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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품질은 기본이고 착한 가격까지- 식구로 대접받는 가구,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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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는 디자인과 기능이 좋은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더 나아가 DIY 콘셉트를 살린 이케아 제품을 조립해 가구를 집안에 세워 놓으면 고객은 그 가구를 특정한 기능의 인테리어로서만 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식구가 들어왔다고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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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살 수 없다면 최고의 디자인이 무슨 소용이 있죠?”
유럽의 대표적 갑부로 손꼽히는 잉바르 캄프라드는 사실 촘촘한 체크 바지를 즐겨 입고 미적 감각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구두쇠 노인일 뿐이다. 그러나 캄프라드는 세계적 혁신 기업 이케아를 창업해 경쟁자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올려놓았으며, 세계 35개국에 300여 개의 상점을 소유하고 있다.


이케아의 전략은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계식 대량생산에 적합한 제품을 추구함으로써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민주적 디자인 개념을 품고 있었다. 일종의 박리다매 전략을 가구에 적용했던 것이다. 당연히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또한 이케아는 가구를 판매하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가구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데 고객이 참여하여 함께 일하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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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진출한 이케아 매장 모습.


이케아의 성공은 간단명료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디자인과 기능이 좋은 가구를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 말은 쉽지만 이런 전략이 어떻게 구체화됐는지는 한 번 꼼꼼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케아 제품의 포장박스는 납작하고 작아 수납이 쉽다. 고객은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듯이 이케아의 탁자나 옷장을 선반에서 꺼내서 매장 카트에 싣고 계산한 뒤 본인의 자동차로 끌고 간다. 이전까지 가구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던 캐시 앤 캐리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창업자 캄프라드는 아이디어와 품질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우선 납작한 박스에 담겨 운송과 조립이 쉽도록 디자인했는데 제품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만 남기는 단순함의 미학이 이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또 고정관념을 깨는 생산 시스템은 일본 자동차업체의 협업 시스템만큼이나 탄탄했다. 이케아 디자이너는 셔츠 만드는 공장에서 가구 외피를 만들도록 요청하는가 하면, 생산과정에서 남는 재료를 활용해 전혀 새로운 가구를 만들기도 했다. 1970년대에 나왔던 플라스틱 의자 ‘스코파’는 플라스틱 접시와 양동이를 만드는 업체에서, 철제 서랍장은 당시 소련군에 캐비닛을 납품했던 업체에서 제작됐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금속 빨래바구니는 통조림 제조사에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참신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이케아만의 장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또 통신판매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제품을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제공했다는 점이 특별했다. 1953년 첫 번째 이케아 전시장이 스웨덴 엘름훌트에서 문을 열었다. 애초에는 고객이 전시장을 찾아 가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가격차가 나는 여러 제품의 품질을 비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전시장을 열었다. 고객 신뢰를 얻을 목적이었던 것이다.


이케아 매장에 들어서면 실제 집처럼 가구와 인테리어 용품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매장을 구경하다보면 자연스레 우리 집은 어떻게 꾸며볼까 아이디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소파에 앉아보고 서랍도 열어보면서 카탈로그에서 상상했던 것을 실현해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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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가구만으로 실내를 꾸민 디스플레이 모습.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케아 매장은 일종의 스웨덴 식 디즈니랜드로 변화했다. 1971년 스톡홀름 이케아 하우스가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장할 때 이케아 최초의 레스토랑이 함께 문을 열었다.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크랜베리를 곁들인 미트볼 등 전형적인 스웨덴 스몰랜드 식 요리를 맛볼 수 있었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도 매장 한 구석에 더해졌다.


이러한 고객친화적 접근과 함께 스칸디나비아 식 디자인도 이케아의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지역의 거칠고 관리하기 힘든 자연환경은 역설적으로 디자인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길고 어두운 겨울을 집안에 갇혀 살아야 했기 때문에 유쾌하고 밝은 집안 분위기가 필수였던 것이다. 이들 집의 벽과 천장에 칠한 밝은 색상은 빛을 극대화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여기에 단순함을 강조한 이케아의 가구가 잘 어우러졌던 것이다. 이케아는 가구와 다른 설비의 형태에서 풍부한 장식을 갖춘 우아함보다 기능적인 단순함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균형과 깔끔한 선이 디자인의 핵심이었다. 이런 제품들이 함께 모여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이케아 가구의 장점들이 살아났다.


이케아는 특유의 작명법처럼 고객에 대한 감성적 접근을 시도했다. 캄프라드가 취급한 첫 제품은 팔걸이가 없는 의자였다. 그는 고객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능적으로 알았고, 그 의자에 울림이 좋은 여자 이름 ‘루트’를 붙여줬다. 이처럼 이케아 제품에 붙여지는 독특한 이름은 제품 판매를 심리적으로 돕는 도구이다. 고객이 조립해 가구를 집안에 세워 놓으면, 고객은 그 가구를 특정한 기능인테리어로서만 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식구가 들어왔다고 인식하게 된다. 1979년 탄생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책장 ‘빌리Billy’도 친구와 같은 가구였고, 1980년에 나온 가족용 소파 ‘클리판Klippan’도 소파의 천을 벗겨서 빨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 환영하는 아이템이었다.


결국 이케아는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유행은 계속 바뀔지 몰라도 좋은 디자인과 기능이 저렴한 가격과 결합되면 절대로 구식이 될 일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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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이케아IKEA는 1943년에 설립된 스웨덴의 다국적 조립가구 회사이다. 본사는 네덜란드의 라이덴Leiden에 있다. 창업주인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그의 이니셜 I, K와 그가 자란 농장 ‘엘름타리드Elmtaryd’와 마을 이름 ‘아군나리드Agunnaryd’의 이니셜 E, A를 합하여 ‘이케아’라고 명명하였다. 단순하게 디자인된 이케아의 조립식 가구는 포장, 운송, 창고비용 절감의 효과를 가져왔고 이것은 제품의 가격 인하로 이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민주적 디자인
민주적 디자인Democratic Design은 제한된 예산으로 기능과 심미성을 고루 만족시키겠다는 이케아의 디자인 철학을 말한다.


캐시 앤 캐리 시스템
캐시 앤 캐리 시스템Cash and Carry System은 카탈로그에 의한 통신판매나 배송일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매장에 와서 물건을 구입한 후 바로 자신의 차로 가져가는 구매방식을 말한다.


참조 사이트
이케아 웹사이트 www.ikea.com


참고 자료
『이케아-스웨덴 가구 왕국의 상상초월 성공 스토리』(뤼디거 융블루트, 배인섭 옮김, 미래의창, 2006)
『북유럽 디자인 경영』(이병문, 매일경제신문사, 2006)
『디자인이 브랜드와 만나다』(유정미, 시공사, 2008)
『CEO, 역사에게 묻다』(김경준, 위즈덤하우스, 2009)

Tag
#유럽 #브랜드 #인테리어 #제품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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