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디자인 트렌드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사람과 사람을 잇는 융합, 커뮤니티 디자이너 야마자키 료









야마자키 료 대표는 커뮤니티 디자이너이며 교토조형예술대학 교수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지역사회의 과제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커뮤니티 디자인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 아마 정 종합진흥계획’,‘ 마루야가든’,‘ 지진 재해 + design’으로 일본 굿 디자인상,‘ 어린이의 행복을 형태로 만들다’로 키즈 디자인상 등을 수상했다. ‘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도구’로서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커뮤니티 디자인> <디자인은 지진 재해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의 책을 출간했다. 본지에서는 야마자키 료 교수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융합적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커뮤니티디자인에 대해 들어보았다.






ⓒ NaraYuko






‘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멈추자 사람이 보였다, 사람을 보는 디자인, 사람을 잇는 디자인, 우리의 일은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100만 명이 딱 한 번 찾는 섬이 아니라 1만 명이 백번 오고 싶은 섬, 1명이 할 수 있는 일, 10명이 할 수 있는 일, 100명이 할 수 있는 일, 1000명이 할 수 있는 일, 디자인은 우리 사회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이다.’ 등이 인상 깊었는데요. <커뮤니티 디자인>의 저자이기도 한 야마자키 료 교수님께서 생각하는 커뮤니티 디자인의 정의와 의미는 무엇인가요?
커뮤니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치회, 반상회, 부녀회, 노인회, 상가조합 등과 같은 지역에 사는 인연으로 맺어진 ‘ 지연 커뮤니티’이고, 또 하나는 NPO, 동아리, 클럽 단체 등 같은 관심사로 맺어진 ‘ 관심 커뮤니티’입니다. 커뮤니티 디자인은 이 두 가지의 커뮤니티와 함께 활동합니다. ‘ 커뮤니티 디자인’에도 또한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역 사회를 디자인한다’는 의미이고, 또 하나는‘ 커뮤니티와 함께 디자인 한다’는 의미입니다. ‘ 커뮤니티를 디자인한다’는 의미에서 약해진 커뮤니티를 격려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도록 돕고 있습니다. ‘ 커뮤니티와 함께 디자인 한다’는 의미에서의 커뮤니티 디자인은 공원, 축제 등의 기획을 커뮤니티들과 함께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커뮤니티가 활동함으로써 공원이 즐거운 장소가 되기도 하고, 백화점이 단순한 입주사들의 공간이 아닌 공동체가 된다든가, 마을의 빈집이나 공터에서 활동하는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거나, 기업 내에 프로젝트 추진팀이 구성되기도 합니다. 다양한 커뮤니티가 공원과 상업시설, 도시 및 기업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굳이 제품을 디자인 하지 않아도 그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은 커뮤니티의 ‘ 관계 맺는 방법’을 디자인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만들지 않는 디자인, 사람을 보는 디자인,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 디자인, 더 괜찮은 가능성의 디자인, 스스로 가치를 찾는 디자인, 함께 과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등 다양한 커뮤니티 디자인의 사례들은 무척 감동적이었답니다. 특히 커뮤니티를 디자인하는 것이 ‘스키나 테니스를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즐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등은 신선한 관점이었는데요. 야마자키료 교수님께서는 커뮤니티 디자인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첫째는 커뮤니티에 속해 있는 분들이 ‘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둘째는 ‘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 지역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세 가지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커뮤니티에 속해 있는 분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대화하면서 ‘ 하고싶은 것’과 ‘ 할 수 있는 것’,‘ 지역이 요구하는 것’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합니다. ‘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만 한다면 그것은 취미가 됩니다. 한편 ‘ 하고 싶은 것’과 ‘ 지역이 요구하는 것’만 한다면 꿈으로 끝날 것이고 ‘ 지역이 요구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만 한다면 노동에 가깝겠지요. 그래서 ‘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지역이 요구하는 것’, 이 세 가지 카테고리의 교집합이 커뮤니티 디자인의 아이디어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 하고, 하면 할수록 지역 사람들로부터 감사받을 수 있는 활동이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한국에서는 공공서비스디자인이 진행되고 있고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인문학자와 과학자, 기술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 융합’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또 마을공동체 만들기 등 커뮤니티 디자인에 대한 프로젝트들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 일련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진행해 오시면서 특히 어떤 부분에서 가장 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2009년, 가고시마시‘ 마루야가든’ 프로젝트의 주제가 바로 융합이였습니다. 원래 미츠코시 백화점이었던 10층 건물에서 백화점이 철수했기 때문에 그 후에 마루야가든이라는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우리들은 커뮤니티디자인의 입장에서 이 상업 시설 계획에 참여했는데, 그 때의 테마가‘ 유니트먼트(Unitement)’였습니다. 백화점이 ‘ 디파트먼트 스토어(부서별로 나뉜 가게)’가 아니라 ‘ 유니트먼트 스토어(여러가지가 융합된 가게)’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목표를‘ 입주사와 커뮤니티가 융합할 수 있는 가게 만들기’로 정했지요. 보통 백화점이라고 하면 입주사만 늘어선 공간이지만, 마루야가든의 경우 각 층에 일반 점포가 입주할 수 없는‘ 오픈 스페이스’라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지역의 커뮤니티들이 이곳에서 일일 또는 격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면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 장기 교실 등 지역의 커뮤니티가 백화점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여기에 입주사의 참여가 더해지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영화 감상이 끝난 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제공하게 되고, 그 결과 영화 감상 토론회가 생겨나거나 서점에서 영화 테마에 맞는 책을 판매하게 됩니다.
지역 커뮤니티가 백화점에서 활동하게 된 후로 지금까지 백화점에 오지 않았던 사람들이 백화점에 방문하게 되고, 또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NPO의 활동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각 층의 오픈 스페이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에서 “ 마루야가든은 우리의 활동에 있어서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백화점이 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닌, 쇼핑은 물론 또 다른 만남과 소통의 장소 같은 존재가 되어서 좋습니다. 이로 인해 마루야가든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백화점이 되었지요. 지난2011년에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제일 큰 백화점인 오사카의 아베노하루카스 백화점에서 비슷한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요청이 와서 이곳에서도 커뮤니티 디자인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 이미지 출처 www.studio-l.org







교수님이 경험한 다양한 배움들과 전공 분야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어떻게 융합되어 시너지를 낳고 있으신지 말씀해 주세요.
저는 원래 대학에서 조경 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지역 계획을 배운 뒤 직장에서 건축 설계를 했습니다. 이른바 디자인 업계의 실무를 경험하면서, 워크숍과 퍼실리테이션, 사회복지 및 사회교육 등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분야에 디자이너가 거의 관여하지 않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회 복지 및 사회 교육 분야에도 디자인의 창의력을 도입하기위해 ‘ 사회적 과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디자인 회사’,‘ 물건을 만들지 않는 디자인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디자인은 ‘ 물건이 팔리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과제와 융합해 새로운 빛을 발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디자인 분야뿐 아니라, 사회의 과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이나 웹사이트 등에 대해서도 항상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커뮤니티 디자이너로서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사람과의 관계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세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는 상대방이 제시한 의견을 부정하지 않으려고합니다. 커뮤니티 디자인의 경우, 시민들이 용기를 내어 제시한 의견이 부정되면 다음 의견을 내고자 하지 않습니다. 어떤 의견도 모두 긍정하고 받아들인 후 그렇게 모인 많은 의견들을 융합시키거나 분리시키면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이 아이디어들은 ‘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 1년 후에 할 일’,‘ 5년후에 할 일’ 등 시간에 따라 나누어 지금 당장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도 미래의 할 일로 소중히 합니다. 때때로 대화를 하다보면‘ 미래의 할 일’이 조금씩 변화해 현실적인 아이디어가 되기도 합니다. 한편 서로 대립해서 어떻게 해도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커뮤니티의 경우 억지로 친해지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활동을 하도록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그 활동들이 모여 마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노력합니다
커뮤니티 디자이너와 시민과의 관계는 워크숍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워크숍에서 새로운 발상은 나오지 않습니다.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워크숍이기 때문에 시민으로부터 새로운 발상이 태어나 같이 대화의 장을 디자인해야 합니다. 원래 카드 게임을 만들거나, 모두 간단한 영화를 만들어 상영함으로써 시민의 창의력을 높이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창의력이 높아지게 되면 대화의 장에서 나온 의견도 양질의 아이디어가 될 소지가 많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의 커뮤니티 디자인의 흐름과 추세는 어떤가요?
일본의 커뮤니티 디자인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많은 젊은 세대가 커뮤니티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바라고 있지요. 그러나 아직 정부나 의회가 커뮤니티 디자인을 잘 이해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어서 정책과정에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커뮤니티 디자인 관련자들이 정부기관의 내부 결재나 의회에 대한 설명 방법 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 사무실의 직원은 몇 년간 시청 등에 파견돼 행정 업무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은 지진해일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란 책도 출간하셨는데 과연 디자인은 지진과 해일 등 자연 재해 앞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일까요?
디자인은 ‘ 공감을 낳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디자인이 직접 사회의 과제를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과제를 효과적으로 알리거나 사람들이 힘을 합쳐 극복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도 공공서비스디자인과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커뮤니티 디자인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조언을 해 주신다면?
한국도 앞으로 인구 감소 사회를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 성장이 계속되는 시대였지요. 물건이 부족하고 건물도 부족하기 때문에 ‘ 물건을 만드는 일’이 중요했고, 디자인도 이에 기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인구 감소의 시대에는 물건과 건물이 남는 시대입니다. 물건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힘을 다른 분야에서도 발휘할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디자인은 어느 시대에서도 사람들의 생활을 풍요롭고 즐겁게 하기 위해 존재해 왔습니다. 공공서비스디자인과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에 관련된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에 직면할 때가 많지만 즐기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즐거운 디자인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야마자키 료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저는 빅터 파파넥을 존경합니다. 오래전부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을 언급하고 있던 사람으로, 지금도 그의 담론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인구 감소 시대에 더욱 중요한 디자이너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야마자키 료 교수님이 2013년 계획하시는 일과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2014년에 일본 최초로 동북예술공과대학에 커뮤니티 디자인학과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젊은 커뮤니티 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준비의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커리큘럼을 고민하고 교수와 학생을 모을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동북예술공과대학 내에 의 사무실을 설치해 직원이 그 지역의 커뮤니티 디자인의 실무를 담당하게 함과 동시에 그 현장에 학생들이 함께 가서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2013년, 제가 할 가장 큰 일입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커뮤니티 디자인을 위해 일본 각지를 방문하면서 맛있는 것을 먹을 때입니다. 언젠가 한국도 방문해 맛있는 삼계탕을 먹어보고 싶네요(웃음).





글. 은찬미 <한국디자인진흥원> 글로벌사업협력실 사무원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