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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사람 사이의 통역사-G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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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할머니나 어린아이도 컴퓨터 상에서 파일을 휴지통에 쉽게 버릴 줄 안다. 그러나 20년 전에도 그랬을까? GUI가 없다면 컴퓨터는 여전히 전문가만의 영역으로 남았으리라. 결국 GUI는 우리와 컴퓨터휴대전화까지 포함한 모든 디지털 기기 사이의 친절한 통역사라고 할 수 있다.

  

GUI는 Graphical User Interface의 줄임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사용자를 위해 그림으로 표현한 상징 언어’쯤 되겠다. ‘지 유 아이’라고 발음하기도 하고 짧게 ‘구이’라고도 한다. 매우 어렵고 전문적인 용어처럼 들리지만 사실 GUI는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언어만큼이나 우리에게 친숙하다. 우리는 매일 매시간 이 GUI의 은혜를 입어 컴퓨터를 사용한다. 어디 그뿐인가. 휴대폰, MP3 플레이어, 게임기 같은 각종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도, 세탁기나 냉장고처럼 디지털화된 가전제품을 사용할 때도 이 GUI의 인도를 받는다. GUI가 없었다면 오늘날처럼 디지털화된 환경은 오지 않았고, ‘IT 강국 한국’이라는 명성도 생겨나지 않았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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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엥겔바트가 세계 최초로 디자인한 ‘마우스’의 원형.

 

GUI의 가장 큰 위력은 0과 1로 이루어진,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의 세계를 눈에 보이는, 이해할 수 있는 세계로 바꿔주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아직 다섯 살도 안 된 꼬마가 마우스를 잡더니 바탕화면 위에 있는 파일 하나를 끌어서 휴지통에 가져간다. 이 꼬마는 컴퓨터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들은 적이 없지만, 부모가 하는 작업을 보고 흉내낸 것이다. 오늘날 아이들은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눈곱만큼도 없어도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배운다. 마치 책꽂이에서 자기가 원하는 그림책을 꺼내서 읽듯이 요즘 아이들은 쉽게 자기가 원하는 파일을 찾아서 연다.

 

그러나 20년 전만 해도 컴퓨터는 설명해줘도 못 알아들을 상상 속의 물건이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컴퓨터는 철저히 불친절한 기계였다. 컴퓨터는 사용자에게 자신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어떠한 암시도 주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 처음 앉은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시커먼 화면에 하얀 커서만 깜빡깜빡 하는 모니터를 보고 무력감에 빠질 뿐이었다. 사람이 발명한 무수한 기계 가운데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이처럼 눈곱만큼의 단서도 주지 않는 매정한 물건은 컴퓨터가 처음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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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가 내놓은 최초의 GUI 시스템으로                   GUI 시스템을 완성시킨 맥킨토시 컴퓨터. 
구동되는 컴퓨터 제록스 스타. 이 컴퓨터는 너무 비싼 가격으로
인해 대중화되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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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의 각종 인터페이스 화면 디자인 계획. 이미지만으로 어떤 기능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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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단순해지고 기능성을 높인 휴대전화의 인터페이스 화면.

 

그런데 컴퓨터 프로그래머에 의해 탄생한 GUI 시스템은 복잡하고 난해한 컴퓨터 속 정보의 세계를 우리 주변의 물질세계처럼 쉽게 번역해주었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중요한 개념의 발전이 필요했다. 마우스, 아이콘, 윈도우가 바로 그것이다. 최초의 진전을 이룬 사람은 더글라스 엥겔바트로서, 그는 마우스를 발명했다. 마우스는 키보드로 명령어를 입력하는 대신 스크린에 특정한 아이콘을 지시하고 그것을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이것은 엄청난 혁명이었다. 사용자가 마우스를 움직이면 포인터도 움직이고, 그런 원리에 따라 아이콘도 옮길 수 있다. 인지공학 디자인에서는 이를 ‘시각적 피드백’의 원리라고 하는데, 이로써 사용자는 컴퓨터에 대해 즉각성과 직접성을 경험하게 된다. 즉, 사용자가 컴퓨터 속 정보를 내 마음대로 조정하고 있다고 순간순간 느끼면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GUI 시스템 전에는 파일을 하나 지워도 이게 정말 지워졌는지 아닌지 즉각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마우스로 파일을 끌어다 휴지통에 넣을 때 우리는 파일을 지웠다고 즉각 느끼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발전은 윈도우의 탄생이다.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의 프로그래머 앨런 케이는 윈도우라는 개념을 만들어내어 사각 모니터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섰다. 그의 윈도우 개념은 작업 창을 확대하고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첩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한 번에 여러 개의 윈도우를 열어 놓고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책상 위에 여러 가지 책과 문서를 한꺼번에 꺼내 놓고 작업하는 방식과 마찬가지이다.

이렇듯 아이콘과 윈도우라는 중개인은 컴퓨터와 사람 사이를 아주 가깝게 만들어주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또는 문자로밖에 확인되지 않는 세계를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그림의 세계로 번역해주었다. 언어가 쉬워지자 컴퓨터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전문가의 영역에서 일반인의 필수품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휴대전화나 각종 휴대용 기기가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는 데도 이 GUI의 역할이 컸다. 또 GUI는 인터넷이 이처럼 강력한 미디어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GUI 없이는 생활을 못할 정도이다. GUI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면 그만큼 시장이 커진다는 아주 단순한 공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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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raphical User Interface, 약칭 GUI는 윈도우 시스템, 아이콘, 메뉴, 포인팅 디바이스 등의 요소에 의해 구성되는 컴퓨터 조직 환경이다. 2차원이나 3차원 가상공간에서 해당 기능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그래픽을 만들어 이를 선택, 이동, 복사하여 사용한다. GUI의 아이디어는 1960년대에 제안되었는데 이후 애플 컴퓨터가 1984년에 맥킨토시로 상업적인 성공을 이뤘고,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윈도 95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GUI의 대중화를 이루었다.

 

마우스
1968년에 더글라스 엥겔바트가 최초로 마우스를 발명한 이후 1980년대에 이르러서 그래픽 요소들을 마우스로 직접 움직여 조작하는 방식이 개발되었다. 마우스는 애플컴퓨터가 맥킨토시의 표준 입력 장치로 채택하면서 전면에 부상하게 되는데,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윈도우즈 운영체제를 발표하면서 마우스가 필수 입력 장치로 자리잡았다.

 
더글라스 엥겔바트

더글라스 엥겔바트Douglas C. Engelbart, 1925년생는 1968년에 세계 최초로 마우스를 만든 사람이다. 당시 스탠포드대학의 연구원이었던 그는 현재의 마우스 구조와 같은 형태로 ‘x-y 위치 표시기’를 발명했다. 이 기기에는 작은 나무상자에 붉은색 버튼과 가는 줄의 꼬리가 달려 있어 ‘마우스’란 별명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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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케이

유타대학교 대학원에 다니고 있던 앨런 케이Alan Curtis Kay, 1940년생는 1968년에 퍼스널 컴퓨터의 콘셉트를 처음으로 주창하였다. 이후 휴대용 퍼스널 하이퍼미디어 컴퓨터인 ‘다이너북Dynabook’을 제안했다. 이는 휴대용 PC나 PDA 등 오늘날의 개인용 이동통신에 컴퓨터가 적용될 가능성을 앞서 예견한 것이었다. 앨렌 케이는 현재 HP 연구소의 명예 연구원이자, 뷰포인츠 연구소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교토 대학의 초빙교수, LA 캘리포니아 대학의 겸임 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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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 #이미지 #GUI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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