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초, 중, 고등학교는 사립학교와 공립학교가 매우 다른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미국은 지역별로 독자성이 인정되어 교육적인 측면의 프로그램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세세한 프로그램이나 각종 시스템적인 환경은 미국 전체가 다 개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방과 주정부, 지방 정부 단위 등 세분화된 카테고리가 모두 다르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

- Santa Margarita High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수시로 한국의 교육을 긍정적으로 언급해 새삼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갖게 했다. 우리는 여기서 미국의 교육이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기에, 이런 언급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된 많은 신문기사를 살펴보면,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존경과 열정을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교육환경은 어떠할까?

소득별로 차이가 많고 지역적 특성이 강한 미국은 조금만 소득이 떨어지면 시설이나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실제로 경험해 보면 미국의 기본적인 교육의 방향은 전인교육을 모델로 시행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시스템만큼이나 교사의 역할과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 어지러워 보이는 교실 모습은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초등학교의 그림그리기, 글쓰기와 책읽기는 한국과 달리 체계적이고 매우 강조하고 있다. 특히 책읽기는 선생님 들이 1대1로 일일이 의견을 주며, 교실은 빈틈없이 아이들의 과제 발표물로 채워진다. 그늘만 있으면 한 여름에도 서늘한 남부 캘리포니아의 기후적 특성으로 별도의 식당 없이 야외 공간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Photo by SUNG YONG HONG)

최근 미국의 경제적 상황 악화로 교육예산이 많이 줄어들고, 지역 간의 재정적 차이가 커 공립학교들이 과거처럼 무료로 각종 교육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곧바로 문제로 나타나 몇 년째 시설 보충을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어떤 면에서는 최근에 완성되고 있는 한국의 학교보다 훨씬 낙후된 시설의 학교도 많다. 소득계층별로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보편적인 지역 이상의 곳에서는 교육적인 측면의 프로그램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학교는 성장하는 아이들의 심리적, 교육적 측면에서 크게 작용하며, 미래에 대한 중요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학교 디자인은 바로 이런 점에 중심을 두어야 하며, 다양한 경험과 이해, 학습이 가능한 환경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인으로서 미국 초등학교에 들어가길 원하는 이들은 이러한 미국의 학교 환경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기후대가 존재하고 각기 다른 문화적 정서가 인정받는 미국의 경우, 획일화된 이미지나 인식은 오해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주변의 학교들을 중심으로 건축물을 하나씩 들여다보고자 한다.

학교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tBP 건축사 사무소 ( www.tbparchitecture.com )의 협조를 얻어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황문훈 씨는 우선 지역적 특색과 문화적 측면에 주목하라고 한다.

- Irvine North Wood High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 Irvine North Wood High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즉, 캘리포니아의 기후와 멕시코 등 남미 문화의 영향을 연상하면 되는데, 캘리포니아 남부의 기후대는 전반적으로 온난하며, 습도가 매우 낮은 쾌적한 지중해성 기후를 제공하고 있다. 여름이 되어도 그늘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특성은 건축의 단열이나 냉방 등을 고전적인 방식으로 대처할 수가 있다. 개방된 건축 구조가 가능하며, 평면 계획에 있어서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디자인 할 수가 있다.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 역시 학교들의 획일화된 모습이 아닌, 여러 가지 형태로 디자인 할 수 있다. 교육 방식 자체도 서로의 의견과 토론을 유도하는 학습방식처럼 교실이나 공간 구성 자체가 매우 자유로운 것이 좋다.

 - Creekside Middle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  Roosevelt Elementary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학교 디자인의 과정 역시 다양한 지역 사회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반복된 피드백과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친 후 디자인이 만들어 진다. 최근에는 친환경적인 측면이 계속 강조되면서, 에너지 효율이 중요해 지고 있다. 더불어 태양광 에너지 활용 등 친환경 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도 하고, 건축 계획 디자인 단계에서 물리적인 측면에서 에너지 관리가 용이한 평면 등 계획이 고려되고 있다. 

- Dos Pueblos High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 East Valley High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 Rancho Dominguez Preparatory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 Rancho Dominguez Preparatory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교육시설 부분에서 문화적 측면 또한 부각 되고 있는데, 각각의 학교 건축들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라틴 문화적 속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전인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체육관이나 운동장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고, 읽기와 쓰기를 강조하는 미국의 학습 프로그램처럼 도서관은 중요한 학교 시설의 하나가 된다. 한국처럼 공부방 역할을 구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책을 읽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의 학습과정을 보면 1학년 때부터 책을 읽고, 작문을 하는 시간은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조되고 있다.

개방적 활동이 가능한 기후인 만큼 내부 공간에는 야외 테이블들이 배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점심이나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주 정부의 예산과도 관련이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런 이유로 아이들의 캐비닛이 지급되지 않거나 외부에 각자의 가방을 걸어 둘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시설도 많다. 북동부의 겨울과 같은 계절적 요인과 대도시의 밀도가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저층형식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절대적으로 미국의 학교 시설이 한국보다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있어야 할 것은 다 있을 뿐만 아니라,교육적 목표에 최선을 다하려는 미국 학교 건축 디자인의 새로움을 찾을 수 있었다.

- El Diamante High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Santa Margarita High School (사진 제공 tBP 건축사 사무소 )

* 리포터 홍성용(moidesign@naver.com)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Part7 Architecture 의 Guest Designer로 있다. [스페이스 마케팅 : 삼성경제연구소 출판],[스페이스마케팅 시티: 중앙일보 조인스 랜드 출판],[영화속 건축 이야기 : 발언 출판] 등 저서가 있으며, 다양한 디자인의 마케팅적 효과와 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한국에서 건축설계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모이건축디자인을 운영하면서, 많은 작품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