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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복잡한 정보도 명쾌하게-인포메이션 그래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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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종 미디어에서 표, 다이어그램, 정보 그림을 통해, 말이나 글로 하면 한참 걸리는 정보를 명쾌하게 알아듣는다. 바로 인포메이션 아키텍처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것은 사무실에도, 매뉴얼 북에도, 전시장에도, 공항에도 있다. 주변에 널려 있는 이런 인포메이션 아키텍처로 우리는 빠르게 정보를 습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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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각 주별 인구와 예산을 각기 막대그래프와 사람 아이콘으로 비교해서 볼 수 있게 만든 그래프.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서, 이를 보도하는 기사도 증가했다. 아래에 보이는 한 신문의 기사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국내 지역별 발생 비율을 나타낸 표를 싣고 있다. 이 표를 보면 한눈에 어느 지역에 얼마나 많은 감염자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느 연령대에 감염자가 많은지, 어떤 경로로 감염되는지도 한눈에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간단히 숫자로 ‘서울에 몇 명, 경기도에 몇 명’ 표현해도 정보는 똑같다. 그러나 이런 그림 형식의 정보 표현 방식은 숫자보다 몇 가지 나은 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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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의 지역별 발생 비율 표.

 

첫째, 한눈에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비교해서 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정보의 의미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준다. 대개 정보란 그것 자체로서는 뜻을 갖지 못하지만, 다른 정보와의 관계 속에 놓이면 의미가 생긴다. 특히 수치나 크기에 대한 정보의 경우 더욱 그렇다. 셋째, 문자를 모르는 사람이든, 어떤 언어를 쓰는 사람이든 누구나 소통할 수 있는 세계의 언어이다. 이렇게 통계 수치를 보기 쉽게 한눈에 파악하게 해주는 정보 디자인은 1920년대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스위스의 사회학자인 오토 노이라트는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중에게 사회와 경제, 군사의 각종 통계 정보를 쉽게 전달해야 한다고 느꼈다. 이에 따라 통계를 그림 기호로 표현하는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그는 이를 아이소타이프라고 불렀다. ‘문자적 그림 교육의 국제 체제International System of Typographical Picture Education’라는 뜻으로, 문자와 숫자로 나열된 정보를 그림으로 바꿔 즉각 파악하게 해준다. 원리는 아주 단순하다. 수가 많아지면, 그림 기호도 그만큼 많아진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은 영국에서 집에서 직조하는 비율과 공장에서 직조하는 비율이 해마다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또 그 비율에 따라 생산량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이다. 아주 명쾌하게 전달되지 않는가? 이런 정보를 문자와 숫자로만 전달했다면, 사람들은 그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오랫동안 보고 따져야 했을 테다. 그나마 그 숫자들을 꼼꼼히 본다는 전제 아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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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소타이프로 표현한 19세기 말 영국 가내수공업 직조와 공장 직조의 변화 표.

 

아이소타이프 운동 덕분에 대중은 과거보다 훨씬 이 세계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인포메이션 그래픽스’라는 이름으로 아이소타이프 운동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인포메이션 그래픽스는 지위와 학벌의 높낮이를 떠나 누구나 정보를 더 쉽고 더 빠르게 이해시키려는 일련의 디자인 활동을 모두 포함한다. 교과서나 신문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친숙한 막대 그래프, 원 그래프, 꺾은선 그래프, 표 등이 인포메이션 그래픽스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포메이션 그래픽스의 아주 일부분이다. 여행자에게 길을 안내하는 일여행 지도, 복잡한 기계의 원리를 이해시키는 일해부도, 새로 출시된 통신기기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일매뉴얼, 대중교통 시스템을 알려주는 일노선도 등 무궁무진하다. 또한 그런 정보 디자인은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이 세상이 점점 복잡한 기계로 가득 차고 있는 데 비례해서 이 세계를 이해시키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창의력도 똑같이 발전하고 있다.

 

아래쪽에 실린, 인포메이션 그래픽스의 대가 리처드 솔 워먼이 디자인한 미국의 주요 도시별 인구 분포를 표현한 지도를 보자. 입체적인 지도의 모양은 실제 지형에 따르지 않고, 인구의 크기에 따라 조정됐다. 뉴욕과 LA에 인구가 가장 많다는 사실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지 거시적으로 볼 수 있다. 다음 쪽의 그가 디자인한 또 다른 다이어그램을 보자. 독립전쟁부터 남북전쟁, 제1차·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걸프전까지 미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강력하게 발전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각 시대를 당시 군복으로, 군사력의 정도를 크기로 표현하고 있는데,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때의 군사력은 돋보기로 봐야 할 정도로 미미하다는 표현은 매우 기지가 넘친다. 이것은 오토 노이라트가 제시한 아이소타이프의 원리를 그대로 따르되, 위트와 정교함을 첨가한 인포메이션 그래픽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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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구 분포에 따라 재조정된 지도. 

 

이런 독특한 다이어그램을 많이 볼 수는 없더라도, 우리 역시 어릴 때부터 교과서와 사회과부도에서, 성인이 되어서는 신문과 전문서적에서 수많은 인포메이션 그래픽스를 보면서 이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왔다. 우리는 제품을 구입하면 제품 매뉴얼을 보면서, 공항에서는 각종 안내판을 보면서, 외국에 여행 가서는 입체적인 지도를 보면서 실수와 시행착오, 시간 낭비를 줄이면서, 하려는 바를 성취하고 있다. 눈에 번쩍 띄지 않지만, 이렇게 공기처럼 고마운 인포메이션 그래픽스가 없었다면, 우리는 훨씬 더 불편하고 짜증나는 삶을 살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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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사력이 얼마나 강력하게 증가해 왔는지 표현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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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노이라트
오토 노이라트Otto Neurath, 1882~1945는 오스트리아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이다. 비엔나 사회경제학연구박물관에 있을 당시 픽토그램을 이용한 통계 그래픽 표현 방법을 고안했다. 이후 네덜란드로 옮겨가 픽토그램에 의한 국제 공통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로 아이소타이프를 개발했다.

 

아이소타이프
1920년대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오토 노이라트와 교육학자 마리 라이데마이스터M.Reidemeister, 디자이너 겔트 아른츠G.Arntz가 개발한 통계자료의 비주얼 표현법이다. 사회경제학연구박물관의 관장을 지낸 오토는 수많은 통계자료를 디자인하던 중 복잡한 관계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시각언어를 새롭게 표준화함으로써 각 데이터 간의 비교분석이 가능한 방법을 고안하였다. 아이소타이프는 1930년대에 널리 보급되어 오늘날에도 각종 자료, 심벌 등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리처드 솔 워먼
리처드 솔 워먼Richard Saul Wurman, 1935년 생은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의 건축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26세 때인 1962년에 『이해할 수 있는 정보 만들기Making Information Understanding』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1980년대에는 여행가이드인 ACCESS 시리즈와 전화번호부 등의 편집디자인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정보 디자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그는 1976년에 처음으로 ‘인포메이션 아키텍트Information Architect’라는 호칭을 사용했는데 그것은 미적인 그래픽 디자인 작업만이 아니라 이해를 증진하는 정보의 시각화를 수행하는 정보 디자이너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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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그래픽스 #표 #아이소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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