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전화의 애칭인 초콜릿, 쿠키, 와인, 아이스크림, 롤리팝사탕…. 여성들이 특히 더 좋아하는 것들이다. 후발주자로 국내 시장에서도 찬밥 신세였던 LG 휴대전화는 이제 고급 휴대전화의 대명사가 되었다. 여성들을 사로잡으면서 시장 진입에 성공한 LG 휴대전화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2009년 세계 휴대전화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위축될 전망이지만 전문가들은 LG전자의 휴대전화 출하량은 10∼20% 증가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 2008년 3분기 세계 휴대전화 판매 기록에서 LG전자의 휴대전화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렸다고 집계됐다. 세계 5대 휴대전화업체의 3분기 실적을 종합했을 때 LG전자의 대당 판매 가격이 153달러로 가장 비쌌다. LG전자가 휴대전화 대당 판매 가격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사업 진출 이래 처음이다. 이는 프리미엄폰 마케팅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LG 초콜릿폰.

LG전자는 북미, 유럽, 신흥국가 등 세계 주요 거점별로 차별화한 판매 전략을 펼치면서 모토로라가 휘청거리는 사이에 세계 3위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이같은 성공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바로 ‘초콜릿폰’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2,000만대 이상 팔린 이 초히트작은 2006년 5월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화제였다. 복잡한 기능을 걷어낸 단순한 디자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다양한 제품 속에서 단연 돋보였다.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매끈하고 검은 외관과 건드리면 빛나는 붉은 빛깔의 LED 숫자판은 마치 영화 〈ET〉에서 지구 소년과 외계인의 손가락이 맞닿았을 때의 반응에 비견될 만한 새로움을 안겨줬다. 소비자를 한눈에 홀린 초콜릿폰은 기존 휴대전화와 달리 디자인에 기능을 맞추는 역발상 덕분에 가능했다.

초콜릿폰 이후 LG 휴대전화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단순미를 극대화한 샤인폰, 휴대전화의 패션화를 선언한 프라다폰 등으로 히트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디자인된 LG 휴대전화의 인터페이스.

LG전자가 프리미엄 휴대전화 이미지를 심어가는 과정에서 기업의 이익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부문의 혁신은 다른 가전제품은 물론 LG생활건강과 LG화학 등 다른 계열사에도 확산되면서 주가도 가장 빠르게 상승했다.

초콜릿폰은 마케팅, 상품 기획, 디자인, 엔지니어가 통합해 감성 디자인의 첫 발을 내딛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사실 매번 새로운 휴대전화가 시장에 나올 때마다 제품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소리 없는 싸움을 벌인다. 심지어는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종종 디자인이 희생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휴대전화 기능의 컨버전스 경쟁이 심화되어 가면서, 더 이상 기능적 차별화만으로는 의미를 갖기 힘들어지고 있다. 이 상황을 디자인과 다른 분야의 협업으로 타개한 첫 작품이 바로 초콜릿폰이다.
LG전자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초기부터 디자인을 주축으로 상품 기획, 설계, 마케팅 등 관련 부서가 협업팀Cross Functional Team을 구성했다. 또 제품별 담당을 두고 휴대전화의 개발 단계부터 단종 시점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게 하는 PBLProduct Business Leader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는 디자인 전공자뿐 아니라 철학, 심리학, 경영학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실무진이 모여 소비자 생활을 연구하고 미래형 제품을 준비하는 창의적 혁신 공장으로 통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간주된다.

사실 디자인경영으로 따지면 LG전자는 국내 최고最古라 할 수 있다. 이미 1958년 국내 최초로 산업디자이너를 채용했고, 1983년 금성사 디자인종합연구소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당시엔 국내 최고 산업디자인 인력은 금성사로 간다는 게 정설이었다.

LG전자는 디자인에 힘을 더욱 실어 주기 위해 슈퍼디자이너 제도도 도입했다. 세계 최고 디자이너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신제품을 내놓는 디자이너는 파격적으로 대우하겠다는 의도이다. 초콜릿폰 디자인으로 유명한 차강희 MC디자인 연구소장이 1호 슈퍼디자이너로 이름을 올렸다.

컨버전스
컨버전스Convergence는 여러 가지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되거나 합쳐지는 것을 말한다.

금성사
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는 1958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전자회사로 1995년 회사 명칭이 바뀌기 전까지 해외에서는 Goldstar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슈퍼디자이너
LG전자는 지난 2006년 ‘슈퍼디자이너 제도’를 도입하면서 디자인 역량 강화에 힘을 실어 왔다. 슈퍼디자이너는 자체 평가도구를 통해 디자인 능력과 조직 내 리더십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결정된다. ‘슈퍼디자이너’로 선정되면 임원급의 연봉과 함께 개인 사무실을 부여받게 되며, 또한 신제품의 디자인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참조 사이트
LG전자 웹사이트 www.l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