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hic Design—Now in Production
일시: 2012년 5월 26일- 9월 3일 
장소: Building 110, Governors Island, New York.
Governors Island: 맨해튼 남쪽 끝에서 1km 지점 (페리로 5분)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오랫동안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나, 2003년 뉴욕 주정부에 의해 여름철 시민들의 휴식장소로 탈바꿈하였다. 

뉴욕 맨해튼과 브룩클린 사이에 있는 작은섬 Governors Island에서 “현대 그래픽 디자인 개론” 과 같은 전시회가 열렸다. 미네아폴리스의 Walker Art Center 와 뉴욕의 Cooper-Hewitt, National Design Museum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 전시는 그래픽 디자인의 발전 방향과 최신 트랜드를 한눈에 보여주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위한 살아있는 교과서이다.

전시의 제목은 ”Graphic Design—Now in Production : 현재 제작/양산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인" 으로 지난 10년간 그래픽디자인 필드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들과 작업들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제는 고인이 된 큐퍼 휴잇 국립 미술관장 빌 모그리지는 “21세기 그래픽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어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적인 그래픽 디자인 개념의 변화와 현재의 문화를 생성시킨 여러 현상들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라고 말했다


Graphic Design—Now in Production 포스터

“그래픽 사인이 없으면 당신은 화장실을 발견하기도 어려울 것 입니다.” 이번 전시의 전시 디자인을 맡았던 Project Projects사의 Prem Krishnamurthy가 한 말이다.  이처럼 그래픽 디자인은 사인보드에서부터 신문, 잡지, 포스터, 지도, 회사의 로고, 직물의 패턴, 텍스처, TV와 영화 등 일상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커뮤니테이션 도구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Graphic Design—Now in Production 에서는 광범위한 그래픽 디자인 분야를 기술과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총 8개의 테마로 구분하였다. 8개의 테마는 다음과 같다. Posters / Magazines / Books / Information Design / Branding / Typography / Storefront and Film / Television Titles.

The entrepreneurial spirit of designer-produced goods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그래픽 디자인의 심미적인 면뿐 아니라 작업 과정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Cooper-Hewitt 디자인 박물관의 큐레이터 Ellen Lupton 에 의하면 단지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작가로서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닌 메시지를 전달하고 매체와 소프트웨어를 찾아내고 만들어서 보급하는 프로듀서(생산자, 연출가, 경영자)로서의 디자이너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얼마 전까지 그래픽 디자인은 매체를 디자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그래픽 디자이너는 고도로 전문화된 작은 집단이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데스크탑 컴퓨터와 네트워크 통신망의 혁명적인 발전은 대중들의 그래픽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엄청나게 성장시켰고, 미디어를 만들고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디지털 기술은 사용자가 만들어내는 컨텐츠(user-generated content)와 소프트웨어의 접근성 증가, 새로운 디지털 출판 방식을 통해 디자인 프로세스를 대중화시켰으며, 동시에 디자이너들에게는 강력한 새로운 도구들을 제공함으로써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실제로 이제 디자이너들은 집필부터 시작해서 편집 • 인쇄 • 배급까지 모든 제작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스스로 자신들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가가 되었다. 또한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그들의 스킬을 사용하여 작가로서, 출판가로서, 선동가로서, 사업가로서 컨텐츠를 만들고, 경험을 형태화시키는 프로듀서가 되었다.

“Designers have responded by becoming more expressive and experimental,” Andrew Blauvelt, Walker
“Their work is more conceptual and analytical: a quest for autonomy and alternative modes of practice. We now have the designer-as-author, as entrepreneur, as editor, as producer, as publisher and as curator” Ellen Lupton, Cooper-Hewitt. 
(이번 전시의 공동 기획자 Andrew Blauvelt (Walker Art Center) 와 Ellen Lupton (Cooper-Hewitt Design Museum)의  뉴욕타임즈 인터뷰 내용입나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이번 전시의 배경과,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그래픽 디자인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기사 전문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http://www.nytimes.com/2011/10/17/arts/17iht-design17.html?pagewanted=all

Worlds of design-driven magazines, newspapers, books and posters

전시는 제일 먼저 디자인이 중심이 된 포스터, 잡지, 서적과 같은 출판계 전반을 중심으로 탐험해 나가기 시작한다.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한 수작업에서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쇄물,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독특한 효과를 만들어내는 이미지들까지 다양한 그래픽 작업들이 전시되어 있다. 


Aesthetic Apparatus “Screenprints”미네아폴리스의 출신의 디자이너 그룹 Aesthetic Apparatus의 스크린 인쇄 작업, 수공예적인 제조 방식과 현대적인 디자인 방식을 접합하여 새로운 느낌의 이미지들을 연출하고 있다 


2011 암스테르담 베이스의 디자인 회사 Experimental Jetset의 콜라쥬 형식의 아방가르드한 포스터


Jop van Bennekom "The Gentlewoman" / David Bennewith, “Churchward International Typefaces” 2009


Daniel Eatock, “Felt-top Prints” 2006

The renaissance in digital typeface design
우리가 그래픽 디자인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인쇄/편집 디자인은 이 전시의 일부에 불과하다. Graphic Design—Now in Production은 최근 그래픽 디자인에 있어서 디지털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서체 디자인의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활자체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어려운 일이었으나,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혁신적인 디지털 폰트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LUST, “Posterwall for the 21st Century”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정보 교류의 극한을 보여주는 사례로, 일정한 지역의 웹에 올라오는 정보와 이미지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랙티브한 전시물로 개인 통신 기기를 통해 정보를 게시할 수도 있고,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 “Gesture tracking”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가까이 가면 보고 있던 정보가 커지고, 손을 흔들어 그 정보를 없앨 수 있다.

The expansion of branding programs for corporations, institutions and subcultures
Governors Island의 많은 건물중 Building 110 을 선택한 이유는 유일하게 화장실이 있는 건물이라는 것이다.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우리 주위의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기획자의 의도가 숨어있다. 화장실 복도의 한쪽  벽에는 예전의 로고 디자인과 새롭게 디자인한 로고를 비교하여 선호도를 투표하도록 되어 있다. 스타벅스, Pfizer , Popeye, YMCA, 뉴욕 도서관 등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들의 로고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브랜딩 작업과 CI의 개념을 알기 쉽게 전시하였다. 


“Before & After” 로고 redesign 투표함


Christopher Doyle, “Identity Guidelines” 자신의 전신 사진을 통해 개인을 시각적으로 브랜딩한 재미있는 작업

The transformation of raw data into compelling information narratives
디자이너들은 복잡한 수치 데이터를 매혹적인 정보의 설명서로 만들어낸다. 그래픽적인 해석은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힘이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나올 수록 이러한 정보의 시각적 가공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그래픽 디자인의 가장 "hot"한 분야 중의 하나이다.  


Kai Krause’s “True Size of Africa” (2010) 세계 주요 강국들을 아프리카 대륙 안에 표시함으로서 지리학적으로 얼마나 큰 땅이지, 그리고 그 크기에 비해 정치, 경제적으로는 얼마나 과소평가 되고 있는지를 시사하고 있는 인포그래픽이다.

The storytelling potential of film and television titling sequences
영화와 TV의 자막이 가지는 스토리텔링의 잠재적인 가능성 또한 현대 그래픽 디자인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보여주는 문자와 이미지의 강력한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영화의 주제와 분위기를 암시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TV의 자막들은 단순히 정보의 전달을 넘어 상황의 전개와 감정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있다.  



동영상 : https://vimeo.com/49275584
(위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타이틀 디자인 동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은 컬러와 문자, 이미지, 심볼이나 시스템을 사용하여 의미를 부여 함으로서 우리들 주위의 외부를 더욱 살아있게 만든다. 본 전시는 이에 덧붙여 그래픽 디자인은 이미지와 텍스트로 대중을 설득시킬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을 가졌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실제로 예술 평론가 Arthur Danto는 미국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시장에서 그들의 물건을 단조로운 공산주의자들의 물건보다 더 좋아 보이게 만듬으로서 냉전시대의 승리를 도왔다고 평가한다. 



Mike Perry “Eames Eiffel Side Chair”, 2010 / Meike Gerritzen, “Software vest”, Droog Project, 2009전시장 중앙에 Mike Perry (부르클린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의 수작업으로 다시 탄생한 찰스 임스의 플라스틱 의자가 전시되어 있다. 클래식 디자인과 그래픽 디자인이 접목된 훌륭한 예로, 이제는 Herman Miller 와 같은 가구회사에도 그래픽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perimental Jetset “John & Paul & Ringo & George” shirt / Best Made Co., “Field Notes” 이번 전시만을 위한 한정 아이템들도 판매되고 있다. 비틀즈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와 한정판으로 제작된 필드노트 등으로 전시장과 미술관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 가능하다. 


Exhibition catalog, 전시회 카달로그 수작업에서부터 디자인 전략 전반에 걸친 그래픽 디자인의 본질, 선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에세이, 현대 그래픽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한 디자인 프로그램과 교육의 영향력 등에 대해 240 페이지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본 전시는 1989년 Walker Art Center의 "Graphic Design in America: A Visual Language History" 전시와 1996년 Cooper-Hewit의 "Mixing Messages: Graphic Design in Contemporary Culture" 이라는 연구를 토대로 탄생하였다. 작년 10월 22일부터 올해 1월 22일 까지 Walker Art Center 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뉴욕에서는 올해 5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Governors Island에서 진행되었다. (전시를 주최한 쿠퍼 휴잇 미술관은 현재 레노베이션 중으로 2014년에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 전시는 로스앤젤레스의 The Hammer Museum 에서 9월 29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계속된다. 

* Image 출처: Walker Art Center, Cooper-Hewitt, National Design Museum, Project Projects, Leong-l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