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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오거 & 르와조 인터뷰 2

김황 ‘소셜 테일-프레즌스(Social Tele-Presence)’는 마치 빅 브라더(Big Brother) 세대의 완벽한 액세서리처럼 보인다. 이 프로젝트의 숨겨진 의미가 존재하나?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가?


소셜 텔레-프레즌스(Social Tele-Presence) 중 퍼슨 웨어링 테일-프레즌스 헤드기어(Person wearing Tele-presence headgear), 2001, 오거-르와조


소셜 텔레-프레즌스(Social Tele-Presence) 중 리모트 카메라 앤드 마이크로폰 어테치드 투 도그(Remote camera and microphone attached to dog), 2001, 오거-르와조

오거-르와조 ‘소셜 텔레-프레즌스’는 오래된 프로젝트 중 하나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의 전제는 ‘인간의 진화가 테크놀로지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반대로 기술 발전의 요인을 제거하고 생리적, 심리적인 차원에서 테크놀로지의 진보를 방해해 인간의 진화에 속도를 맞추는 제안을 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우주여행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하면, 시차 적응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할 수 있다. ‘소셜 텔레-프레즌스’는 바로 이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본 작업인데, 차기 인간(post-human)의 생각으로는 원격현실(tele-presence)을 위한 생채 이식, 유전자 조작 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소셜 텔레-프레즌스(Social Tele-Presence) 중 렌트 어 바디 서비스: 블라인드 데이트(Rent a body service: Blind date), 2001, 오거-르와조

하지만 원격현실(tale-presence)은 현재 군대나 인간이 적응하기 힘든 위험한 지역을 탐사하기 위한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이 원격현실(tele-presence)이 특수한 상황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기능으로서 치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카메라와 마이크는 이미 충분히 개발된 간단한 기술이지만 로봇공학은 사실 우리에게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이었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개에 부착시켰다. 그리고 이는 곧 사람의 몸을 빌리는 구조 ‘소셜 텔레-프레즌스(Social Tele-Presence)’의 ‘렌트 어 바디 서비스(Rent a body service)’로 발전하게 됐다.


소셜 텔레-프레즌스(Social Tele-Presence) 중 렌트 어 바디 서비스: 비즈니스 미팅(Rent a body service: Business meeting), 2001, 오거-르와조
김황 매년 수많은 블로거가 ‘오디오 투스 임플란트’를 재포스팅 하고 있다. 어떤 블로거들은 자신들이 이 프로젝트를 수년 내에 실제로 만나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당신은 이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 인간 신체능력 향상을 위한 이식 테크놀로지가 보편화할 것이라 믿나?


오디오 투스 임플란트(Audio Tooth Implant), 2001, 오거-르와조

오거-르와조 알다시피 ‘오디오 투스 임플란트’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반응을 이끌어냈다. 사실 ‘오디오 투스 임플란트’는 시작부터 진지한 작업은 아니었다. (우리는 몇몇 자연주의 단체와 종교단체에게 우리가 생명을 위한 극단적인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변호한다는 신랄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오디오 투스 임플란트’는 생각보다 단순한 시발점을 가지고 있었다. 지미와 나는 단순히 임플란트 즉, 신체 이식 테크놀로지의 가능성과 결과에 대해 상상했다.

우리는 기획단계에서 이 프로젝트로 광범위한 대중적인 논쟁을 선동하고자 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콘셉트가 현실세계와 상상의 경계에 날렵하게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상상 쪽에 치우치게 되면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이 될 것이며, 너무 새롭지 못하면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들과 섞여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프로젝트 동기에 솔직했지만, 우리는 곧 여론이 기술적인 논의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래서 우리는 마치 이 제품들이 실재로 생산되고 있고, 곧 시장에서 판매될 제품인 것처럼 꾸민 미끼를 던졌다. 우리는 최신 전문 용어와 그래픽을 사용해 어떻게 하면 이 칩이 임플란트 의치(義齒) 안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프로젝트가 런던의 과학 박물관(Science Museum)에 소개된 후 몇몇 저널리스트가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뒀고, 전설이 시작됐던 것 같다.아마도 복사되고 과장된 반복적인 기사들을 제외하면, 약 20개의 기사가 작성됐다. 하지만 사실 정당하게 작성된 기사는 독일 <디 자이트(Die Zeit)>의 기자 하로 알브레히트(Harro Albrecht)에 의한, 그리고 <와이어드(Wired)> 매거진에 실린 두 가지뿐이었다. 당시 신개념의 매체였던 웹에서 이 기사는 마치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갔는데, ‘오디오 투스 임플란트’의 수명은 나쁜 저널리즘을 만나 훨씬 더 길게 연장됐던 것 같다. 아직도 수많은 매체로부터 ‘오디오 투스 임플란트’의 이미지를 요청받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각종 전자제품 잡지들에 게재되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치아를 실험을 위해 기부한다는 독자들도 있었다. 브라질 사람들은 ‘오디오 투스 임플란트’를 좋아했고, 미국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미 국가보안국에 의해 배포된 동일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고, 독일사람들은 아주 비판적이었다는 점은 새로운 발견이기도 하다.김황 당신은 현재 영국왕립예술학교의 디자인 인터렉션학과의 튜터이자 리서치 펠로우(Research Fellow)로 활동하고 있다. 당신이 역할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나? 학생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오거-르와조 나는 일주일에 이틀을 리서치에, 하루를 디자인 인터랙션 1, 2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쓰고 있다. 이 코스는 컴퓨터 릴레이티드 디자인(Computer Related Design)에서 인터랙티브 디자인(Interaction Design),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자인 인터랙션(Design Interactions)으로 진화했다. 디자인 인터랙션은 극미세공학(Nanotech), 생명공학(Biotech), 약리학 등의 각종 테크놀로지를 디자인과 혼합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마치 요람처럼 느껴지는 이곳에서 안토니 던(Anthony Dunne)과 함께하는 것을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현실세계에 투입될 것인지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표류하게 도와주는 것은 대단히 인간중심적인 접근방법이다. 내 역할은 그저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아이디어를 추출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 튜터들은 학생들이 제안하는 섬세하고 복잡한, 미래에 대한 상상과 제안을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론을 도출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이언스 픽션은 기술적인 가능성을 과장하고 전달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디자인은 소설적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 중점을 둬 소비자로부터 “이것이 사실인가 허구인가?”라는 물음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가 이 지점에 다다르면 소비자는 스스로 “이 물건들이 존재한다면 어떤 삶의 형태들이 존재할까?” “내가 이러한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스스로 질문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논의가 시작된다.


스멜+(SMELL+) 중 스멜 블라인드 데이트(Smell blind date), 2009, 오거-르와조

김황 필립스 디자인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영국왕립예술학교의 리서치 프로젝트로 진행된 ‘스멜+(SMELL+)’라는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나?

오거-르와조 아마존의 원주민인 데사나족(Amazonian Desana)은 하나의 부족은 같은 냄새를 가진다고 믿고 있다. 결혼은 오직 다른 냄새를 가진 사람끼리만 가능하다. 그럼으로써 배우자는 무조건 다른 부족에서만 선택될 수 있다. 이 신념은 서로 다른 냄새의 재물을 교환하는 의식에도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예를 들어 한 부족이 고기를 선물하면 다른 부족은 생선으로 답례하는 식이다. 어떠한 부족들은 서로 다른 냄새를 풍기는 개미를 선물로 교환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반도에 거주하는 또 다른 원주민 부족인 오랑 아슬리족(Batek Negrito)은 이 금기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같은 냄새를 가진 사람들과 성관계를 금지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냄새가 나는 미혼의 성인 남녀는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 머무는 것조차 금지된 것이다.이 리서치는 예로부터 인간이 냄새를 이용해 배우자를 선택해 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스멜+’는 어떻게 하면 인간의 후각이 새로운 소통의 매개체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리서치는 가정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으로 재적용됐다. 보이는 사진은 완벽한 배우자를 찾는 클라이언트를 만족하게 하기 위한 결혼정보회사의 대안 서비스를 프로토타이핑한 것이다. 특수한 장치에 의해 진행되는 후각에 의한 소통은 시각적인 자극 위에 덧붙여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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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황

디자이너 김황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왕립예술학교(RCA)의 제품 디자인과(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차세대 디자인 리더 8기,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2기로 선정되었다. 현재 Philips Amsterdam에서 Senior Interaction Designer로 활동하고 있다.

www.hwangkim.com | hwang.kim@network.rca.ac.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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