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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떠나는 세계 디자인 여행 - 100% 리얼‘ 디자인 라이프’를 느끼는 방법 -




런던, 뉴욕, 바르셀로나, 도쿄… 세계의 도시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높은 고층 빌딩과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북적이는 사람들은 전 세계 대도시의 공통적인 맨 얼굴이지만, 이들 도시에 개성과 매력을 더해주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흔히 디자인은 ‘스타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진정한 디자인은 ‘라이프’, 삶 그 자체다. 우리가 입는 옷, 사는 집,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에도 ‘디자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자인 여행은 건축 여행, 또는 예술 여행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예술을 찾아가는 것은 비슷하지만 그것을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그곳에 터 잡고 살아가는 일상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 각국의 디자인과 디자인 라이프를 소개하는 책들이 여러 권 눈에 띈다. 직접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만 책으로나마 각국의 디자인을 엿보며 잠시 그곳에서 생활하는 기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각국의 대표적인 디자인 제품들을 주변에 늘어놓는다면 한층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하고 싶은 라이프 스타일, 북유럽 디자인

여행의 출발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북유럽부터 시작해보자. 요즘 대한민국 신혼 부부 집의 인테리어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북유럽 디자인의 힘, 그 원천이 궁금하다면 <북유럽 디자인> (안애경, 시공아트)를 펼쳐보자. 현재 핀란드에 살면서 아트 디렉터로 한국과 핀란드를 오가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가 보는 북유럽 디자인은 자연과 전통을 존중하며 간결하고 실용적인, 그리고 무엇보다 민주적인 디자인이다. 누구나 질 좋은 디자인을 누릴 수있는 권리가 북유럽만큼 잘 실현한 곳이 없다는 얘기다. 책에서는 단순히 아름다운 디자인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북유럽 디자인을 만든 북유럽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디자인 철학까지 꼼꼼하게 담아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법 큰 판형에 시원스럽게 들어간 사진들이 ‘이 물건, 나도 갖고 싶다!’를 부르짖게 만드는 마력을 뿜어낸다.
북유럽 디자인 중에서도 핀란드 디자인에 주목한 <핀란드 디자인 산책> (안애경, 나무수), 북유럽의 디자인을 직접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북유럽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활동 중인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를 담은책 <친절한 북유럽> (김선미 외, 아트북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북유럽 디자이너 8인의 집과 작업실을 공개한 <북유럽 생활 속 디자인> (시주희 외, 부즈펌), 북유럽 크리에이터 10명의 일상을 직접 들여다본 <북유럽 라이프 디자인>(에디션 드 파리, 시드페이퍼)도 함께 권한다. 책을 읽다보면 북유럽의 디자인보다 북유럽 특유의 소박하고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같지만 다른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그리고 스위스 디자인

지리적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그리고 스위스는 언어나 인종, 문화, 그리고 역사가 서로 얽혀 있어 공통점이 많은 곳이지만 막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점도 참 많다. 이런 각국의 특징은 디자인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독일 디자인 여행> (정인영, 안그라픽스)은 독일로 디자인 유학을 떠난 저자가 중계하는 독일인의 일상과 디자인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벤츠, BMW, 폭스바겐 등을 탄생시킨 자동차의 명가, 근대 디자인의 정신이라 일컬어지는 바우하우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여기까지만 봐도 독일 디자인의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데, 여기에 정리정돈, 청결, 근면과 절약이 몸에 밴 독일인들의 생활습관이 더해져 처음엔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정이 가고오래 두고 써도 아름답고 고장나지 않는 멋진 디자인 제품이 탄생되었음을 알게 된다. 책의 후반부에는 요즘 런던과 뉴욕을 제치고 가장 ‘핫’한 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베를린의 디자인 명소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압권은 지하철역마다 펼쳐지는 타이포그래피의 향연. 지하철역이 이 정도니 일상 속 디자인의 수준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독일의 서쪽에는 네덜란드가 있다. 우리에겐 튤립, 풍차, 히딩크의 나라 정도로만 알려진 네덜란드는, 사실 20세기 디자인에서는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디자인 선진국이다. <불공평하고 불완전한 네덜란드 디자인 여행>(최성민, 최슬기, 안그라픽스)을 통해 접하는 네덜란드는, 오랜 사회민주주의의 전통으로 공적 이익을 중시하는 공공디자인이 발달되었고, 또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네덜란드에서는 매춘과 마리화나도 합법이다)의 영향으로 디자이너의 개성이 어디보다 잘 보호받는 곳이다. 책에서는 네덜란드 디자인의 장점들뿐만 아니라 현재 안고 있는 고민들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디자인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깊이 있는 탐구를 하고자 한다면 이들의 고민과 논쟁에서 생각할 꺼리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여행지는 벨기에다. 벨기에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 사이에 위치한, 우리나라 경상남북도를 합친 크기의 좁은 땅덩이지만 프랑스의 화려함, 독일의 미니멀리즘, 네덜란드의 실용주의, 북유럽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다음 세대의 디자인 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벨기에 디자인 여행> (지은경, 안그라픽스)은 이 작지만 환상적인 나라 벨기에의 디자인을 중세 건물과 초현대식 건물이 전혀 이질적이지 않게 어우러진 도시 디자인, 신선한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패션 디자이너들, 그리고 테이블 위의 예술을 만들어내고 있는 다양한 요리 문화 등등으로 나누어 요목조목 살펴보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디자인 작품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도 보이는데, 바로 만화주인공 틴틴과 스머프다. 1929년에 탄생한 틴틴, 그리고 1958년에 첫 선을 보인 스머프 친구들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큰 사랑을 받는 것 처럼, 벨기에의 디자인에서도 시간을 흘러도 낡지 않는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디자인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스위스도 빠뜨릴 수 없다. 타이포그래픽 디자이너 박우혁이 스위스 바젤 디자인 대학교에서 2년간 머무르며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담은 책 <스위스 디자인 여행> (박우혁, 안그라픽스)은 스위스 디자인의 성지들과 타이포그래피 작품들,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스위스의 여권과 쓰레기 봉투, 네 가지 언어로 장식된 스위스의 화폐, 카니발을 맞아 거리를 가득메운 빨간 십자가 등을 사진을 통해 다채롭게 담아냈다.










I am the party! 스페인 디자인

다음은 뜨거운 나라 스페인으로 가 보자. 같은 유럽이라도 스페인의 디자인은 북유럽과도, 중부유럽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정열적이고, 유쾌하고, 한 마디로 늘 축제같은 느낌이다. 스페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유혜영이 쓴 <스페인 디자인 여행> (유혜영, 안그라픽스)은 열정 그 자체인 스페인, 그 중에서도 바르셀로나의 디자인을 중요한 지역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19세기 모더니즘을 느낄 수 있는 에이샴플라, 젊은이들 사이에서 참신하고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른 라발, 공공디자인의 모범사례인 바르셀로네타 해변, 바르셀로나의 보석이라고 할 말한 람블라 등을 거닐며 각 지역의 디자인 아이콘과 눈에 띄는 숍, 다양한 문화들을 이야기한다. 중간 중간 삽입된 절로 웃음이 나는 귀여운 일러스트는 ‘나는 이상한 노랑’이라는 아티스트명으로 활동 중인 저자 유혜영의 작품.




세계 디자인의 중심, 런던 디자인

2012년 런던올림픽을 통해 여유롭게 증명했듯이, 런던은 현재 파리와 뉴욕을 제치고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세계 디자인의 중심이다. 많은 이들이 런던으로 디자인과 미술을 공부하러 떠나고 있는데, 런던 디자인 학교에서의 경험은 <런던 일러스트 수업> (박상희 외, 아트북스)에서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런던으로 디자인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한 번쯤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런던디자인 산책> (김지원, 나무수)은 평범함 속에 세련미와 은근슬쩍 유머를 감춘 런던의 디자인을 가볍게 산책하듯 스케치한다. 빨간 이층버스, 런던 지하철, 윌리엄 모리스의 집과 같은 영국 디자인의 뿌리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아이콘외에도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를 잇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작품들과 박물관, 오픈 스튜디오, 디자인 페스티벌 등도 충실히 소개하고 있다. 런던을 대표하는 디자인 아이콘들을 보다 자세히 보고 싶다면 런던을 대표하는 브랜드와 디자이너, 디자인 회사와 생활 디자인, 그리고 디자인 교육을 27개의 키워드로 정리한 <런던 수집> (이은희 외, 세미콜론)이, 디자인의 도시 런던에서 만날 수 있는 착한 가게, 멋진 물건들이 궁금하다면 <런던의 착한 가게> (박루니, 아트북스)가 도움이 될 것이다.









I♥NY, I♥뉴욕 디자인

자, 이제 대서양을 건너 미국, 뉴욕으로 떠나보자.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매력만점의 도시 뉴욕은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성지 순례처럼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뉴욕 디자인> (권지은, ARTFEVER)은 디자인 순례를 위해 뉴욕을 찾는 이들에게 딱 맞는 가이드다. 총 7일간의 뉴욕 디자인 투어를 제시하고, 각 코스마다 방문하면 좋은 디자인 조형물, 디자인 역사가 담긴 장소들, 그리고 빠뜨리면 섭섭한 음식점과 카페도 정리했다. 여행을 온 사람과 공부를 하러 온 사람은 같은 장소라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볼 것이다. <친절한 뉴욕> (박루니 외, 아트북스)은 뉴욕의 3대 디자인 스쿨 ‘SVA’, ‘ 파슨스’, ‘플랫’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을 직접 취재한 디자인 스쿨의 분위기와 교육 내용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 뉴욕 디자인 스쿨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될 뿐만 아니라, 뉴욕에서는 어떤 철학과 마인드로 디자인을 대하는지를 직접 느껴볼 수 있다.




골목길에서 만나는 도쿄 디자인

이제 여행은 먼 길을 돌아서 가까운 이웃 일본으로 왔다.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온 많은 이들이 감격하는 것 중 하나가 일본의 다양한 ‘잡화 문화’다. <잡화 도쿄> (신현경, 웅진리빙하우스)는 장인의 수제품부터 첨단 제품까지 취향대로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생활 잡화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고즈넉한 골목길을 산책하다 우연히 마주치는 작은 잡화점의 풍경과 매장 주인들과의 인터뷰,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전하는 감성들이 친숙하면서도 따스하다. 일본으로 디자인 여행을 간다면 나오시마도 빼놓을 수 없다. 시코쿠 가가와현에 위치한 작은 섬인 나오시마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산업폐기물로 오염되어 외면받던 곳이었다. 하지만 기업인과 예술가들이 참여한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20년 만에 디자인과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해 지금은 아름다운 자연과 현대미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새로운 컨셉의 예술 섬으로 각광받고 있다. <나오시마 디자인 여행> (정희정, 안그라픽스)은 공공디자인의 관점에서 나오시마를 둘러보고 소개하는 책이다. 섬 전체에 들어선 미술관과 예술작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예술과 함께 조화롭게 삶을 꾸려가는 주민들의 생활을 엿보는 것도 흥미롭다.









자, 이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야할 시간이다. 당신의 가방에 차곡차곡 들어찬 기념품과 디자인 제품들도 멋지지만, 어쩌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야말로 정말 소중한 수확일지도 모르겠다. 디자인을 보는 안목, 아름다움에 대한 높은 기준, 그리고 보다 나은 삶을 향한 열망 같은 것 말이다. 더 좋은 디자인, 그것은 더 멋진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
#이미지 제공 박수진





글.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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