백화점, 쇼핑거리는 북새통이다.

헬싱키가 2012년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행사들이 도시 이곳저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일찌기 여러 관광 관련 단체들과 협력하여 기획되었던 프로그램인 Design District Helsinki도 올해 들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임하고 있다. 2005년도 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00여개의 상점, 회사, 미술관, 스튜디오, 음식점 등이 핀란드의 디자인, 예술, 생활상 등을 담아내는 곳들이 Design District에 등록되었고, 이들에게는 로고가 새겨진 스티커를 제공하여 쇼윈도우나 출입문 등에 부착할 수 있도록 해 지나는 사람들이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며, 또 공식 웹사이트, 관광지도, 스마트 폰 어플리케이션에 이름, 위치 등을 공개하여 사람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

매달 두번째 목요일에 벌어지는 Late Night Shopping 이벤트. 디자이너와의 조우, 할인된 가격에 제품 구입, 파티 등 장소의 성격에 따른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image courtesy: www.designdistrict.fi)

Design District Helsinki 스티커 (image courtesy: www.designdistrict.fi)

Design District Helsinki 기획팀은 올해 Late Night Shopping이라는 행사를 마련했다. 문자 그대로 밤 늦게까지 숍, 스튜디오, 갤러리 등을 열어두고 사업자와 손님이 좀 더 가까이 여유있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와 시간을 마련하는 홍보 행사이다. 장소의 성격에 따라서 할인가의 쇼핑, 패션쇼, 디자이너와의 조우, 간단한 다과 혹은 파티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밤 늦게까지 여는 상점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점 없는 행사로 보이겠지만, 6시면 상점 문을 닫는 것이 보통인 핀란드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 

Design District Helsinki는 핀란드 디자인을 홍보하고 관광산업에 일조하기 위해서 만들어지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소규모의 사업을 하는 재능있는 개인 사업자들을 홍보하는 지원 활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작은 규모의 상점과 회사가 밀집해 있는 시내의 Punavuori(뿌나부오리) 지역은 구 시가지의 일부로써 다양한 패션 숍, 흥미있는 레스토랑, 가구 숍, 안틱 숍, 갤러리, 건축 및 디자인 사무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인데, Design District Helsinki에 등록되어 있는 회사들도 이곳에 집중되어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개인의 창업을 장려하고 또 이들의 도전과 재능을 높이 사 홍보의 기회를 마련, 이들에게 사업 확장의 기회 부여하고 네트워킹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 이는 이어서 그 지역에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이는 자연스럽게 핀란드의 관광 산업과도 연결시켜 긍정적인 순환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 이들이 뜻이다. 

Design District Helsinki에 등록된 매장이 집중되어 있는 곳, Punavuori (뿌나부오리)

(image courtesy: www.designdistrict.fi)

등록된 매장, 회사, 미술관, 레스토랑 등이 표기 된 시내 지도. 가장 북적이는 지역이 Punavuori

(image courtesy: www.designdistrict.fi)

사실 이러한 프로그램이 핀란드에서는 홍보 수단으로서 좋은 역할을 한다. 핀란드는 혹독한 겨울 탓에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건물이 매우 폐쇄적이다. 겨울의 높은 적설량과 낮은 기온은 실제 핀란드 건축법에 많은 제한사항을 주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건물의 창문의 크기가 작고 벽이 차지하는 면적이 커 실외에서 실내를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도시를 처음 찾는 정보가 다소 부족한 관광객에게는 도시가 다른 나라의 수도에 비해 심심하고 지루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로 실내에 들어갔을 때 바깥에서 상상하던 것과는 달리 공간이 매우 넓고 잘 꾸며져 있어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외벽에 붙은 Design District Helsinki 스티커는 사람들에게 무언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달 두번째 목요일에 치뤄지는 이 Late Night Shopping 행사 일정과 참여 회사, 위치 등은 헬싱키 관광 잡지인 We are Helsinki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9일에 열렸으며 다가오는 3월은 8일, 4월은 12일에 행사가 마련 될 계획이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iOS와 Android용으로 다운이 가능하며 Design District Helsinki 웹사이트, 혹은 Itunes에서 확인 가능하다. 

관련 사이트

Design District Helsinki   www.designdistrict.fi

We are Helsinki   www.wearehelsinki.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