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헬싱키 디자인 박물관에서는 오는 9월 23일까지 Builders for the Future- Finnish Design 1945~1967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전시는 소위 핀란드 디자인의 황금기라고 일컬어지는 1940년대에서 60년대를 집중 조명하며 그 당시 활발하게 활동했던 디자이너와 이들의 대표작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이 특정한 시기를 다루면서 디자인을 단순히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벌인 창의적 활동으로 분리하여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 속 한 나라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여러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 중 하나로 보며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현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으로 만들었다.

냉장고 광고, 제작사 UPO (photo by Claire Aho, design museum image archive)
 

Modern Kitchen 광고 (photo by Claire Aho, design museum image archive)

1945년에서 1967년, 이 특정한 시기가 핀란드 디자인 역사에서 갖는 의미는 크다. 2차 세계대전은 1939년에 시작하여 1945년에 막을 내렸을며, 그 후 세계 여러 나라는 전쟁이 남긴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떠안고 있었다. 핀란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폭격으로 인한 도시의 파괴와 자원의 부족은 자연스레 빈곤으로 이어졌고, 게다가 비슷한 시기 핀란드의 동쪽에 위치한 까렐리아 (Karelia) 지방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에 빼앗기면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매우 불안정하였다. 그러나 이후 파괴된 도시가 하나씩 다시 일어서며 조금씩, 그러나 빠르게 활력을 되찾아갔고 7년 후인 1952년에는 올림픽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올림픽 개최는 경제적인 풍요를 넘어서서 그 나라 국민들의 정식적인 풍요로움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는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켰고 나아가 핀란드의 재건과 경제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Eva Taimi, printed fabric, 1944  (photo by Rauno Träskelin, design museum image archive)

Ilmari Tapiovaara, Domus Chair, 1946 (photo by Rauno Träskelin, design museum image archive)

Antti Nurmesniemi, Coffee pot, 1957 (photo by Rauno Träskelin, design museum image archive)

Cotton Fabric, 제작사 PMK (photo by Claire Aho, design museum image archive)

이 시기에 건축과 디자인 산업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되었다. 일단 전쟁 후 파괴된 도시를 다시 계획하고 무너진 건물을 다시 복구하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절실했고 이 과정에서 핀란드의 건축 산업은 성장하고 이로써 많은 건축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여 사회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건축 산업의 성장은 자연스레 그 건물을 채워 넣을, 또 그 건물을 이용할 사람들이 사용할 제품에의 필요로 이어졌고 이는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국민들의 풍요에의 질, 양적 기준은 빠른 속도로 높아졌고 1966년에는 전쟁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게다가 전쟁 이후 나타난 베이비 붐 세대는 약 20년 후 거대한 소비자을 형성하였는데, 이는 1960년대에 들어서며 전 세계에 열변처럼 번진 대중문화, 플라스틱 선압과 맞물리며 핀란드 제품 디자인 산업을 황금기를 맞게 된다. 이는 Kaj Franck, Tapio Wirkkala 등 디자이너들이 국제 디자인 박람회, 공모전 등지에서 상을 휩쓸고, 건축가들 역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활동을 하며 핀란드 디자인의 높은 수준을 국제적으로 증명하였다. 

Erik Bruun, 음료수 Jaffa 광고 포수터, 제조사 Hartwall (photo by Rauno Träskelin, design museum image archive)

Olof Bäckström, 제조사 Fiskars, 1960년대 초반 (photo by Rauno Träskelin, design museum image archive) 

이번 Builders for the Future 전시는 이 시대에 명성을 쌓았던 제품 디자이너들, Tapio Wirkkala, Kaj Franck, Aalvar Aalto, Maija Isola, Sara Hopea, Timo Sarpaneva, Nanny Still, Dora Jung 등 동시대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한다. 전시는 올해 9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와 함께 Builders for the Future라는 제목의 책이 영어, 핀어로 발간되었다. 

관련 사이트

디자인 박물관 www.designmuseum.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