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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를 향한 소리 없는 전쟁, 사진작가 김중만









김중만은 여전히 바쁘다. 토크 콘서트를 여는가 했더니, 사람들과 모여 고궁으로 촬영을 나가고, 사진전을 연다.
순수사진작가로 전향한지 5년 여, 본인은 사진이 단순한 기록물이라며 부정하지만 사진 속에 담긴 한국의 아름다움은 그가 사진작가가 아닌 예술가임을 증명한다.







‘CHOSUN DYNASTY’ TAMNA VALLEY.HALLA. MT. JEJU ISLAND. KOREA. 2011








청담동에 있는 김중만 작가의 스튜디오에는 오후 햇살이 가득했고, 십여 마리 정도 되는 새가 청아하게 소리를 내며 스튜디오 안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 공간을 익숙한 몸짓으로 김중만 작가가 누빈다. 2009년 ‘무릎팍 도사’출연 후 알아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한동안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레게머리를 과감하게 잘라버렸다는 김중만. 하지만 그는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만큼 스타일리시하다. 게다가 얼마 전 길거리에서샀다는 은빛 고글을 자랑하며 “멋지죠? 사진 찍을 때 최고예요”라는 그의 눈빛에는 젊은 장난기가 가득하다. 온몸에서 열정이라는 열기가 느껴지는사람, 그가 김중만이다. 그런 그에게 근황을 물었다.

"지난 추석 때 12년 만에 보라카이로 가족 여행을 떠났어요. 새삼 그곳에서 가족의 소중함, 따뜻함을 느꼈죠. 그리고 갑자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이 끝나자마자 아는 사람은 한 명도없는 베가(팬택)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베가로 찍은 사진전을 열겠다고. 베가 쪽에서 상당히 당황하더니 다음날로 베가 3대를 보내왔습니다(웃음).” 이렇게 해서 1월부터 열리는 은이 전시회로 얻어지는 모든 수익금을 선천적으로 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돈이 없어 백내장 수술을 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 작지만 이런 나눔 실천은 35년 간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아프리카에서 숨을 거둔 아버지의 영향이 큽니다. 아버지의 발끝에도 미치지못하지만, 아버지가 제게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박애주의라고 생각합니다.”






RED LIGHT OF WALKINGINTO STRANGE CITES ‘2 CECONDS’ 2009 ~ 2012










사진은 기록하지만 디자인은 삶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지만 그가 요즘 몰두하고 있는 작업은 중랑천 뚝방길을 찍은 ‘상처의 거리’와 ‘레드 라이트’다. 건축물 폐기물이 쌓인 뚝방길의 사연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2004부터 약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김중만 작가는 매일 뚝방길을 걸으며 나무들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찍을 수 있겠니?”, “내가 찍어도 되겠니?” 이렇게 매일 같이 똑같은 질문을 던진 후에야 겨우 카메라를 들 수 있었다. 그렇게 2008년부터 찍은 사진이 지금까지 약 4만 5천 장. 그리고 그 사진은 거대한 한지로 옮겨지고 있다. 한지에 담긴 그의 사진은 다른 그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함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레드 라이트’는 횡단보도에서 빨간 신호에 걸려 멈추게 되면 그때 주변으로 보이는 건물을 촬영한 시리즈다. 작품을 촬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초. 2009년부터 재미로 촬영하기 시작한 이 작품도 상당한 수가 모였다. 사진 위에 김중만 작가의 시선으로 다시 채색된 그의 작품은 한 장의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 예술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창작물이라면 사진은 있는 대상(정보)을 재해석해 구성하는 일종의 기록물로 시대의 메신저 역할이라고할 수 있죠.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예술과 사진 그 경계, 다시 말해 삶의 테두리예요. 삶의 파편을 함축해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삶의 툴인 셈이죠.”






한국의 정서가 세계의 경쟁력

꽤 오랫동안 국내 내로라 하는 스타의 사진은 물론 영화 ‘괴물’, ‘ 타짜’의 영화 포스터, CF 촬영 등으로 국내에서 최고로 잘 나가는 사진작가의 길을 달렸지만, 상업사진을 내려놓고 한국의 아름다움으로 눈을 돌린 김중만 작가.
“상업사진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상업사진은 상업사진 나름대로 그 의미가 있어요, 단지 사진은 몸과 발로 찍는 작업으로 그런 사진 작업에어느 날 한계를 느낀 거죠. 순수사진작가 전향을 선언한 후 한동안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일을 같이 하자는 유혹도 컸지만, 전 한번 한다면 독하게 끊어버리는 스타일이라 모두 다 거절했습니다. 그때 사실 배가좀 아프긴 했죠(웃음).”


순수사진작가 전향 후 그에게 들어온 의뢰는 한국관광공사의 ‘한국의 이미지’ 촬영. 이 작업을 통해 그는 사진 경력 34년 만에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찾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정말 비주얼 콘텐츠가 뛰어난 곳입니다. 2시간만 달려도 음식,풍경, 사투리가 다른 곳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해외로 활동하다 처음으로 진지하게 마주한 한국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그 비주얼에 담긴 정서를 깨닫고 이해했을 때, 저는 이것이야 말로 내가 세계에서 경쟁할수 있는 힘이라고 느꼈어요.”
유명한 외국 작가가 한국을 찍어도 그 밑바탕에 깔린 정서를 이해하지 않는다면 그 작품이 진품이 될 수 없듯, 그 역시 아무리 아프리카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도 그들의 정서를 100% 전달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은것이다.



지난해 10월,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작품을 오마주해 사진으로 재탄생시켰던 개인전 <이지적 우아함: 르네 마그리트를 생각하며>가 유일한 그의 일탈이었다고 고백하는 김중만 작가. 오로지 사진으로만 경쟁하겠다는 김중만의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세계 톱 10’에 드는 것. 이를 위해 그는 오늘도 소리 없는 전쟁 중이다. ‘생각보다 인생은 아름답다’는 그의 철학이 카메라의 사각 프레임에 어떻게 담기고 표현될지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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