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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하기 위한 예술 - 쿠사마 야요이 회고전

생존하기 위한 예술: 쿠사마 야요이 회고전



     2012년 7월12일부터 9월30일까지 미국 뉴욕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대표적 아방가르드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83세)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Yayoi Kusama photo by Kyle Chayka

작가의 잘 알려진 작품들 (작은 입자로 이루어진 패턴의 추상화,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진 돌기체가 웅긋쭝긋 솟아나온 가구, 물방울 무늬(Polka-dot)가 모든 표면에 입혀진 작품들)이 대부분 미국 뉴욕 체류 중에 제작되었기 때문에 그간 쿠사마 야요이에 대한 관심은 길지 않았던 미국생활에서의 행적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휘트니 미술관에서는 그 동안의 관점에서 벗어나, 1957년까지 작가가 태어나 자랐던 일본에서의 작품들,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던 1973년 이후의 작품들을 시기별로 전시하고 있다. 그의 작품인생에서 가장 복잡하고 사적인 예술을 했던 초기작품과 향후 행보가 불확실했던 위기의 시기의 작품을 전시한다는 점, 미국과 일본 두 나라의 문화에 걸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시의 의미가 있다.



쿠사마 야요이는 일본 마츠모토시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가족간의 불화가 있었고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는 어린 나이부터 꽃들이 말을 걸어오고, 옷감의 패턴들이 살아 나타나서는 무한 반복되어 끝없이 자신을 휩싸고 지우는 등의 환영(Hallucinations)을 보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신경증적인 두려움은 점차 더 심해져서 10대가 될 무렵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는 편집증을 그대로 작업으로 연결시키며 무섭게 집중을 하였다. 그 이후로 작업은 작가에게 있어 삶을 이어가는 있는 구명밧줄과도 같은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1950년대 초의 잉크, 수채화물감, 파스텔, 콜라쥬 기법으로 제작된 24개의 작은 그림이 그려진 갤러리는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다.


꿈틀거리는 꿈들 Lingering Dreams, 1949©Yayoi Kusama


나뭇잎들 Leaves, 1954©Yayoi Kusama


나무 tree, 1952©Yayoi Kusama

모든 작품이 추상적이고 반복의 합인 노동집약적인 디테일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복잡하고 세밀하게 다루어진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큰 덩어리로, 규칙적인 리듬을 가지고 표현함으로써 작업속도를 높여 그 제작방식을 고수하였다. 작가의 다른 습관 하나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에 정기적으로 자신의 사진을 남겨 놓는 것이었는데, 휘트니 미술관은 그 스냅샷과 신문기사 스크랩, 전시 포스터 등도 함께 전시하여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Yayoi Kusama photo by Kyle Chayka

50년대 후반 야망에 찬 예술가가 가야 할 곳은 미국이라는 생각에 1957년 미국 시애틀로 흘러 들어왔고 이듬에 최종목적지인 뉴욕시티로 입성하였다. 작가는 미국에 도착한 즉시 기존 작품보다 큰 스케일의 추상회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어두운 색 바탕에 짧은 흰 선들을 끝없이 이어가서 전체적으로 보면 파편조각이나 그물을 연상시켰다.

이 작품들은 멀리서 봤을 때는 그저 때묻은 빈 벽같이 보이지만 바로 가까이에 가서 보면 비치는 레이스 혹은 잔잔한 물결 또는 동양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그것을 “무한 망Infinity net”이라고 했는데 도날드 저드Donald Judd와 같은 영리하고 젊은 예술가와 비평가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들에게 예술가로서의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No. B White, 1959©Yayoi Kusama photo by Kyle Chayka


태평양 Pacific Ocean, 1960©Yayoi Kusama

쿠사마의 그물망의 올 오버 all-over 페인팅은 캔버스 경계를 넘어 오브제까지 확대되는 작업으로 전개되고, 이 작업은 오브제들과 회화를 함께 설치하면서 자연스럽게 설치미술, 환경미술로 발전하였다.

1960년대 초에는 마치 자수를 한 것 같이 보였던 회화작품에서, 실제 직물에 솜을 채워 넣어 박음질한 조형물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평범한 가구나 평상복에 남성성기를 닮은 수백개의 작은 돌기체를 붙였는데 작가는 그것을 “축적물Accumulations” 이라고 하였다.


Accumulation Sculptures©Yayoi Kusama

평화, 성적해방 그리고 급증하는 히피문화에 의해 행해지는 기이한 행동들을 인정하는 데에 작가는 자신과 그 작품들을 앞장세웠다. 그 시대의 미국사회는 기존의 윤리적 규범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데에 힘을 쏟고 있었다.


60
년대 초중반에 이르러 작가는 본인의 레퍼토리에 하나의 시각적 요소를 만들어냈다. 그림, 콜라쥬, 영화, 패션, 정치적 시위, 공공 퍼포먼스 등 모든 요소에 그것이 닿으면 끝없이 강박적으로 무한 증식하여 무한에 치닫다가 모든 것이 합쳐지고 엉겨서 자아소멸의 단계에 이르게 하는 물질인-물방울 무늬polka dot 를 만들어 낸 것이다.
60년대 중반 뉴욕시티는 쿠사마 그녀와 그 작품들로 가득했다.




자아소멸 Self-Obliteration (Net Obsession Series),1966© Yayoi Kusama, Courtesy of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그 당시 미국은 사회적으로 베트남 반전운동, 성해방운동, 인권평등에 관한 수많은 시위와 운동이 심하게 벌어지던 때였는데 뉴욕 센트럴파크, 자유의 여신상,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서 쿠사마가 고용한 배우들은 나체 시위를 벌이고 그는 물방울을 배우 몸 위에 찍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패션에도 관심을 보여 1968년에는 쿠사마 패션회사를 설립, 뉴욕의 대형백화점인 블루밍데일에서 ‘쿠사마코너’도 열었다. 그의 활동 범위는 비디오 작업에서부터 잡지 <쿠사마 오르지Kusama Orgy>를 출판하는 데까지 이른다.


©Yayoi Kusama photo by Kyle Chayka

그녀의 예술이 환영받던 사회 분위기도 바뀌었고, 작가도 그의 작품도 혼란에 빠졌다.
1973년 쿠사마는 가까운 동료 죠셉 코넬Joseph cornell의 죽음과 본인의 건강 악화로 인해 일본으로 돌아갔다. 일본에 도착하고 몇 년간은 작고 신비주의적인 페인팅과 콜라쥬 작업을 하였는데, 작업의 분위기가 미국으로 오기 전 작가의 작업과 많이 닮아 있었다. 휘트니 미술관은 12개의 작품을 전시하였는데 자살한 나” “무명의 군인의 무덤과 같이 몇몇은 죽음과 관련된 주제였다. 하지만 작업은 창의적이고 변화된 모습이었다.

또 많은 시간을 자전적인 시, 수필, 소설 등 글쓰는 작업에 할애했다. 일본으로 돌아간 후 쿠사마는 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거주하면서 병원 맞은편에 개인작업실을 마련, 20대의 젊은 조수들과 작업을 하기도 했다.


천국과 지구Heaven and Earth, 1991©Yayoi Kusama photo by Kyle Chayka

그리고 그녀는 더 큰 사이즈로 직물에 솜을 채워 넣은 조형물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재개하였고, 더 큰 스케일로 강렬한 색채의 아크릴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전시회의 마지막 갤러리에는 작가의 최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끝없는 공간에 대한 묘사는 쿠사마 야요이의 예술적 커리어에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다. “물 위의 반딧불 Fireflies on the water(2002)” 은 조명, 거울 그리고 물이 신중하게 구성된 설치 미술인데, 관람객이 공간 안에 한 명씩 들어가 체험함으로써 자신의 감각을 초월해 작가와 교감하게 된다.

쿠사마 야요이 회고전과 연계하여 전시된 그녀의 설치미술 “물 위의 반딧불 Fireflies on the water(2002)” 은 휘트니 미술관에서 2012년 7월12일부터 9월 30일까지 뮤지엄 입장권 구입 당일에 예약티켓을 받은 뒤 정해진 시간에 한 사람씩 입장, 관람할 수 있다.


Fireflies on the Water, 2002©Yayoi Kusama. Photograph courtesy Robert Miller Gallery

또한 허드슨 리버파크 피어45 Hudson River Park Pier45 에서는 쿠사마 야요이의 새로운 공간으로의 이정표 Guidepost to the New Space(2004)” 설치작품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새로운 공간으로의 이정표 Guidepost to the New Space, 2004© Yayoi Kusama

참고: 뉴욕 휘트니 미술관(www.whitney.org)
        뉴욕타임즈(www.nytimes.com)

Tag
#쿠사마 야요이 #휘트니 미술관 #ya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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