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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기업 - P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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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직전의 푸마는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전략으로 재기에 성공, 스포츠업계에서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질 샌더 등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브랜드로 변신한 푸마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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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육상 100미터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자메이카 출신 선수 우샤인  볼트는 ‘골든 슈즈’에 입맞춤하는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당시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220개국 44억 명에게 본인의 후원사가 푸마라는 사실을 널리 알린 셈이다.


스포츠산업에서 ‘뜨는’ 선수의 후원사를 추적해보면 당시 업계에서 잘나가는 기업이 어디인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 스포츠용품 기업 푸마는 8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도 미국 기업 나이키와 같은 위상을 누린 브랜드는 결코 아니었다. 그나마 독일 제품 특유의 뛰어난 기능성 덕분에 남미의 축구영웅 펠레와 마라도나가 활동하던 시절 최고의 축구화로 명성을 떨치는 정도였다.

 

1986년 독일 증시에 상장한 뒤로는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급기야 1993년에는 파산을 고민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스포츠  마케팅에서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쟁쟁한 경쟁자들에 밀리면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던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푸마는 1994년 30세의 요헨 자이츠Jochen Zeitz를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기업 계발 계획을 단계별로 세워 가면서 기업을 쇄신하고 취약한 재무를 개선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푸마를 스포츠용품 제조사가 아니라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기업Sports Lifestyle Company으로 탈바꿈하는 전략이었다.

 

자이츠 회장은 당시 21세의 스케이트보더였던 안토니오 베르토네Antonio Bertone에게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사업부서를 이끄는 역할을 맡기며 조직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혁신이 함께 이루어졌다.


1998년 푸마는 스포츠 브랜드 업계 최초로 스포츠와 패션을 융합하는 시도를 감행해, 독일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샌더협업을 통해 운동화 콜렉션을 출시했다.


첫 제품 ‘질 샌더-푸마’가 성공을 거두면서 외부 재능을 적극적으로 수혈하는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프랑스 디자이너 줄리 벳Xuly Bet, 영국 디자이너 닐 바렛Neil Barrett과 알렉산더 맥퀸, 일본 디자이너 미하라 야스히로 그리고 천재 디자이너 필립 스탁까지. 참신한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기능에만 치중하던 스포츠용품은 디자인의 옷을 입고 패션 아이템으로 변신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디자이너의 재능이 녹아 들어간 제품이 고급 라인인 블랙 스테이션으로 출시되면서, 푸마는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었던 패셔니스타들까지 탐내는 명품 브랜드로 위상을 떨치게 됐다. 기본 스포츠용품에도 차별화된 디자인 감각이 빛을 내기 시작했고, 여타 스포츠 브랜드와 다른 개성 덕분에 푸마 매니아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실적이 좋아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혁신 초기부터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이 꾸준히 지속됐다. 푸마의 혁신은 이미 명품 브랜드업계가 탐낼 정도가 됐다. 2007년 구찌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삐노-쁘랭땅-레두뜨PPR 그룹이 주당 330유로에 푸마 지분 62.1%를 확보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발표되기 전 주가의 16% 가량에 해당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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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마에 자극받은 다른 스포츠용품 브랜드들도 패션니스타들을 겨냥한 디자인 제품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아디다스의 스포츠 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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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샤인 볼트의 우승 세리모니 키스로 유명해진 푸마의 ‘컴플리트 테시우스’.

 

소유권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자이츠 회장은 2012년까지 CEO 겸 회장 자리를 보장받았다. 푸마의 지속적인 도전을 진두에서 지휘하는 게 그의 몫이다.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08년에도 푸마는 매출 27억 유로, 영업이익 13억 유로를 달성해 전년보다 매출 규모와 이익 모두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2009년 1분기에도 여전히 50%가 넘는 매출 총이익률Gross Profit Margin을 기록한 상태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익률을 끌어올린 나이키의 매출 총이익률이 44%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놀라운 숫자이다.


푸마의 성공 이후 스포츠업계에서 패션화 전략은 대세가 돼 버렸다. 푸마에 자극을 받은 아디다스도 폴 매카트니의 딸인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와 제휴한 제품을 내놓았고, 운동화 브랜드 밴스와 컨버스도 각각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 존 바르바토스와 협업한 제품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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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마는 끊임없이 새로운 디자이너들을 영입하거나 협업함으로써 기능성에만 머물렀던 스포츠 산업의 경쟁구도를 디자인 경쟁 구도로 바꿔 놓았다. 사진 왼쪽은 아디다스와 협업하고 있는 스텔라 매카트니가 디자인한 테니스 웨어, 오른쪽은 푸마와 협업하고 있는 일본의 미하라 야스히로.

 

이렇게 성장일로를 내닫고 있지만 여전히 푸마는 쉼 없이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푸마 영문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맞춤형 디자인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Mongolian Shoe BBQ’라는 메뉴에 들어가면 마치 요리를 만들듯 본인이 원하는 신발을 직접 디자인하는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회원 등록을 하고 다양한 소재와 색깔의 운동화를 자기 취향에 맞춰 주문하면 100달러 전후 가격으로 5∼7주 후에 배달된 나만의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남과 다른 디자인을 찾는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인 것이다.


푸마는 제품 생산과 경영 상의 혁신만이 아니라 기업의 태도라는 측면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을 만하다. 이윤과 주주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서도 책무를 다하기 위해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하고 지구를 보호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모범적으로 참여하는 등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갖고 싶은 브랜드에서 모두가 닮고 싶어하는 브랜드를 지향하는 푸마의 도전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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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샤인 볼트
우샤인 볼트Usain Bolt, 1986년생는 자메이카 출신의 스프린터로 2002년 세계 주니어 챔피언십 200m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후 푸마 육상팀에 합류한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푸마가 자메이카 육상팀을 후원하면서 ‘떠오르는 육상 신예’로서 푸마의 브랜드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지난 2009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100m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당시 볼트가 신고 있던 황금색의 푸마 퍼포먼스 트랙슈즈인 ‘컴플리트 테시우스 Complete Theseus’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푸마
푸마PUMA는 1920년대부터 ‘게브뤼더 다슬러’라는 이름의 신발공장을 함께 운영하던 독일 다슬러 형제가 1948년에 서로 결별하면서 탄생했다. 아돌프 다슬러Audolf Dassler는 아디다스를, 루돌프 다슬러Rudolf Dassler는 루다후에 푸마로 회사 명칭을 변경를 설립함으로써 형제간의 치열한 운동화 경쟁이 시작되었다. 푸마는 창립 초기부터 축구에 집중 지원하며 성장했고, 축구화의 대표 모델로 브라질의 축구 영웅 펠레, 포르투갈의 에우제비오,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푸마를 신고 대활약을 펼쳐 축구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스포츠 마케팅
스포츠를 매개로 홍보, 광고, 판촉 등 여러 기업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스포츠 마케팅은 1852년 미국 뉴잉글랜드 철도회사가 하버드대와 예일대 스포츠팀 운동선수들에게 무료 교통편을 제공하고 자사를 홍보한 것이 그 시초가 되었다. 1984년 LA올림픽을 시작으로 국제적 스포츠 행사는 기업들에게 스포츠가 가진 긍정적 가치를 이용한 기업 이미지 제고와 홍보 효과 등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기회의 장이 되었다. 이후 스포츠의 상업화 또한 가속화되었다.

 

질 샌더
독일의 패션디자이너인 질 샌더Jil Sander, 1943년생는 모노톤의 미니멀한 라인의 디자인과 양파룩Onion Look이라 일컫는 여러 의상을 겹쳐 입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매 컬렉션마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여 발표하고 있다.


협업
협업co-operation은 동종 혹은 타 업종의 디자이너와 브랜드 혹은 브랜드와 브랜드가 결합해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초기에는 스포츠용품이나 전자제품의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에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산업 전체에 큰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아 패션업체, 이동통신, 유통업체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필립 스탁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1949년생은 생활용품부터 요트, 항공기, 호텔, 패션에 이르기까지 현존하는 디자이너 중 가장 유명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로 꼽힌다. 코스테 카페파리, 1984, 아사히 비어홀도쿄, 1990) 외에도 서울 종로에 위치한 ‘탑 클라우드Top Claud’의 화장실에서도 그만의 디자인과 유머감각을 만날 수 있다.


블랙 스테이션
푸마 블랙 스테이션PUMA Black Station은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하여 스포츠와 패션의 결합을 선보인 푸마의 프리미엄 제품 라인이다. 1990년 패션 디자이너 질 샌더와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처음 소개되었고, 1999년 유명 디자이너들과 함께 푸마의 아이콘인 스니커즈를 현대적이면서 럭셔리하게 재해석하여 일반 라인인 레드 스테이션과의 차별화된 패션성을 강조했다.


참조 사이트
푸마 웹사이트 www.puma.com
질 샌더 웹사이트 www.jilsander.com
알렉산더 맥퀸 웹사이트 www.alexandermcqueen.com
필립 스탁 웹사이트 www.starck.com
스텔라 매카트니 웹사이트 www.stellamccartney.com
반스 웹사이트 www.vans.com
컨버스 웹사이트 www.converse.com
마크 제이콥스 웹사이트 www.marcjaco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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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푸마 #디자이너 #협업 #스포츠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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