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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 PF Internship

 

  

프로페셔널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웹 베이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플랫폼들을 소개한 적이 있다. 필자의 지난 리포트들을 살펴보면 발견할 수 있으리라. 자 그럼 포트폴리오가 준비되었다면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직 졸업 전이라면 더더욱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텐데, 기업에서의 인턴쉽을 통해 필드 경험을 미리 해보는 것은 한국의 많은 학생에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학창 시절 인턴쉽을 경험하는 학생의 수가 전체 디자인을 공부하는 이들의 수에 비해 얼마나 될까? 필자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백악기 수준의 이야기지만…)의 경험을 돌아보면 졸업 전 인턴쉽을 경험하는 재학생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아니 거의 없었다. 큰 기업에서는 대부분 시스템화된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서 소수 인원을 선발했고, 중소기업이나 디자인 전문회사의 문턱도 높았을뿐더러 무엇보다 학생들의 의지가 그리 크지 않았다. 지금의 학교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후배들이나 지인들을 통해 듣는 이야기로는 인턴쉽이 그리 큰 화제는 아닌듯하다. 물론 한국의 디자인 학교의 커리큘럼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부분도 있을 테고, 지나치게 과열화되어 생겨난 대학의 디자인 학과들과 더불어 늘어난 학생들의 수가 인턴쉽을 제공하는 기업의 수보다 훨씬 많은 데서도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겠다. 필자가 이러한 화두로 리포트를 시작하는 이유는 현재 한국의 시스템과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독일의 디자인 학교와 산업의 연계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유학경험이 없는 필자가 마치 스스로 경험인 양 독일의 학제를 소개할 수 없기에, 필자의 회사 동료들을 앞에 내세우기로 한다.

 

Pilotfish에서 근무하고 있는 독일에서 공부한 동료들의 이야기로는, 독일의 디자인 학교는 (전체적인 학제는 한국과 많이 다르고,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존재하므로 필자가 깊숙이 이해하기 힘들지만) 졸업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무조건 기업에서의 인턴쉽이 요구된다고 한다. 물론 한국보다 현저히 적은 수의 디자인과 학생이 있고, 또한 인턴쉽에 대한 기업들의 사회적인 의무 같은 분위기도 한국과는 사뭇 다르므로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이유가 어쨌든 간에 독일의 학생들은 졸업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토익 점수를 요구하듯) 모든 졸업생이 졸업 전 한 학기를 인턴쉽을 통해 미리 사회 경험을 해야만 한다. 이는 유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며, 인턴쉽을 어느 나라, 어느 디자인 회사에서든 경험해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학생의 선택에 따라 여러 회사에서 여러 차례 인턴쉽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디자인 학교는 더욱 준비된 상태의 졸업생들을 배출할 수 있고, 기업은 자신들이 트레이닝을 시킨 만큼 경험치가 있는 신입 디자이너들을 고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ilotfish에도 많은 학생으로부터 인턴쉽 지원용 포트폴리오가 접수된다. 이 모든 지원자를 전부 고용할 수 없지만 되도록 많은 인턴쉽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Pilotfish 역시 신선한 아이디어들로 무장한 젊은 피를 수혈받는다. 본 리포트를 통해서 가장 최근 인턴쉽을 마친 제품디자인 전공 학생인 패트릭 로(Patrick Loh)의 인터뷰와 함께 Pilotfish의 인턴쉽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 Patrick Loh (Image ⓒ Pilotfish)

국적: 독일

나이: 24

소속/전공: Bergische Universität Wuppertal (University of Wuppertal)/Industrial Design

관심사: 하이킹, 스노우보딩, 카이트스포츠, 사진, 자동차

 

 

 

인턴쉽을 준비할 때 어떻게 Pilotfish를 알게 되었나?

 

2년 전 현재도 공부하고 있는 부퍼탈 대학(University of Wuppertal: 독일 중서부의 쾰른, 뒤셀도르프, 에센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 부퍼탈을 대표하는 대학교로 산업디자인학과에 크게 투자하고 있으며, 매년 수많은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배출하고 있다.)의 선배*의 졸업전시에서 자신의 Pilotfish 인턴쉽 경험을 전해 들었다. 물론 그전부터 Pilotfish를 알고 있었고 많은 프로젝트를 좋아했지만, 당시 그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서 Pilotfish에서의 인턴쉽을 계획하게 되었다.

 

* Pilotfish에서 인턴쉽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갔다가 졸업 후 Pilotfish에 재취업한 킬리안 크라이져(Kilian Kreiser)의 졸업작품은 Pilotfish와 함께 진행되었고, 독일의 특별한 대학 시스템(졸업작품을 담당 교수와 더불어 필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페셔널 디자이너를 멘토로 삼을 수 있다.)으로 인해 가능했던 해당 프로젝트는 이후 부퍼탈대학의 많은 학생이 인턴쉽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Pilotfish에서 지난 5개월간의 시간 동안 어떤 일을 담당했나?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에 투입돼서 팀원들을 지원했고, 특히 마지막까지 참여했던 한국 항공대학과의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Research, Ideation, Prototyping, 3D Model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회사 내에 긍정적인 해피바이러스를 전파했다고 생각한다. (웃음)

 

 

 

5개월의 시간을 정리하면서 Pilotfish에서의 경험이 어떠했나? 솔직해도 된다. (웃음)

 

나는 아주 솔직한 사람이다. (웃음) 먼저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물론 많이 관심 있는 분야인 운송디자인 프로젝트는 (Pilotfish는 BMW, MINI 등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 인력이 필요치 않아 경험하지 못했지만,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았고, 그 외에 전자제품, 의료기기, 산업기계 등 다양한 성격의 프로젝트를 조금씩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단지 넓은 폭의 다양한 경험뿐 아니라,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모든 과정에 깊이 있게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물론 리서치 단계는 늘 재미있지는 않지만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어서 좋았고,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 그런 점에서 앞서도 말한 한국 항공대와의 프로젝트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애정이 많이 가는 프로젝트이고 마지막 남은 결과물이 궁금하다. 

 

 

 

 

패트릭은 필자가 팀장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대부분의 프로세스에 참여했다. (Image ⓒ Pilotfish)

 

 

 

 

프로젝트 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더 솔직해도 된다. (웃음)

 

함께 일한 팀원들이 가족 같아서 좋았다. 다양한 관심사나 장기들을 가지고 있어서 각자에게 배울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 일하는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을 거다. 작업 환경 역시 마음에 들었다. 인턴이지만 필요한 대부분의 것이 지원되었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받았다. 이런 환경이 가끔이었지만 불가피한 야근을 오히려 즐기면서 하게 했던 것 같다.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어떻게 일이 진행되는지 보고 싶었다. 그래서 돌아보면 매일 즐거웠던 것 같다. 5개월이 지난 지금은 더 있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매우 아쉽다. 아, 잊어버릴 뻔했는데 가장 재미있었던 걸 고르라면 탁구*를 뺄 수 없을 거다.

 

*매일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을 기다리는 이유는 Pilotfish 디자이너들이 요즘 가장 즐기는 탁구 때문이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Pilotfish 디자이너들에게 뮌헨에서의 삶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선사한다. 일과 놀이의 경계는 분명하지만 일도 놀이처럼 즐겁기를 모두가 바란다. (Image ⓒ Pilotfish)

 

 

 

 

지난 5개월간 다른 건 몰라도 탁구는 엄청나게 늘었다고 내가 증명해줄 수 있을 듯하다. 추천서도 써줄 수 있다. (상호 웃음)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하니 나 역시 기쁘다. 그럼 화제를 돌려서, 내가 알기에는 Pilotfish에서 인턴쉽을 하기 전에 미국에서도 인턴쉽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턴으로서 경험하기에 미국과 유럽에서의 디자인 환경은 어떻게 다른 것 같은가?

 

내가 속한 부퍼탈 대학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University of Cincinnati)에서 한 학기 수강했다. 그 후 첫 번째 인턴쉽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Columbus Ohio)의 Priority Design에서 경험했다. 좋고 나쁨을 떠나서 특별히 다른 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미국에서의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아주 빠르게 진행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있던 것도 다른 점이다. 아날로그한 핸드드로잉보다는 디지털화 능력이 더 요구되었던 것 같다. Pilotfish는 스케치과정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반씩 섞여 있는 느낌이다.

 

 

 

그럼 이제 두 번의 인턴쉽을 마친 상황에서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졸업작품을 위한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킬리안처럼 Pilotfish와의 졸업작품 협업을 계획했고, 마지막까지 주제를 놓고 고민했는데 다행히도 Pilotfish의 도움으로 좋은 주제를 정할 수 있었다. 담당 교수님들도 마음에 들어 해서 기대가 많이 된다. 물론 좋은 Pilotfish에서 좋은 멘토*도 만날 수 있었다. (웃음) 현재 여객기 내부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기내 서비스”에 대한 주제로 졸업작품을 진행하게 될 텐데, 이미 많은 계획이 섰고 루프트한자(독일 국적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소개한 특이한 독일의 커리큘럼으로 인해 졸업작품을 담당 교수와 프로 디자이너에게 동시에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패트릭은 감사하게도 필자에게 졸업작품의 멘토가 되어줄 것을 물었다. 한국에서 공부한 필자가 독일의 디자인 석사 학생의 멘토링을 한다는 것에 많은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지만, 필자에게도 역시 좋은 경험이 되리라 믿는다.

 

 

 

(웃음) 함께 잘 해보자. 그럼 졸업 이후 미래의 계획은 무엇인가?

 

구직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미국 여행을 하려 한다. 전에 일한 회사의 옛 동료들도 방문하고 싶고, 아직 미국 서부 쪽은 가보지 못했다. 조금 더 자연이 많은 곳을 둘러볼 계획이다. 그랜드캐니언 같은 곳 말이다. 그때가 아니면 가기 힘들 것 같다. 그 이후 일은 천천히 생각하려 한다. 물론 Pilotfish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마지막으로 Pilotfish 팀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그동안 너무나도 고마웠고, 앞으로의 미래에도 지금보다 더 큰 성공이 있길 기원하겠다. 많이 그리울 거다. 졸업작품 때문에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은데, 변함없이 환영해주면 고맙겠다.

 

 

 

 

언제나 환영한다. 학교로 돌아가서도 탁구 연습은 계속 하길 바란다.

 

(웃음) 이기러 오겠다.

 

 

 

 

 

한 명의 가족이 떠날 때면 작은 선물과 함께 카드에 마음을 담는 것이 Pilotfish의 오랜 전통. 마주하는 많은 것들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패트릭을 위해서, 그가 떠나기 전 아이폰용 액세서리 렌즈 Ollo Clip을 선물했다. (Image ⓒ Pilotfish)

 

 

 

필자는 학창시절 인턴쉽 경험이 없었다. 오히려 졸업 후 한국에서의 취업 직전 테스트의 목적으로, 그리고 독일로 건너와 Pilotfish에서 6개월간의 인턴쉽을 통해 스스로 증명하고 뮌헨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그렇기에 학기 중에 인턴쉽을 통한 사회 경험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어린 친구들을 볼 때면, 필자 자신의 학창시절에 소중한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될 때가 있곤 하다. 다양한 이유로 한국의 디자인과 학생들이 국내에서 인턴쉽을 경험하기에 문이 좁다고 느낀다면, 외국 회사에서의 경험도 해보시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물론 조언은 조언일 뿐 인생을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교육받은 환경이 달라서, 혹은 언어의 한계가 있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금은 필요하다.) 축구 감독이 골키퍼에게 골을 넣으라고, 최전방 공격수에게 자기 골문을 지키라고 주문하지 않듯이 학생들에게 필드에서 만큼의 경험치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환영받을 수 있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많은 한국의 학생들이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의 인턴쉽 경험의 기회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Pilotfish의 인턴쉽 포스터, 독일 뮌헨에서의 새로운 경험이 궁금하다면 여기로. www.pilotfish.eu/internship (Image ⓒ Pilotfish)

 

 

 

 

리포터 소개

 

리포터 양성철은 독일 뮌헨의 디자인 에이전시, Pilotfish GmbH(www.Pilotfish.eu)에서 Senior Industrial Designer로 일하고 있다. 그는 유럽에서 겪는 디자이너의 일상들이나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Tag
#독일 디자인 회사 #Pilot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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