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창조가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면서 세계 최고의 디자인 전문기업 아이디오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아이디오는 이미 초일류 기업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P&G, 삼성 등 세계적 기업과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디자인 혁신 컨설팅 회사이기 때문이다.

사무실 천장에는 자전거가 걸려 있고 회사 사물함에는 쓰고 남은 볼트와 너트 등 온갖 잡동사니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곳이 세계적인 ‘창조 공장’이라고? 미국 팔로알토에 있는 아이디오IDEO 사무실을 방문한 첫인상은 이랬다. 어찌 보면 어린아이가 쓰는 공간처럼 어질러져 있지만 제각각 쓸모를 찾는다.

혁신과 창조가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면서 세계 최고의 디자인 전문기업 아이디오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아이디오는 이미 초일류 기업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P&G, 삼성 등 세계적 기업과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디자인 컨설팅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품 디자인을 맡기던 기업이 이 회사에 조직 개혁까지 의뢰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일본 마쓰시다는 아이디오에 마쓰시다 소속 디자이너 3명을 파견해 아이디오 식 문제 해결법 등을 훈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제품 개발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원 훈련비를 댄 이유는, 물고기 자체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터득하려 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기업 내부에서 디자인 인력을 키우고 이들이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디오 같은 디자인 전문회사의 창조력을 수혈받아 기업 내부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도 한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기업은 특히 엄격한 상하위계 질서 속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보다는 상사나 기업 오너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제품을 개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방향이 흘러가면 소비자나 사용자의 요구와 동떨어지고 결국 시장에서 참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외부 디자인회사의 전문 컨설팅을 받아 좀더 다양하고 넓은 시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수받기도 한다.

아이디오는 톡톡 튀는 인재가 재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독특한 기업문화로 유명하다. 빌 모그리지 아이디오 창업자 겸 사장은 “인간을 이해하는 디자인과 제품을 만들려면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인재가 창의력을 발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라며 “특히 본인의 전공 외에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T형 인재와 전공을 바꾼 경험이 있는 파이π형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디오 사무실에서는 밴의 내부가 회의실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엉뚱함이 창조적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경쟁력으로 여긴다. 아이디오의 이러한 수평적인 조직 문화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창조적인 영감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아이디오는 단일 상품 제작을 위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다. 전략컨설팅기업보다 더 근본적으로 문제를 찾아 들어간다.

아이디오는 스탠포드대학교 디자인연구소의 전통을 계승해 막막한 문제점에 부딪혀도 관찰을 통한 영감 얻기, 프로토타입 만들기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접근한다. 실제 스탠포드 디자인스쿨의 워크숍에서도 찰흙과 종이 등등 유아기적 재료를 활용해 일단 어렴풋한 형태를 잡아 가는 교육을 받아 미래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 이렇듯 사람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제품 생산 이전 단계에서 프로토타입화 하면 진정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아이디오는 단순히 기업의 경영이나 디자인 자문에 그치지 않고 국제기구 등과 협업해 제3세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그때그때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 놓다 보면 어느새 ‘생각의 나무’가 커가는 것을 깨닫게 된다. 

IDEO
아이디오IDEO는 디자인 혁신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그룹으로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와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사무소에서 직원 500여 명을 거느리고 있다. 1991년에 ID Two, 데이비드 켈리 디자인 등 디자인회사를 합병해 세계적인 디자인기업으로 성장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P&G, 펩시콜라 등 글로벌 기업에 디자인 및 혁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애플의 최초 마우스, 팜 개인휴대정보기PDA 등이 대표작이다. 한국에서도 삼성, LG,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한샘 등이 디자인을 의뢰했다.

T형 인재
T형 인재란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경영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기술력과 통찰력을 지닌 인재를 말한다.

파이π형 인재
한 가지 전문분야뿐만 아니라 거기에 버금갈 만한 다른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고 여러 분야에 널리 해박한 지식을 갖춘 인재를 말한다.

스탠포드대학교 디자인연구소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디자인연구소Stanford Institute of Design에서는 경영학, 교육학, 기술학, 인문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디자인을 넘어선 디자인 즉, 단순히 디자인 분야가 아니라 전략, 마케팅, 리서치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스탠포드대학교 공대 교수이자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업체인 아이디오의 창립자이기도 한 데이비드 켈리는 ‘최고의 디자이너’가 아니라 ‘미래의 혁신가’가 되기 위한 경영학 수업과 함께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하여 디자인 교육을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로토타입
프로토타입Prototype은 대량생산 이전의 상품의 초기 버전으로 제품의 원형 혹은 시제품을 말한다.

참조 사이트
아이디오 웹사이트 www.ideo.com
애플 웹사이트 www.apple.com
스탠포드 디자인연구소 웹사이트 www.stanford.edu/group/dschool

참고 자료
『애플과 삼성은 어떻게 디자인 기업이 되었나』(로버트 브루너·스튜어트 에머리, 최기철 옮김, 미래의창, 2009)
『유쾌한 이노베이션』(톰 켈리, 이종인 옮김, 세종서적, 2002)
『디자인경영』(브리짓 보르자 드 모조타, 김보영·차경은 옮김, 월간디자인네트, 2008)
『리더들의 생각을 읽는다』(크리스토퍼 호에닉, 박영수 옮김, 예문, 2009)
『퍼플오션전략』(인현진, 아름다운사람들,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