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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한 가장 쉬운 언어, 픽토그램

픽토그램(Pictogram)은 그림(Picture)과 전보(Telegram)의 합성어로,
국제적인 행사 등에서 사용하기 쉽게 제작된 그림문자이자, 언어를 초월해서 직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된 그래픽 심벌(Symbol)을 말한다.


픽토그램은 18세기 산업혁명과 더불어 새로운 법칙과 기호의 언어를 생산해냈다. 기술 및 수송의 놀라운 발전과 함께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새롭고 전문화된 체계가 필요해진 것. 1909년 프랑스 파리에서 최초로 그림 기호 형태의 교통표지판이 통과되어 국제 협약으로 인정되었으며, 1927년 국제연맹 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국제적인 교통표지판 사용법이 제정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픽토그램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현재 우리가 흔히 공공시설이나 화장실, 지하철 등에서 보는 픽토그램은 국제 표준 규격(ISO)으로 지정된 전세계 공통의 그림문자다.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픽토그램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발전을 거듭한 픽토그램은 2011년 기술표준원에서 양성평등, 장애인 배려, 다문화 사회를 고려한 새로운 픽토그램 35종을 국가 표준(KS)으로 제정했다. 예컨대 버스 노약자석에 부착돼 있던 어린이 동반자 우대석 픽토그램의 경우 기존에는 치마를 입은 여성을 형상화했으나 자칫 육아가 여성의 몫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남녀 성 역할을 고정관념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성별이 드러나지 않도록 수정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동시대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는 그림문자

지난해 미국 뉴욕의 한 건널목 표지판에 현 세태를 풍자하는 픽토그램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길을 건널 때는 반드시 SNS를 금지한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픽토그램이었다. 하루 24시간 스마트 폰을 손에서 절대 놓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픽토그램의 유쾌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프랑스에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그 세로빅(Jug Cerovic)’의 세계의 지하철 노선도가 화제다. 현재 저그 세로빅은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인 ‘inat’에 우리나라 서울을 비롯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미국 뉴욕,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지하철 노선도 등을 올렸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에서는 외국인의 시선에서 서울의 명소로 한강을 꼽아 이를 강조해 픽토그램화시켰으며, 직선보다는 곡선이 두드러진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그의 픽토그램은 모두 손수 디자인했다는 점과 해당 국가 언어가 표기되어 있다는 점은 감탄할 만한 요소다.


최근 하나은행이나 안랩 등 기업에서는 기업 아이덴티티를 그래픽 픽토그램으로 표현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몇몇 기업에서는 이미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픽토그램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하나은행이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하나은행 픽토그램의 경우 ‘201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분을 수상하며 전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픽토그램으로 보는 안랩’은 안랩의 기술력과 통합, 보안, 제품들을 재미있고 단순화해 표현한 사례로 꼽힌다. 안랩의 픽토그램은 세계적인 브랜드 디자인 회사들의 정보 공유 공간인 ‘브랜드 뉴(Brand New)’에서 주최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어워드’ 수상이라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이제 그래픽을 이용한 픽토그램을 빼놓고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논할 수 없게 되었다. 픽토그램은 ‘인간을 위한 언어’라 규정한다. 인간의 뇌는 청각과 후각, 미각적 인식 기능이 20%를 차지하는데 반해 시각적 인식 기능은 80%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시각적인 요소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가장 빠른 방법이며 이를 다시 기호로 함축시키면 그 효과는 더욱 강력해진다.
기호는 짧은 시간 안에 뇌리에 각인시켜 구체적인 설명 없이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커뮤니케이션 요소임엔 틀림없다.


 


 


픽토그램 작업을 시작한지 올해로 11년째다. 소감이 어떤가?

픽토그램의 정의와 표현 방식을 구체화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픽토그램 작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디자이너로서는 유일하게 픽토그램 위주로 작업해왔는데, 그간 어느 정도 수확의 기쁨도 맛봤다. 
특히 정보 전달에 국한되던 픽토그램의 역할을 감정을 담은 표현 방식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던 점, 디자인과 미술과의 만남 즉 픽토그램에 회화 요소를 결합시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점은 큰 성과다.




자신이 쓴 책에서 “픽토그램은 조형성과 메시지 전달 방식을 이해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며, 디자이너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라고 언급했다. 그 이유는 뭔가?

픽토그램이 갖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이야기한 거다. 디자인 영역에서 포토그래픽이나 타이포그래픽, 픽토그래픽과 같은 영역은 변하지 않는 가치로 인정한다. 디자인이 만들어진 고전 시기부터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하며 기초적인 요소로 쓰여졌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뼈대만 제대로 알고 활용한다면 디자인의 가치는 무한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픽토그램이 갖는 매력이기도 하다.






사진제공 함영훈 | http://haamyounghoon.com




서체에서 발현한 픽토그램 작업 방식이 인상적이다.

기업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픽토그램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서체를 발견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기업은 고수하는 서체가 있다. 그 서체의 구성 원리를 깨서 여러 모양의 도형으로 분리한 뒤에 도형을 활용해 픽토그램 작업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기업이 갖고 있는 고유 색이나 심볼, 로고 등을 베이스로해 픽토그램을 구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업은 픽토그램을 통해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려는 최신의 디자인 트렌드와 결부된다. 픽토그램의 발전 가능성과도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픽토그램의 발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

픽토그램은 그림이 문자로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이제 여러 기업에선 이 디자인의 고유 영역을 자신의 고유 이미지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에선 이미 자신들만의 고유한 픽토그램을 가지고 있다. 이를 테면 어떤 로고나 심볼만 봐도 단박에 그 기업을 연상하듯 픽토그램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픽토그램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정보와 메시지를 전달하며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디자인 트렌드는 보다 더 쉬워지고 간결해지면서 쉽고 친숙한 것에 흥미가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픽토그램 시장은 그만큼 넓어지고 전문화될 수밖에 없다.



‘유일무이 픽토그래퍼 함영훈’의 발전 가능성도 궁금하다.

픽토그램을 통해 나의 생각과 메시지를 전하는 ‘파인 아트를 선보이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2009년 첫 번째 회화 개인전 ‘감정의 순간’을 통해 어느 정도 희망을 엿볼 수 있었고, 앞으로 픽토그램이 파인 아트로서 발전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픽토그램으로만 본다면 감정을 하나로 규격화해야 하지만, 거기에 미술이 합쳐진다면 다양한 형태의 감정을 상징화하여 나타낼 수 있다.
규칙과 규정을 깨부수는 것이 파인 아트 아니겠나? 오랜 시간 픽토그램 분야에서 ‘작가적 성향이 있는 디자이너’라고 불렸는데, 이젠 나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생산해내는 ‘작가’로 인정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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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토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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