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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 '데이비드 보위 이즈' 전

지금 영국 대중 문화계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이다. 음악, 패션, 디자인, 음악,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하나의 ‘현상’으로 데이비드 보위가 재주목받고 있다. 최근 만 예순여섯이라는 나이에 26번째 앨범 ‘더 넥스트 데이(The Next Day)’를 들고 컴백해 화제를 낳더니, 지난달 말부터 최고 권위의 디자인 뮤지엄인 런던 빅토리아&알버트(V&A)에서 시작된 그의 사상 첫 회고전 ‘데이비드 보위 이즈(David Bowie is)’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전 판매된 5만 장의 표가 예매 시작 직후 동났고 지금도 줄을 몇 시간이나 서야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화제다.

 

데이비드 보위가 누구던가. 1970년대 초반 글램 록(Glam Rock)의 선구자로 등장해 수십 년간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군림한 스타 아닌가. 뮤지션이란 타이틀은 그를 규정짓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글램 록이라는 장르 자체가 음악 자체만큼이나 시각적인 효과와 극적인 연출을 중시하는 장르인 만큼 보위의 공연은 패션, 무대 예술, 디자인 등 대중문화 다방면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데이비드 보위가 지닌 문화적 상징성이 없었다면 콧대 높은 V&A가 그의 회고전을, 그것도 그의 이름을 그대로 박은 제목의 전시로 그를 초대할 일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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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범 ‘알라딘 세인’의 커버 © The David Bowie Archive

 

 

페르시안 고양이처럼 서로 다른 색깔의 눈동자, 여성과 남성을 오가는 중성적인 메이크업과 의상, 외계에서 온 듯한 신비스러운 목소리… 보위가 창조해낸 몽환적 스타일에 팬들은 열광했다. 그는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라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오묘한 판타지를 버무린 글램 록 스타일을 개척해 내갔다. 특히 앨범 ‘알라딘 세인’의 커버는 이런 스타다스트의 중성적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커버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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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간사이가 디자인한 바디수트를 입은 보위 © The David Bowie Archive


 

 

V&A는 동시대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을 발휘한 예술가인 데이비드 보위의 개인 아카이브 전체를 뒤져볼 수 있는 행운을 최초로 누릴 수 있었다. V&A 씨어터&퍼포먼스(Theatre and Performance) 담당 큐레이터인 빅토리아 브로크스와 제프리 마쉬는 “"음악적인 혁신가(musical innovator)"이자 "문화 아이콘(cultural icon)"으로서 지난 50여 년 동안 그가 보여줬던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데에 초점을 뒀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한다. 이들은 이 취지에 맞게 보위가 손으로 쓴 노래 가사, 무대 의상, 사진, 뮤직 비디오, 영화, 세트 디자인, 앨범 작업 등 300여 점의 물품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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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 '데이비드 보위 이즈'  전시 모습 © V&A

 

전시는 보위의 음악 자체보다는 종합예술가로서 그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래서 그가 패션, 그래픽, 영화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과 펼친 광범위한 콜라보레이션(협업)을 보여준다. 1972년 프레디 버레티가 디자인한 지기 스타더스트의 바디수트, 브라이언 더피의 사진 작업, 가디 필라어트와 에드워드 벨이 작업한 앨범 재킷 작업, 1974년 다이아몬드 도그즈 투어(Diamond Dogs tour)의 세트 디자인 등 보위의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작업이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보위가 직접 그린 스토리보드, 스케치, 아이디어 수첩 등 처음 공개되는 작품 아닌 작품들도 흥미로운 전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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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 '데이비드 보위 이즈'  전시 모습 © V&A

 

전시를 보고 있노라면 크리스토퍼 프레일링 경이 왜 데이비드 보위를 두고 ‘노래하는 워홀(a singing Warhol)’라 찬사를 보냈는지, 절로 이해가 된다. 워홀만큼이나 보위는 예술을 이해하는 남다른 감각을, 그리고 예술을 상업적으로 소구하는 천재적 기질을 타고난 문화 아이콘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리뷰 첫머리는 이번 전시의 성격을 가장 함축적이고 극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듯하다. “데이비드 보위 이즈(David Bowie is): 이 제목은 완성되지 않은 문장이다. 동사와 주어만을 제시할 뿐 목적어는 없다. 어쩌면 보위는 모든 것이자,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지 모른다.” 보위에 대한 문장을 완성하는 것은 고스란히 관람객의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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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위 #V&A #글램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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