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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정부, 새로운 협력의 시작 - Design Exchange Programme

우리가 흔히 디자인이라고 하면 쉬이 떠올리는 것은 예쁜 생활 용품이나 새 가전제품, 옷이나 가방 등 꽤나 실질적인 물건에 가깝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다면 디자이은 오로지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인가? 디자인의 영역은 확장되고 있다. 디자이너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에 익숙한 교육을 받았다. 그렇다면 디자이너가 물건을 만드는 것 말고도 더 넓은 영역으로 나아가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핀란드 준 정부기관 Sitra(핀란드 혁신 기금)의 전략 디자인 부서는 지난 2008년부터 Helsinki Design Lab이라는 프로젝트를 매년 기획해 오고 있다. 이는 우리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당연스레 여겨 온 사회 다양한 부분의 시스템을 다시 관찰하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기획해보고 더 나은 방향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로 2010년에는 국제적인 규모로 열리기도 했다.
Design Exchange Programme은 Sitra의 또 다른 프로젝트이다. 이는 정부와 디자인을 서로 조금 더 가깝게 끌어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핀란드의 다양한 정부 부처가 디자이너(혹은 건축가)를 고용하도록 도와 이들이 가진 창의적 발상과 유연한 사고를 획일적으로 제도화된 정책 결정 과정의 개선점을 찾는 데에 활용, 지속가능성을 갖춘 더욱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이러한 시도는 사실 매우 생소하게 들릴 수 있으며 Sitra가 말하는 전략 디자인 역시 친숙하지 않은 영역이다.

Design Exchange Programme의 웹사이트. 많은 이의 DEP에의 이해를 돕고자 핀란드어와 영어로 정보를 제공한다. (image courtesy of Design Exchange Programme Website, insidejob.fi)



지난 2012년 9월에 시작한 이 Design Exchange Programme(이하 DEP)은 현재까지 총 3명의 디자이너(혹은 건축가)와 정부 부처(Ministry of Emplyment and Economy, Ministry of Environment)들을 연결시켰고 이들은 1년 동안 정규직으로 일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 중 핀란드 환경부(Ministry of Environment)에 지원하여 고용된 Hella Hernberg(헬라 헤른베르그)를 인터뷰하여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Hella Hernberg는 2008년도에 Aalto University 건축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는 디자이너, 도시 농부(Urban Farmer), 개인 출판인으로 일하고 있다. Urban Dream Management라는 이름의 출판사를 직접 차려 지난해 2012년도에 Helsinki Beyond Dreams라는 책을 출간하여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책은 Hella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속가능성과 효율적인 자원의 사용, 상향식(bottom-up)혁신을 바탕으로 헬싱키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시민 주최 활동과 새롭게 등장하는 도심 문화를 기록한 책으로 헬셍키의 미래와 가능성, 나아갈 방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디자인이 더 나은 사회로서의 기능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는 것이다. 




Hella Hernberg (©Juho Huttunen)

Hella의 책, Helsinki Beyond Dreams, 출판사 Urban Dream Management (표지 일러스트 ©Sac Magique)





아래는 Hella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파란색 글씨가 Hella의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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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계기로 DEP에 관심을 갖고 핀란드 환경부에 지원하게 되었나?

DEP가 처음 소개된 2012년도 초부터 이 프로젝트를 주욱 주시하고 있었는데 디자인을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개인적으로 큰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전에 해왔던 프로젝트들의 진행 과정에서 종종 시민들과 정책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소통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DEP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환경부의 모집 공고에 건조 환경(built enviroment)에서 더 나은 에너지 효율성을 위해 시민들에게 자율권을 주자는 환경부의 뜻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디자이너를 찾는다"는 문구를 보고 이것이 바로 내가 찾아오던 일이라 생각이 들어 지원했다.   



-환경부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현재 핀란드 환경부 안에 건조 환경부(Department of the Built Environment)의 Living Environment 팀에서 전략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사실상 다른 여러 부서를 오고가며 일을 하고 있다. 현재 내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도심 건축물들의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 보존, 수리 보수에서의에너지 효율성을 다루는데 이 과정에서 변호사, 엔지니어, 사회 과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일하면서 배우고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전달하기도 하며 진행하고 있다. 


정확히 명시된 일이 사실 주어지지 않아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환경부에서는 실제로 어떠한 일을 처리하는지, 어떻게 일을 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 후 나만의 프로젝트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나만의 프로젝트는 도심에 활용되지 않고 버려진 공간들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를 논하는 프로젝트인데, 도심에 모호하게 빈 공간들을 찾아내어 지역사회를 위해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쓰이지 않아 비어있는 건물과 공간들을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장기적으로든 단기적으로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이 공간이 가진 사회적, 문화적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목표이다. 이러한 공간의 재활용, 재사용, 기능 변화에 대한 제안은 대게 복잡한 관료 체계와 정보 부족, 자금 지원 문제 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현재 이 경험이 본인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어떠한 연관이 있나?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현재 내가 환경부에서 하고 있는 일과 지금껏 내가 스스로 해 온 일들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이 경험이 무엇보다도 첫째로, 정부에 대해 좀 더 배울 수 있고 둘째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과 디자이너, 그리고 일반인들 사이에 공통 언어를 만드는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해오던 문제들을 조금 새로운 방향에서새로운 네트워크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나의 최대 관심사이자 원동력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인데, 지속가능성과 활발한 참여,공동 생산(co-creation)에 대한 연구로 대학에 PhD에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디자이너를 고용함으로써 공공기관이 갖는 이익은 무엇이고, 공공 기관에 고용됨으로써 디자이너가 얻는 이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DEP는 매우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디자인 어떻게 공기관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에는 두 가지 예시를 들 수 있다. 

첫째로 Usability이다. 종종 공기관의 업무는 실제 일반인들과 거리가 멀거나 추상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디자이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사용자와 같은 End-User를 포함, 참여시켜 적극적인 방법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 데에 능한데, 이는 훨씬 유익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서비스 디자인 접근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둘째로 Communication이다. 다양한 사람들 간의 공통 언어 정립, 창조와 중대한 사항들의 시각화는 매우 중요하다. 디자이너는 정부 부처에서 전문가들이 정례적으로 다루는 일들을 외부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체계를 파악하고 드러나지 않았던 연결 고리를 찾아내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물론 이 경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경우 환경에 너무 익숙해지면 개선점이 무엇인지 정작 알기 어려운 것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익숙한 환경에서 근원적인 질문들을 찾아내어 던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디자이너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자신만의 전통적인 영역에서 나와 조금 더 작극적으로 사회의 돌아가는 모습을 배우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운 고객에게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 줄 또다른 흥미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새로운 협력은 디자이너와 정부 관료에 갖고 있는 편견을 없애 줄 수도 있다. 




-앞으로 핀란드에 이러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현재 공기관들이 서비스 디자인 관련 프로젝트들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고 이는 사실 핀란드에서도 꽤나 새로운 현상이기는 하다. DEP같은 프로젝트는 디자인적 접근의 이점에 좋은 예시로 작용하여 사람들의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다른 나라에서보다 핀란드에서 먼저 일어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핀란드는 공적 영역이 매우 강하고 사람들의 신뢰가 매우 두더우며, 핀란드인들은 대부분 의사 결정에 참여하기를 좋아하는데 이것이 주된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게다가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일찌기 사회적으로 인정받았는데, 특히 건축가들은 다양한 사회 토론에 참여해야하는 직업으로 여겨져왔고 이는 지금보다 전쟁 직후에 훨씬 극심화되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제 2차 세계 대전 후 핀란드로 피난 온 수많은 난민들과 보금자리를 잃은 핀란드인들에게 살 집을 공급하는 것은 당시 가장 중요한 국책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건축가들이 참여하였던 전례가 있다. 또한 이것이 이자인이 전통적인 "물건 만들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가는 자연스런 과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왜 DEP와 같은 프로젝트가 "지금" 실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기후 변화, 인구 증가, 교육 문제 등 현대인이 지금 당면한 문제점들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 단 하나의 원인으로 만들어진 문제점이 아니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없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는 공공영역은 변화를 해야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는 바로 지금이 새로운 변화를 위해 시도를 할 좋은 시점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2012년도는 세계 디자인 수도 헬싱키의 해였기 때문에 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해였다. 



-DEP의 최종 목표는 뭐라고 생각하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전략 디자인의 잠재력을 통해 현재의 딱딱한 조직 체계에 대해건강한 토론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DEP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핀란드 정부의 디자인 역량을 늘이고 전도 유망한 전략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데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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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큰 집단의 구조는 조직화, 체계화되어 있어 갖는 장점도 있지만 조직 사이에 소통의 단절을 가져와 오히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또 다른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들은 단 하나의 해결책을 갖고 풀 수 있는 문제들은 아니다. 현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이고 문제 원인에의 올바른 이해이다. 디자인이 "제품"에 귀속된 것은 산업 혁명과 몇몇의 큰 세계 전쟁 이후 빠른 경제 성장 과정에 나타난 현상이다. 핀란드에서는 전통적 의미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디자이너가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에의 탐구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관련 사이트 
Design Exchange Programme 웹사이트 링크
Sitra 웹사이트 링크
Hella Hernberg 웹사이트 링크
Helsinki Beyond Dreams 책 웹사이트 링크
Urban Dream Management 출판사 웹사이트 링크 

Tag
#전략 디자인 #Sitra #정부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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