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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취업을 넘어 창업까지 1. 꿈을 꾸는 자가 더 큰 무대에 진출할 수 있다



해외 취업에 성공한 디자이너 중에는 단순히 외국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키우는 이들도 있다. 해외 취업도 마찬가지지만 창업은 더더욱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열정과 도전 의지, 그리고 철저한 준비가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 좀 더 큰 꿈을 품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위해 현재 뉴욕에서 ‘와이낫스마일(Why Not Smile)’이라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정훈 대표와 미국에서 디자인 스튜디오 워킹플레인(WALKINGPLANE)을 만들어 활동하다 현재 워킹플레인코리아를 맡고 있는 박재민 대표를 만나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창업에 관련된 귀중한 조언을 들어보았다.

 

Q 한국에서 전공학과와 직업은 무엇이었나요?
A 서울대학교 산업 디자인학과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크로스포인트, 이미지드롬, 프리챌 등에서 브랜딩, 웹사이트, 편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으며 삼성디자인멤버십 회원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동서양의 교차 문화를 연구했습니다. 이후 동 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던 중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에서 무엇에 대해 연구했으며, 졸업한 후 어떤 일을 했나요?
A 항상 상업 디자인 분야의 최전선에서 일하다 보니, 실험적인 디자인이나 사회를 위한 공공 디자인에 대한 욕구가 강했습니다. 그러한 커리큘럼을 갖춘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RISD,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석사과정을 거쳤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2년간은 디자이너로서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각자가 정한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치열하고 즐겁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연구는 실제 산업에서 어떻게 응용되는지보다 과정을 통한 디자인 방법론과 철학, 가치관의 정립을 우선으로 합니다. 도시 공공 공간에서 소리의 시각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 방법론을 만들어냈고,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졸업한 후 런던에 있는 프랙티스(Practise), 뉴욕 현대미술관(MoMA, Museum of Modern Art)에서 선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궁극적인 목표 실현을 위해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품은 창업에 대한 꿈을 대략 13년 만에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현재 뉴욕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하버드대학교(HarvardUniversity), 프랫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 등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Q 창업이 어렵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럼에도 창업을 할 수 있었던 저력이 궁금합니다.
A 2009년 초에 뉴욕 주에 사업자 등록을 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비자 문제만 해결되면 창업에 관련해 서류상의 어려움은 없습니다. 창업자체는 쉽지만, 고정 수입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요. 사업을 하려면 실력 못지않게 인맥이 중요합니다. 뉴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 교수 중에는 뉴욕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기에 프로젝트 수주 등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창업한 후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뉴욕에서 다양한 디자인 회사에 취업해 풍부한 경험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랬다면 시행착오도 적었을테니까요. 창업이 목표라면, 먼저 현지에서 실무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Q 와이낫스마일은 어떤 회사인가요?
A 뉴욕의 그래픽 디자인 커뮤니티(community)는 세계 최고라 불릴만큼 거대합니다. 그 이유는 소규모 스튜디오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뉴욕의 스튜디오는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고객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뉴욕의 디자인 문화 자체가 새롭고 신선한 디자인과 디자이너, 스튜디오를 끊임없이 갈망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기회가 전부 프로젝트 수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외국인에게도 동등한 가능성이 계속해서 주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뉴욕에는 2~6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가 셀 수 없이 많고, 질 높은 작업을 통해 유명 고객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와이낫스마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한 지 2년 정도 됐고 예술, 건축, 문화, 패션 영역의 디자인을 하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인쇄물, 브랜딩(branding), 웹사이트 등 미디어의 경계 없이 그래픽 디자인전반을 다루고 있습니다. 내년 중반부터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차세대디자인리더, 포스트 차세대디자인리더 등의 프로그램도 스튜디오가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직원이 세명인 단출한 스튜디오지만, 디자이너 세 명이 모두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문화부 격인 연방정부의 국립예술기금의 기관 아이덴티티 작업을 진행하고, 뉴욕의 유명 미술관과 전시 아이덴티티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를 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성장 여부에 따라 10여 명 규모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Q 한국인으로서 해외 디자이너들과 경쟁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유학이나 창업을 결심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은 언어입니다. 언어가 조금 모자라도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이런 학생들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물론 한국 학생들이 미국으로 유학 온 뒤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학은 본인의 실력을 뽐내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새로운 공부나 연구 또는 자기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디자인 결과물보다는 동료, 교수와 함께하는 토론과 연구를 통해 발전해나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유학에 뜻이 있다면 본질적으로 ‘왜’ 하려는지 고민하고 먼저 언어 능력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대한 커뮤니티에 능력이 비슷한 디자이너나 스튜디오는 넘쳐납니다. 이런 환경에서 고용회사나 고객이 굳이 언어 실력이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 디자이너를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력만으로 부딪치기엔 언어는 너무 거대한 장벽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게도 언어는 여전히 문제입니다. 학생들을 만나러 수업에 들어갈 때나, 고객을 만나러 회의실에 들어갈 때, 언제나 이 문제로 조금은 긴장되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더욱 강한 어조로 조언을 드리는 것입니다.

 

 

Q 좋은 디자인이란 어떤 것일까요?
A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항상 본인들이 하는 일이 단순히 아름답고 멋진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시간, 자금 등 여러 문제에 맞닥뜨려 결국은 단순히 ‘쿨’한 디자인으로 프로젝트를 끝맺는 일이 많습니다.
저는 이러한 디자인 과정의 구조적 폐해를 바로잡고, 과정도 결과물 만큼 중시하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디자인을 하는 스튜디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리서치의 경우, 관련 이미지 리서치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의 정보, 다각도의 견해 등 텍스트 리서치, 즉 공부가 더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부터 ‘디자이너의 글쓰기’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글쓰기는 뒤로 미루더라도 최소한 ‘디자이너의 글 읽기’는 기본적으로 해야 합니다.

 

 

Q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꼭 알아야 할 원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 뉴욕에서 창업을 고민할 때, 현재 뉴욕의 유명 스튜디오인 프로젝트프로젝트(Project Projects)의 대표 롭 지암피에트로(Rob Giampietro)가 해준 조언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만의 장기를 찾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창업 이후 최소 6개월간 수입이 없어도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강점을 갖추라는 것은 매우 단순하고 지루한 말 같지만, 동시에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외에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뜻입니다. 작가로서 비평적 글쓰기, 빼어난 철학, 심리학에 대한 이해와 그와 연계된 디자인 방법론 등 차별되는 능력이 없다면 디자인을 잘하는 수만 명 중 한 명으로 인식될 뿐입니다. 특히 외국인이라는 점과 언어 문제 등 불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차별성의 문제는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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