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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경관의 요소로 작용하는 미국의 간판디자인

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간판의 역할은 때로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유럽의 영향을 받아 수공예적 감각의 아름다운 간판들이 거리에서 발견되며, 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경우는 강력한 규제로 스타벅스와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조차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이는 가로의 조화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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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장식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간판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간판의 기능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인식하기 쉬운 도구로 활용된다. 특히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건물 벽의 다양한 간판은 중요한 정보의 발신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 십 년간 거리미관을 해치는 제1 주범으로 거리의 간판 문제를 항상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건물 전체를 뒤덮을 정도의 상업건물 간판은 속수무책으로 다양한 논의가 되어 왔지만, 좋은 해결 방안이 나온 적이 없었다. 오히려 대형 빌딩까지 이런 간판대열에 합세해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거리가 간판으로 가득 차 있다. 때문에 그에 따른 모범답안으로 몇 개만 선택하게 하고 나머지는 금지시켜 버리는 정책도 시행된 바 있으나, 이 또한 획일화된 양상으로 변모해 재미없는 도시 경관을 만든다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최근에는 이런 현상을 두고 일부 디자이너들과 대중문화 비평가들은 한국만의 독특한 아이콘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특히 LA 지역의 한인 타운 역시 한국의 거리처럼 간판이 늘어서있는데, 미국인들은 이를 이국적 도시의 풍경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라스베가스의 가로 간판 모습. LA 한인 타운이나 기타 도시의 일반적인 간판 풍경이다. (Photo by Sung Yong Hong) 

 

 

이런 간판 문제에 있어서 LA나 라스베가스에서는 한국처럼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전통 거리의 경우를 보면 수공예적인 아름다운 간판이 거리를 더욱 매력적으로 이끈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미국 전역에서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거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미국의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간판디자인의 특징은 건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로는 건축적인 디자인 요소의 하나로 간판이 인식되기도 한다.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나 보스턴 같은 도시의 경우는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의 CI정책을 수정시켜 적용하도록 하는 강제적 규제까지 있다. 필자가 사는 어바인의 경우도 맥도날드의 M 아치를 규제해서 전 도시에서 노란색 아치를 볼 수가 없다. 이런 도시미관 전략의 결과 산만한 도시풍경을 좀 더 차분하고 매력적으로 만들게 된다.

 

 

 

 

 

북부 캘리포니아 카멜 시 (Camel by the sea) 다운타운의 간판들 (Photo by Sung yong Hong)

 

 

 

 

 

북부 캘리포니아 소살리토 거리의 간판들 (Photo by Sung Yong Hong)

 

 

 

 

 

 

보스턴의 간판 규제 사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던킨 도너츠. (Photo by Sung Yong Hong)

 

 

 

 

 

샌프란시스코 유니온 거리의 간판과 피셔만 와프 인근의 재개발 상업건물의 간판 사례 (Photo by Sung Yong Hong)

 

 

 

 

 

버클리 대학이 있는 버클리 시 4번가 거리의 간판 디자인들 (Photo by Sung Yong Hong)

 

 

물론 뉴욕의 브로드웨이 5번가처럼 간판을 극적인 도시풍경의 한 요소로 적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인 모습일 뿐 흔히 만나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규제를 통해서 일반인들이 만나게 되는 거리의 이미지에서 지역별로 전략화된 아이덴티티가 선명히 드러난다. 특히 뉴욕의 느낌처럼 차이나타운 지역의 특징을 건축  뿐만 아니라 간판을 통해서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양함 속에서 각각의 지역적 특성을 드러내는 이런 결과는 방문객들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기억하게 만든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도시들 역시 지역별, 장소적 특성이 가미된 세분화된 간판 전략이 필요한 듯하다.

 

 

 

 

 

 

비교적 도시 경관 차원의 간판 규제가 덜한 라스베가스 크리스탈 쇼핑몰의 사인 (Photo by Sung Yong Hong)

 

 

 

 

 

간판 규제를 좋아하지 않는 소매기업들이,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이 개발한 쇼핑몰에서 이런 규제를 받아들인다. 이는 간판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오히려 가로의 매력도를 증진시키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제공해서 집객효과를 강화 시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가로 경관 차원에서 압박하는 디자인 규제가 결국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입증하는 사례인 셈이다.(Photo by Sung Yong Hong)

 

 

 

* 리포터 홍성용 (moidesign@naver.com)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Part7 Architecture 의 Guest Designer로 활동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6년간 계원조형예술대학, 중앙대, 홍익대 등 에서 겸임교수 및 강의를 한 바 있으며, 건축 설계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모이건축디자인을 운영하면서, 많은 작품 활동을 펼쳤다. 그의 저서로는 [스페이스 마케팅 : 삼성경제연구소 출판],[스페이스마케팅 시티: 중앙일보 조인스 랜드 출판],[영화 속 건축 이야기 : 발언 출판] 등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의 마케팅적 효과와 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Tag
#design #sign #spac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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