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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 내일의 나라 _ 조빌송 아제베두(Jovilson Azevedo)

브라질 - 내일의 나라

조빌송 아제베두(Jovilson Azevedo)

 

지난 몇 달간을 걸쳐 이루어진 이 연재 시리즈는 브라질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자 한 노력이었다. Designdb 트렌드 리뷰의 독자들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이 나라를 여행하는 느낌으로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아바이아나(Havaianas) 조리처럼 국제적인 인지도를 지닌 브랜드라든가 TV글로보(TV Globo)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들처럼 브라질의 사회적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여러 움직임들을 살펴봤다. 나아가 브라질 축구를 논하며 브라질의 문화를 조금 들여다 보았고 남반구 최대의 은행인 이타우 유니방코(Itau Unibanco) 은행을 통해 브라질의 경제적 역량 역시 살펴 보았다. 이 글은 이번 브라질 시리즈의 마지막 연재로 브라질로  떠나는 또 다른 방식의 여정으로 꾸미고자 한다. 이번 여행은 다른 기사와는 달리 시간을 넘나드는 여정이 될 것이다.

 

그림 1. 리오데자네이루의 풍경

 

브라질은 제법 오래 전부터 미래학자들로부터 “미래의 나라”라 불려왔다. 그러나 브라질 국민들이 느끼기에 그 미래란 영원히 오지 않는 내일이자 현실이 되기에는 너무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경제적 안정이 찾아오면서 세계인들이 브라질을 바라보는 시각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된다. 브라질은 이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나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미래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것이며 예측이란 언제나 틀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브라질의 앞날을 점쳐 보자면, 현 시점의 여러 경제 지표들로 파악해 보건대, 근시일 내에 경제적으로 가장 튼튼한 나라 중에 하나로 꼽힐 것이다.
 
미국의 CIA는 2025년의 지구를 예측한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의 책임 필자였던 저널리스트 겸 역사학자, 알렉산더 애들러(Alexander Adler)는 브라질이 네 개의 신흥 강국, 브릭스(BRICs)가운데에서도 가장 탄탄한 경제적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들러는 브라질이 가장 안정적인 민주국가 체계와 견고한 재정 시스템, 성장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다른 세 개의 국가(중국, 인도, 러시아)와 비교했을 때 브라질인 지닌 강점은 분리파의 저항이 없다는 점, 인종이나 종교 갈등이 없다는 점, 그리고 단일 언어로 소통한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역시 브라질의 밝은 미래를 점치는데, 2020년 브라질의 GDP(국민총생산)가 연 2조6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브라질의 경제 규모는 곧 이탈리아의 그것을 능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낙관론이 브라질이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점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인 불평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지만 제법 해소될 것이다. 특히 교육은 각별한 관심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브라질은 선진국이 되기에는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필요로 하고 다른 선진국과 브라질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 그런데 왜 모든 예측들은 그렇게도 낙관적이기만 할까?

 

그림 2.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프로그램의 비주얼

 

그 이유를 헤아리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지난 몇 년간, 브라질은 브라질의 발목을 잡아온 지독한 경제 문제를 물리칠 몇 가지 수단을 얻었다. 그 중 첫 번째는 소득 재분배 정책으로 이는 국가 소득의 일부를 극빈층 가정을 지원하는데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원 대상은 취학 아동이 있으며 이들의 건강 백신 접종이 완료된 가정으로, 이 프로그램은 패밀리 펀드라는 뜻의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라 명명되어 장/단기 계획의 가정 경제 지원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의 빈곤 구제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영국의 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이 라틴 아메리카 산 빈곤 구제 프로그램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라고 보도했으며, 프랑스의 르몽드(Le Monde)지 역시 “볼사 파밀리아 프로그램은 특히 교육 분야에도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이야말로 브라질이든 어느 나라에서건 간에 가난에 가장 강력한 대응책이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뉴욕시는 최근 브라질의 이 정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구제금융펀드를 출범시켰다. ‘뉴욕의 기회 Opportunity NYC’라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할렘이나 브롱크스 등 뉴욕의 저소득 지역에 거주하는 5,000여 가정들을 지원하였는데, ‘볼사 파밀리아’와 마찬가지로 취학 아동이 있거나 자녀의 정기 건강 검진을 받는 가정을 수혜 대상으로 했다.

프로그램 시행 이후 곧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브라질 최대의 학술 연구소인 푼다차오 게툴리우 바르가스(Fundação Getúlio Vargas)가 지난 9월 21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380만 명의 브라질 국민들이 빈곤층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빈곤층이 약 12.27%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투자 증대나 국제 통상의 증대 등 경제 안정화에 대한 경제적 정책 덕택도 중요하지만, 빈곤 퇴치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이 패밀리 펀드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그림 3. 브라질 남쪽 해안에서는 최근 대량의 유전이 발견되었다.

 

이와 같이 정책적인 노력 외에도, 브라질의 경제 성장을 견인한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 있다. 지난 2007년 브라질 남쪽 해안에서 암염하층(pre-salt field)에서 약 500억에서1000억 배럴에 이르는 석유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브라질은 단번에 최대 산유국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유전은 브라질에 가난과 불평등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경제력을 안겨 주었다. 이달 초, 파이낸셜 타임즈(The Financial Times)는 “새로운 힘(The New Big)”을 다룬 특별 섹션에서 브라질에 엄청난 희망을 가져다 준 이 유전 발견의 행운에 대해 언급했다. 이 신문은 기사에서 브라질이 최근 우리에게 보여준 활력은 브라질의 경제 성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온 회의론자들을 혼동에 빠뜨렸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서 현재 브라질의 총리이자 차기 대통령으로 손꼽히고 있는 딜마 루세프(Dilma Rousseff)는 이 유전이야말로 브라질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낮은 수준의 개발 리스크에 비해 유전에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의 수준이 아주 높기 때문에, 현재 구축한 브라질 경제 발전의 모델에 있어 우리가 보유한 기름의 양은 아주 적절합니다.”

작년 세계를 뒤흔들었던 글로벌 경제 위기가 벌써 일 년이나 지났다. 그 일 년 동안, 브라질은 자국이 지닌 문제점들에 대항해 싸울 역량이 충분함을 과시하였다. 많은 예측처럼, 앞으로 몇 년 이내에 브라질이 한 단계 성장해 비로소 선진국의 반열에까지 올라서지는 않더라도, 브라질은 최소한 한결 평등하고 살 만 한 나라가 될 것이다. 도전과 기회가 함께 도사리고 있는 현재를 살며, 브라질은 내일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연재 끝>

 

 

조빌송 아제베두(Jovilson Azavedo)

아제베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거주하며 브라질방송국의 제품간접광고(PPL) 전문작가로 일하고 있다. 그는 브랜드채널(brandchannel.com) 등을 비롯한 전문지와 각종 신문, 잡지 등에 브라질의 문화와 경제 전반에 대한 칼럼을 기고 중이다.
jovilson@gmail.com

 

Tag
#브라질 #아제베두 #볼사 파밀리아 #암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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