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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 기록을 디자인으로 갈아치우다. 프레디 요너 (Freddie Yauner).

비평적 디자인(Critical Design)의 가장 큰 시도중 하나는 아마도 대량생산과 판매를 위해 물건에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추가하던 기존의 디자인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계 경제 시스템의 붕괴 위험과 함께 시작된 기존의 사회체계(Social Structure)의 불신등은 이 움직임에 더욱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디자이너는 이제 더 이상 비지니스의 종속적인 단체가 아닌, 그 들 독자적인 영역을 발견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 시도는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아직 그들을 수용할 만큼의 충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예술과 디자인의 모호해 지는 경계, 산업을 거부하지만 그와 동시에 산업 속에 남기를 원하는 비평적 디자이너들의 모순적인 발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야기 시킨다.


Benchmarking, Freddie Yauner, 2008, Copyright © Freddie Yauner 

이러한 젊은 비평적 디자이너들을 위한 전 세계의 몇 안되는 보금자리로서 우리는 영국왕립예술학교의 디자인 프러덕트(Design Products)의 플랏폼(Platform) 13과 디자인 인터렉션(Design Interaction)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 프러덕트의 플랏폼 13번 역주1은 이미 실험적인 집단으로 알려져 있는 영국왕립예술학교 중에서도 가장 전위적인 집단으로 알려져 있으며, 옹카 쿨라(Onkar Kular)와 트로이카(Troika)의 세바스티안 노엘(Sebastian Noel)이 이끌고 있다. 디자인 인터렉션의 경우 비평적 디자인의 창시자 라고 할수 있는 던 앤 라비(Dunne & Raby)를 주축으로, 노암 토란(Noam Toran), 오거-르와조(Auger-Loizeau), 엘리오 카카발레(Elio Caccavale)등이 이끌고 있다. 이중에서도 먼저 프레디 요너(Freddie Yauner)와 대쉬 앤 뎀(Dash & Dem)을 토대로 영국왕립예술학교의 디자인 프러덕트의 플랏폼 13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왕립예술학교 디자인 프러덕트는 2009년까지 론 아라드(Ron Arad)가 그리고 지금은 토르트 본체(Tord Boontje)가 학과장을 맡고 있는데, 전혀 다른 성질을 띄는 총 6개의 플랏폼으로 이루어져 있다. 플랏폼은 약 3명의 강사(Tutor)와 10여명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프로젝트 유닛이다. 학생들은 2년동안 플랏폼에 머무르며 프로젝트, 전시, 액티비티(Activity), 리서치(Research), 여행 등을 함께하며 서로의 생각과 작업의 프로세스를 공유한다.


Because We Can중 The Fastest Clock in the World, Freddie Yauner, 2007, Copyright © Freddie Yauner 

프레디 요너(Freddie Yauner)는 영국 뉴케슬(Newcastle)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비평적 디자이너다. 그는 2009년 영국왕립예술학교 디자인 프러덕트를 졸업하고 현재 영국, 뉴케슬의 노섬브리아에 적을 두고 활동 중이다. 그의 작업은 작은 제품부터 공간작업,  공공성을 지닌 예술품까지 다양성을 보이고 있는데, 그의 작업 역시 다른 비평적 디자이너들과 마찬가지로 미학적인 고찰보다 관계와 소통에 더 중점을 둔다. 그에게 디자인된 물체는 사회의 경계를 표류하는 도구로써 사용되고, 디자인의 개념은 추정에 대한 질문과 경계를 확장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그의 작업들은 특이하게도 다수의 기내스북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본지를 빌어 그 중 몇 가지를 들여다 보자.

Because We Can중 The Fastest Clock in the World, Freddie Yauner, 2007, Copyright © Freddie Yauner


Because We Can중The Highest Popping Toaster, Freddie Yauner, 2008, Copyright © Freddie Yauner

비코즈 위 캔(Because We Can) 프로젝트는 과도할 정도로 최상의 제품들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대 컨템포러리 디자인과 소비지상주의에 팽배하게 존재하는 가장 크고(the biggest), 제일 좋고(the best), 가장 빠른(the fastest)같은 단어들에 바치는 풍자적 비평이라고 할수 있다. 예를들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시계(The Fastest Clock in the World)에서 우리는 백만분의 1초까지 눈으로 확인할수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높이 튀어나가는 토스터(The Highest Popping Toaster)”는 압축된 가스와 기계장치를 이용해당신의 아침식사를 지금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한 높이까지 튀어오르게 할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다이어리(The Most intricate Diary)”는 당신의 한 시간을 두 페이지에 걸쳐 극도로 섬세하게 메니징 할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최고의 슬로건을 장착한 이 친근한 가정용 물건들은 유형 분류 체계(typologies)속에 존재하며 소비재 돌연변이의 최전선에 위치한다. 이 소비재가 지닌 과다함은 모순되게도 각자의 위치에서 경계를 극복하는, 선천적인 결함들로서 존재의 가치를 지닌다.


Because We Can중The Most Intricate Diary, Freddie Yauner, 2008, Copyright © Freddie Yauner


Signs of Life, Freddie Yauner, 2007, Copyright © Freddie Yauner 

프레디의 디자인된 제품에 관한 표류는 계속된다. 우리는 “달리는 사람(Running Man) 역주2”이라고 불리는 방향을 지시하는 비상구 유도등(非常口 誘導燈, emergency exit sign)에 둘러 싸여 살아간다. 이 유도등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동안 방향을 표시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기능을 원하는 순간은 한정적이다. 만약 유도등이 자신의 방향을 알려줄 객체를 지니지 못한다면 어떠한 의미를 지닐것인가. 사인즈 오브 라이프(Signs of Life)는 혹사당하는 유도등의 픽토그램을 재조명 한다. 이 작업은 그레이트 이스턴 호텔(Great Eastern Hotel)의 ‘불면’ 展(Sleepless Exhibition)을 위해 장소특정적 인스톨레이션(Site-specific Installation)으로 제안되었다. 오직 누군가가 자신의 앞에 섰을 때만 유도등으로서 기능하는, 그 이외의 시간에는 무의미하고 추상적인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며 휴식을 취하는 인터랙티브 픽토그램 애니메이션 형태로 존재한다. 사인즈 오브 라이프는 유도등이라는 기능의 존재의 의미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인지하는 신호체계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역주 2 : 비상구 유도등의 한 형태인 “달리는 사람”은 1982년에 유키오 오타(Yukio Ota)에 의해 처음 제안됬다. 이 유도등은 현재 일본, 대한민국, 타이완을 포함한 중국, 태국에서 주로 사용되어 왔으며 얼마전 영국, 호주, 노르웨이, 뉴질랜드와 뉴욕시에서 공식 유도등으로 채택되어 거의 모든 도시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된다. Exit라는 글자로 구성된 유도등은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에서 표준으로 등록이 되어 있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주로 사용되고 있다.

Signs of Life, Freddie Yauner, 2007, Copyright © Freddie Yauner  

그의 영역은 일상적인 제품에서 벤치마킹(Benchmarking)이라는 작업을 통해, 공간과 비공간의 영역으로 확대된다. 벤치마킹은 영국, 런던, 디자인 뮤지엄의 디자인 뮤지엄 탱크(Design Museum Tank)를 위해 고안되었다. 이 압출성형된 야외용 벤치는 디자인 뮤지엄 탱크의 유리벽에 의해 두 부분으로 절단되어 있다. 이 인스톨레이션은 디자인 뮤지엄의 목적, 본성 그리고 역할에 대한 고찰의 결과물이다. 디자인 뮤지엄 탱크 내부의 벤치는 종이로 만들어 졌는데, 이는 디자인 뮤지엄의 보호와 보존 책임에 의해 박제된 디자인 제품을 투영한다. 탱크 외부의 벤치는 균일한 형태와 방향을 가지며 탱크로 부터 빠져나와 접근가능한 재질인 나무로 구성되어 시민들에게 앉을 곳을 제공하고있다. 뮤지엄의 공간속에 위치한 디자인 걸작(masterpiece)들은 사용자들과 접촉이 차단됨으로서 디자인의 1차적 목적인 실용성을 상실한체 존재한다. 기본적인 의도를 잃어버린 한정판(limited edition)이 주목받는 디자인 시대를 이끄는 디자인 뮤지엄이 가진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프레디 요너는 벤치마킹을 통해 현대 컨템포러리 디자인의 가장 큰 쟁점을 우회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Benchmarking, Freddie Yauner, 2008, Copyright © Freddie Yauner 


Benchmarking, Freddie Yauner, 2008, Copyright © Freddie Yau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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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황

디자이너 김황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왕립예술학교(RCA)의 제품 디자인과(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차세대 디자인 리더 8기,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2기로 선정되었다. 현재 Philips Amsterdam에서 Senior Interaction Designer로 활동하고 있다.

www.hwangkim.com | hwang.kim@network.rca.ac.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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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요너 #Freddie Ya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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