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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공예트렌드페어 “ 평범한, 그러나 비범한 ”

 


짚풀 삼는 할아버지, 오직 한길만을 고집하는 장인...공예를 말할 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많은 이미지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오늘날 공예는 밝고 즐겁다. 변화한다. 다양한 얼굴과 모습으로 우리 생활에 속속 침투하고 있다. 가장 생동감 있는 공예의 현장을 보여주는 곳, 바로 공예트렌드페어이다.

 

올해(2011년)로 여섯 번째를 맞이하는 2011공예트렌드페어가 지난 12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코엑스 Hall C에서 나흘간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정심, 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는 공예트렌드페어는 6백여 명의 공예인들이 참여하고 매년 3만여 명이 관람하는 공예 전문 전시회다.

 

 

 

                    Δ 개막식 vip투어_주제관                                                        Δ 전시현장_플리마켓

 

 

평범한, 그러나 비범한. 생활 속 보통의 물건들을 찾아서.

올해의 주제는 '평범한, 그러나 비범한(extraordinary)'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시대로 진입하면서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을 기계가 대신 만들어주기 시작했고, 싼 값에 많이 만들 수는 있게 되었지만 좋은 물건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더 싸게, 더 많이 만들기 위해 공장은 해외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조악한 물건들로 '마데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우스갯소리가 시중에 풍자되기도 했다. 나무의 형태와 결을 살려 정교하게 자르고 다듬어낸 대반(大盤), 적당히 솜을 넣어 몸에 꼭 맞게 지어낸 누빔저고리와 같이, 자급자족의 시대에는 재료의 특성과 쓰임을 정확히 알고 사용자의 특성까지 고려해서 물건을 만들었고, 대를 물려 사용하기도 했다. 이때의 ‘물건’은 소비와 생산의 매개체가 아닌 생활의 일부분이었고, 우리나라 공예는 이러한 개념의 연장선상으로 발전해왔다.

 

지금 산업화시대의 평범한 물건은 ‘한해 쓰고 버려도 아깝지 않은’ 소모품의 개념인데 반해, 예전의 평범한 물건은 긴 시간 체득한 기술에 제작자의 정성이 더해진 하이엔드급 수공예품이었던 것이다. 그 평범함 속 비범한 가치의 중요성을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일깨운다. 이 전시를 기획한 이상철디렉터는 “공예트렌드페어는 전통과 현대문화를 고루 아우르면서 한국적인 삶과 문화의 기반으로서 공예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면서 “재래시장의 민예품에서부터 현대적인 마케팅이 가미되어 젊은 감각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공예품까지 생활에 침투해 있는 공예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공예품

 

  

 

                         Δ Moormann                                                                        Δ Cassina  

            

 

 

                                                                     Δ Ingo maurer

 

유럽은 일찍이 산업혁명 시기부터 공예의 현대화 작업이 서서히 무리 없이 진행되어 왔으며 각 나라, 지방의 특색이 살아있으면서도 현대 사회의 제조, 유통 구조에 잘 맞도록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북유럽에서는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기후조건에 맞는 자연친화적이고 소박한 느낌의 공예품이 그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잘 발전해 왔으며, 이태리에서는 장인 밑에서 도제학습으로 이어져 오던 수공예품이 점차 공예인, 디자이너, 기업의 성공적인 협력으로 국제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이태리 특유의 소규모 가족기업 구조는 다품목 소량생산을 가능하게 했으며, 낙천적이고 유쾌한 물건들을 만들어 냈다.

 

독일 Moormann의 목재 가구는 단순함, 지성, 혁신이라는 기본 철학에 의해 개발되며 일상생활을 위한 단순한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와 유머가 녹아 있다. 이태리 Zanotta사의 Mezzadro나 독일 Ingo Maurer의 조명 제품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견되는 트랙터 의자, 차를 우려내는 거름망, 음료수 병 등을 이용해 전혀 새로운 제품으로 재창조되었으며, Vitra사의 소품들은 우리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이태리 Alessi 제품 중 영국의 건축가 David Chipperfield가 개발한 Tonale 테이블웨어는 그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의 식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조형으로 개발되었다. 또 일본의 Fukasawa Naoto는 수십년 전 야나기 소리가 디자인한 냄비세트를 다시 한 번 현대화시켰다. 서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덴마크의 Dansk사의 도자기, 나무, 범랑 식기류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이 갖추어야 할 최적의 품질 수준을 보여준다.

 

한국의 공예품

 

 

 

                                   Δ 우일요                                                         Δ 이도 해강태토기 벽면접시 

 

고려와 조선은 도자기의 나라였다. 흔히 말하는 청자와 백자는 물론 분청, 상감 등 도자기를 빚는 기술로나 미적 수준이 세계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도자기의 전통을 잇는 좋은 물건들을 골랐습니다. 지금도 신당동 언저리 대장간에서 땀 흘리며 두들겨 만드는 무쇠 도구들, 이조 백자의 맥을 잇는 ‘우일요’ 김익영 선생의 백자 소품과 그릇들, 고려청차의 비색을 재현하는 해강요와 작업한 ‘이도’ 이윤신 선생의 청자 그릇과 생활도자기들, 그리고 저장그릇으로 주로 쓰인 옹기를 현대생활에 맞도록 식기로 개발한 ‘손내옹기’ 이현배 선생의 테이블웨어, 우연히 눈 에 띈 이종구 선생의 항아리 등 도자 공예품과 유기의 녹이 스는 단점을 보완해 백통을 섞어 방짜로 두드려 만든 뿌리깊은나무 유기 반상기 등이 전시되었다.

 

 

일본의 공예품

 

 

 

Δ designshop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 공예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야나기 소리의 목가구, 도자기 식기, 무쇠 냄비 등 생활용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아키타현의 목공예품, 미야기현의 죽공예품, 이와테현의 철공예품, 아이치현의 도자공예, 구마모토현의 젓가락 등 일본 전역에서 모은 다양한 지역 특산 공예품을 선보였다. 특히 일본의 쌀과 차 등 일반적인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레서피를 개발, 제안하는 브랜드 ‘800 foreats’의 식재료 역시 훌륭한 지역 특산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공예의 트렌드세터(trend-setter), 6백 여명 공예인의 잔치

 

해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셋업되는 창작공방관은 공예작가들의 필수 참가 전시로 자리잡고 있다. 개인에게만 문을 열었던 창작공방관이 올해는 그룹 형태의 참여도 적극 권장하여, 철저한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선정된 74명의 개인 참가자와 20개 팀이 개성있는 작품을 전시하였다.

 

 

 

              Δ 이정은_Cutting Stone standing Lights                                Δ 한성재_Wine Credenza 

 

 

 

                     Δ 박소연_S+O Tea set-5                                                Δ 박주형_늘어진 시계

 

 

 

                           Δ 이재범_연필꽂이                                                        Δ 형그룹(박보영)_꽃

 

 

 

                 Δ 이선옥_낯선 그리고 익숙한…                                                   Δ 조하나_거울 목걸이

 

 

 

                        Δ 정아라_바람에 그리다                                              Δ 정지현_ Life story_ cup 

 

 

 

            Δ 고무영_우리들의이야기 201001-의자                                              Δ 김동규_패브리쳐

 

 

Δ 김태곤_백자 물결무늬 Tea Table Set

 

 

Δ 한수정_자유로운 흐름

 

 

Δ 정문수_ IGramophone

 

산업관에서는 공예 브랜드, 협회 및 단체, 대학교 공예관련 학과, NGO 등 112개 팀이 다양한 공예품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지자체의 참가가 돋보인다. 죽세공품으로 유명한 담양, 한산모시의 고장 서천군을 비롯하여 예산군, 원주시, 이천시, 전주시, 종로구, 통영시가 지역 환경 및 사회에 기반하여 발전되어온 수준 높은 공예품을 선보였다.

 

국경을 넘어 국제전시를 향한 발걸음

 

 

 

   Δ Laurence Brabant / Alain Villechange_ Teabag                          Δ Clémentine DUPRE_ bol(사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프랑스초청전에서는 올해도 프랑스공예협회(Atelier`d Art de France, 이하 AAF) 소속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오브제 위주의 전시로 보여졌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소품을 위주로 생활용품, 주얼리 등을 전시하고 현장에서 직접 판매도 진행하였다. 유럽 예술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공예품을 구경하고 소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졌다. 프랑스와 아울러 일본 지역 문화에 기반한 토산품 및 고유 컨텐츠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발족된 Cool Japan 브랜드 홍보관도 전시부스로 마련된다. 이와 같이 공예와 관련된 해외 컨텐츠의 점진적이고 자연스러운 유입은 공예트렌드페어가 향후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였다.

 

한편 진흥원의 한해 사업의 결과물을 정리하는 KCDF홍보관이 마련되었다. 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공예와 디자인의 공적인 발전을 위해 전시,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방면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KCDF홍보관에서는 진흥원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함과 동시에 8팀의 장인과 디자이너의 콜라보레이션 작품들과 한지 디자인 상품을 개발하는 한지디자인토너먼트의 결과물을 전시하였다.

 

 

 

Δ 매듭조명_김은영 (서울시무형문화재 제13호 매듭장) & 하지훈 (가구 디자이너)

Δ 갓조명_박창영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 입자장) & 박진우 (제품 디자이너)

 

 

 

Δ 마미체조명_백경현 (마미체 장인) & 박재우 (인테리어 디자이너)

Δ 궤_심용식 (서울시무형문화재 제26호 소목장) & 이광만 (건축가)

 

 

 

Δ 천록_이재순 (중요무형문화재 제120호 석장) & 마영범 (인테리어 디자이너)

Δ 옻칠 휴대폰케이스_정수화 (중요무형문화재 제113호 옻칠장) & 정승희 (모바일 디자이너)

 

장인의 전통 기술과 가치에 현대적인 디자인 감성을 더하였다. ‘의궤 속 공예’를 주제로 전통 공예•디자인의 활용범위 확대와 한국의 명품 공예품 개발을 위해 총 16명의 장인(무형문화재, 명장)과 디자이너가 만났다. 본 프로젝트는 조선시대 왕실과 국가의 주요 행사를 기록한 문서, 의궤에서 공예품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되살려 전통 공예의 소재와 기술을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하여 보여준다. 장인과 디자이너들은 매월 한차례 열리는 네트워크데이(6월~11월)를 통해 각 전문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면서 장인들의 전통 기법과 소재 연구, 작업 과정에 대한 고민을 함께 했다. 완성된 일부 작품은 11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문화유산박람회’(11월 2일~6일)에 전시되어 큰 호평을 받은바 있다. 본 프로젝트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조우’로써 한국 공예‧디자인 문화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홍보대사 지진희, 왕이 사랑한 백자의 매력 속으로.

 

올해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지나칠 수 없는 부스가 있다. 2011공예트렌드페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영화배우 지진희의 전시부스가 그것. 평소 공예에 관심을 갖고 있던 지진희씨는 지난 2010년 사회 각층의 공예 애호가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버금이전’의 작가로 활동하면서 진흥원과 인연을 맺었다. 배우가 아닌 작가로서 적극적으로 공예트렌드페어 홍보에 동참한 지진희씨는 정연택(명지전문대) 교수에게 틈틈이 지도를 받으며 본인만의 작품에 몰두하고 있으며, 제작된 작품은 현장에서 전시, 판매될 예정이다. 이 소식은 벌써부터 일본 팬들에게 전해져 큰 관심을 모았다. 이와 더불어 공예트렌드페어 현장에서는 다양한 이벤트 전시를 만나볼 수 있었다. 사일런스 옥션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가의 공예품들을 낙찰 받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수익금은 전액 사회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또 문화 나눔의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 소외계층의 아동을 위한 공방체험행사를 사전에 개최하고, 그 결과물을 현장에서 전시하였다.

 

 

 

                 Δ 홍보대사 지진희가 만든 작품                                                 Δ 작품 설명하는 지진희

 

올해도 역시 공예·디자인의 근본적인 의미와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트렌드 세미나가 12월 17일(토)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의 메시지를 도출하고 주제관을 기획한 이상철 디렉터가 최범평론가와 함께 ‘한국 공예가 되찾아야 할 가치, 평범함’을 주제로 첫 번째 세션을 진행하였다. 오후 세션으로는 일본의 전통공예 콜렉터 모리 히로시(森 博)가 전통과 지역문화의 현대적 마케팅 성공사례를, (주)한샘 인테리어 상품기획본부의 김주선 본부장이 공예디자이너의 상품화 전략에 대해 세미나를 진행하였다.

 

공예가 내포하고 있는 근본적인 힘은 사용자에 대한 배려와 정성이 깃든 만드는 이의 진정성에 있다. 아무개가 만든 평범한 공예품이 갖는 비범한 가치를 이번 공예트렌드페어를 통해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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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2011공예트렌드페어 #공예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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