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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의 안과 밖_8808 OUTSIDE IN 밖에서 안으로

지난달 연이은 금메달 획득으로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올해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20주년 해인지라 그 감회가 더욱 새롭다. 소마미술관에서는 서울 올림픽 개최 20주년 기념으로 『8808 OUTSIDE IN-밖에서 안으로』展을 9월 17일부터 2009년 1월 11일까지 열린다.

8808은 1988년에서 2008년에 이르는 시간성을 표현하고, ‘Outside In’은 야외조각을 실내로 끌어들여 상호 소통하는 공간성을 상징한다. 전시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에 조각작품을 만든 작가들 중 해외작가 8명과 국내작가 2명의 현재에 이르는 실내조각 및 드로잉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안에서
평생 브론즈, 알루미늄, 철을 사용한 금속조각을 해온 엄태정(Taijung Um, 대한민국)은 88 서울올림픽 당시 예외적으로 반복과 변화, 닫힌 형태와 열린 공간, 컬러 대비가 보여지는 구조물을 작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밀도감 있는 금속재와 기하학적 형태가 맞물린 구조물을 볼 수 있다. 사각과 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나이젤 홀(Nigel Hall, 영국)의 작품에서 정적인 수직선은 명상적 자각의 상태를 원과 타원형은 각각 순수함과 역동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원과 타원형이 교차된 작품은 올림픽의 심볼을 떠올리게 했다. 조성묵(Sungmook Cho, 대한민국)의 작품의 재료는 다름 아닌 ‘국수’인데, 이는 ‘소통’의 나눔을 상징한다. 국수로 만들어진 소파와 탑이 전시되어 있다. 귄터 우에커(Günther Uecker, 독일)는 60년대 캔버스 위에 못을 박아 평면회화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못 회화’를 그린 작가이다. 전시장의 5미터가 넘는 천 작품은 검은 대지(Blck Mesa)의 연작이다.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미국)는 리움미술관 야외에 설치된 ‘거미’ 조각을 한 작가이다. 마치 지루한 수업시간에 반복된 패턴을 낙서한 것 같은 드로잉이 인상적이다. 솔 르윗(Sol LeWitt, 미국)은 미니멀리즘, 개념미술의 대표작가로 기하학적인 형태가 돋보이는 드로잉을 전시하고 있으며 조각공원 내에 설치된 <입방체의 모서리>는 시멘트 벽돌의 축적을 통한 건축적 구조를 보여준다. 브라이언 헌트(Bryan Hunt, 미국)는 두 개의 대조적인 인물이 서 있는 <신탁>의 드로잉과 함께 수로 혹은 협곡의 뜻을 가진 알루미늄 재질의 대형 작품으로 시선을 끌었다. 데니스 오펜하임(Dennis Oppenheim, 미국)의 드로잉은 조각을 위한 자세한 메모가 적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 <위장지>는 물리적인 힘에 의해 부분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헤수스 라파엘 소토(Jesus Raphael Soto, 베네수엘라)는 옵아트와 키네틱 아트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기상의 구>는 우리나라의 태극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알루미늄 재질의 막대를 아래위로 겹치며 태극문양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시장내에서 이를 축소한 미니어쳐를 볼 수 있다. 조지 리키(George Rickey, 미국) 또한 키네틱 작가로 바람을 이용해 움직이는 조각을 만든다. 전시장에 설치된 작은 조각품들은 입김으로 불어도 움직일 수 있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끈다.

미술관 밖에서
미술관 안에서의 작품 관람을 마치고 미술관 밖으로 나가 다시 그들의 작품을 찾아보았다. 올림픽 공원 내를 산책하듯 돌아보며 미술관 밖에서의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같은 형태의 작품이라도 안에서 보았던 것과는 다른 스케일로 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작품에 대한 크기가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필자가 찍은 실제의 조형물에서도 스케일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로 보지 않은 사진은 그림과도 같아 비교 대상이 없는 한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크기의 비교를 위해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을 렌즈 안에 함께 담았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안과 밖 그리고...
이번 전시는 올림픽 조각공원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되었지만 안과 밖에서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필자는 역시나 디자인과 관련되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디자이너는 디자인 작업을 함에 있어서 컴퓨터를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작업을 하는 동안 모니터에서 보여지는 것들은 디자인하고자하는 실체가 아니라 모형일 뿐임을 가끔 잊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각가들이 실재의 재료들과 크기에 대해 두드리며 작업하며 경험하는 것들을 디자이너는 잘 알지 못한다. 그 경험의 중간에 컴퓨터가 그것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작품의 크기나 재료에 대해 직접 부딪혀 고민하는 것만큼 디자이너도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이번 전시를 통해같은 형태라 하더라도 크기에 따라서 얼마나 다른 느낌인지 미술관 안의 미니어쳐와 미술관 밖에 설치된 조각작품의 비교를 통해 직접 체험해보길 바란다. 오랜만에 공원의 나들이로 그동안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www.somamuseum.org
02-425-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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