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동안 작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KBS 대하드라마  ''대왕세종’에 대한 타이틀을 쓰게 되었다. 다른 제품의 타이틀은 컨셉이 명확한데 이것은 세종의 일대기를 다루는 것이다보니 표현이 어려웠다. 한편으로는 한글을 만든 세종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 기쁘고 보람되었다. 하지만 작업이 끝나고 보니 글씨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면이 있어 아쉽다.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은탑 산업훈장을 받으셨는데 소감을 말한다면?

많은 훌륭하신 분들이 계신데, 제가 그 큰 상을 탔다는 게 받고보니 부담이 크다. 캘리그래퍼로서 한글에 대한 새로운 글꼴을 보여주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고, 디자인의 다른 영역으로 캘리그래피를 인정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술통>이라는 회사 네이밍이 인상깊다. 의미가 있을까?

술 예찬론자인데 가끔 처음 만난 사람들이 밍숭밍숭한 상황에서 술을 한잔하면 바로 친구가 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고, 이 술이라는 것은 적당히 잘 마시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빠르고 부드럽게 한다고 생각해 술통이라고 지었다. 글씨로 세상을 좀 더 부드럽고 아름답게 소통하고 싶다. 활자는 위선적이다. 정보전달을 빨리하는 것은 좋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지는 않다. 결국엔 우리가 살면서 내는 소리라든지 자연, 인간의 삶이 시각화 된 것이 한글인데 삶의 희노애락을 담아서 보내면 사람과의 소통을 부드럽고 다정다감하게 빨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 그래서 술통이라는 이름으로 정했다. 술술 잘 통하는 세상! 이런 의미다.








최근 디자이너면서 글씨나 글자체에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후배들이나 디자이너들이 캘리그래피를 배우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디자이너로서의 자질, 경험이 좋은 글씨를 쓰는 바탕이 되는 것은 분명한데, 캘리그래퍼는 반드시 서예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서예란 것은 문자조형예술이며 자기의 철학, 이상을 글씨로 표현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데 붓이란 재료는 많이 연습하지 않으면 쉽게 다룰수 없는 재료다. 붓을 잘 다룬다고 해서 좋은 글씨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붓을 잘 다루어서 좋은 글씨를 쓸 수 있는 기본이 되어야 한다. 전반적인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씨 쓰기를 좋아해야 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한글 서예나 캘리그래피로서의 멋.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글에는 다양한 꼴이 있으며, 한자 못지않은 조형성을 갖추고 있다.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 따라 무궁무진해지는 것이 한글과 캘리그래피의 매력이다. 시장을 지켜내는 것은 좋은 글씨뿐 아니라 좋은 사람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좋은 교육이 필요하다. 어떤 이론도 훌륭한 작품에 비할 수는 없지만 훌륭한 작품이 바로 이론이고 그 분야를 지킬 수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그것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