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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ch, Haptic, Drive 1

 

 

“Slide to unlock”

필자가 하루 중 가장 많이 마주하는 영어 문장이다. 막상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참 재미있다. 고작 “밀어서 잠금해제”라니…

 

요즘 당연히 챙겨보는 드라마는 단언컨대 “응답하라 1994”. 물론 필자와 같은 세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농구대잔치와 슬램덩크, 서태지, 삐삐 등의 화제는 필자의 학창시절을 수놓았던 좋은 추억들이다. 신세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첨단 문화와 트랜드의 중심에 있었던, 그래서 삐삐로 마음을 전하고 PC 통신으로 대화하던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 그렇게 신세대로 불리며 기성세대와의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던 그 시절의 젊은이들은 현재의 새로운 세대들과의 간극을 논하고 있다. 기술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사람도 함께 변하는지 이전의 것들에 쉽게 싫증을 내고 더 새로운 것들을 원하며, “밀어서 잠금해제” 따위의 말을 가장 많이 접하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다.

 

잠시 추억팔이를 하며 감상에 젖었지만, 본론으로 돌아오면 이러하다. “밀어서 잠금해제”를 가장 많이 보게 될 만큼 우리는 “Touch” 디스플레이에 둘러싸여 있다. 지금 주위를 돌아보면 터치 인터페이스를 가진 제품들이 넘쳐나고 대부분의 사람은 그것들과 잘 어우러진다. 처음 스마트폰을 접한 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손가락 하나로 천천히 차가운 화면의 가짜(?) 자판을 누르시던 필자의 아버지도 이제는 시차와 관계없이 한국에서 독일로 이모티콘과 긴 문장의 메시지를 보내곤 하신다.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필자가 매일 접하는 것 중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와콤 Cintiq, 회사 내의 대형 프린터, 지하철역의 티켓머신, 슈퍼마켓의 무인 계산기 등이 있다. 이것도 이미 꽤 많다고 생각되는데 한국에서 터치 디스플레이를 접하는 빈도수는 독일보다 훨씬 더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또 어떠한 분야의 제품에 터치 기술이 접목될 수 있을까?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의 생활에 발맞춰서 더욱 다양한 곳에서 많은 터치 제품들을 발견할 수 있고, 동시에 더 많은 수의 버튼이 사라지고 있다. 마치 이미 모습을 감춰버린 삐삐와 공중전화처럼…

 

운전하는 상황에서도 터치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이미 아주 최근의 일은 아니다. 빌트인(built-in)내비게이션에 적용된 터치 디스플레이, 혹은 별도의 스마트폰, 태블렛 PC 등의 모바일 기기를 부분적으로 접목한 사례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자동차에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사례가 있어 본 리포트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독일 디자인 리포트인 만큼 독일에 특화된 사례는 아니지만, 특정한 장소에 국한된 상황이 아니기에 생각해보기에 좋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Tesla Motors: Model S

 

 

 

 

 

엘런 머스크(Elon Musk, CEO of Tesla Motors) (Image ⓒ Tesla Motors)

 

영화판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라고 불리는 엘런 머스크(Elon Musk)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로 유명한 페이팔(Paypal)을 만들었고, 이제 그의 이력에 더 유명한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Tesla) 모터스를 설립했다. 자동차 업계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까지도 접수한 엘런의 테슬러 모터스에서 올해 봄에 발표한 최신 전기자동차 Model S를 살펴보면 가장 놀라운 것이 기존의 대시보드(Dashboard)에 있던 많은 버튼을 대신하여 자리 잡고 있는 17인치 터치스크린이다. 테슬라의 기술력을 집대성한 결과라고 하는 이 모델은 웬만한 PC 모니터만 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동차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물리적인 버튼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Tesla Model S - Exterior (Image ⓒ Tesla Motors) : 필자가 제품디자이너인 만큼 외관디자인에 대한 견해들로도 여러 줄을 써내려갈 수 있겠지만, 이번 리포트에서 다룰 것은 외관이 아니기에 과감히 생략하도록 한다.

 

 

 

 

 

▲ Tesla Model S - Interior (Image ⓒ Tesla Motors) : 오늘의 주인공 테슬라 Model S의 인테리어, 그중에서도 대시보드다. 대시보드를 구성하는 계기판과 센터 콘솔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터치스크린. 이미 혁신의 단계에 들어선 전기자동차를 사람을 태우고 주행하는 컴퓨터로 만들어버린 비밀이 여기에 있다.

 

 

 

   

 

센터 콘솔 (Image ⓒ Tesla Motors) : 기존 센터 콘솔에 부착되어있던 많은 버튼과 손잡이들을 과감히 버리고 그 자리에 17인치 풀 터치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는 자동차의 상태를 점검, 조절할 수 있다. 스피커가 음향을 집중하는 지점까지 아이패드를 조작하는 것처럼 손쉽게 컨트롤이 가능한데, 조작에 사용되는 터치 제스쳐들이 애플의 제품들과 많이 닮아있다. 커다란 화면을 통해 한눈에 내비게이션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웹 브라우저를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자동차가 커다란 컴퓨터인 셈이다. 화면은 운전자에 의해 자유롭게 분할, 구성될 수 있으며 인터넷을 필요로 하는 모든 상황을 위해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모든 인터넷 사용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운전자의 주행패턴을 분석하여 그래프로 보여주고 더 나은 주행을 위한 가이드 역할도 하며, 저녁 외식 장소를 정하지 못한 운전자들을 위한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이제 자동차에 앉아 업무를 보는 시대가 올 수 있을 테고,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운전하는 옆 조수석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알리는 이야기다.

 

 

 

  

 

계기판 (Image ⓒ Tesla Motors) : 계기판의 디스플레이는 모두 디지털화되어있는데, 스트링 휠에 있는 버튼을 이용해 운전 중에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의 상태와 음악(애플의 아이폰 인터페이스를 닮았다.), 내비게이션, 속도, 운전패턴 등 센터 콘솔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확인 가능한 정보들 대부분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Image ⓒ Tesla Motors) : 테슬라 Model S를 소유한 운전자들에게 또한 유용한 서비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동차 외부에서도 차량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확실한 데이터 연동이 된다면 스마트폰 안에 있는 정보를 차량 내부의 17인치 스크린으로 크게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이외에도 테슬라 Model S가 17인치 디스플레이를 이용해서 구현한 혁신은 많이 있는데, 테슬라의 오피셜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6HtlmNzqQdo

▲ Tesla Model S - Official Walkthrough (Video ⓒ Tesla Motors)

 

 

테슬라의 Model S는 “Full Touch Experience”를 표방한다. 실제로 대시보드에는 어떠한 물리적인 버튼과 손잡이도 없다. 누가 봐도 굉장한 결과물이고, 많은 사람이 생각은 했지만, 시도는 하지 못했었기에 더 이목을 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극적인 변화가 어떠한 시장의 반응과 평가를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1세대 스마트폰에 거부감을 가졌던 사용자들이 존재했던 것과 이유를 같이한다. 심지어 이번에는 전화가 아니라 자동차다. 안전과 크게 연결되어있고, 운전자뿐 아니라 타인의 안전 또한 결정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애플의 첫 번째 아이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이 없던 당시에 북적거리는 커피숍에서 조용히 아이폰을 꺼내서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통화를 시작하는 순간, 주변 모든 사람의 부러움 섞인 눈빛을 바라보는 기쁨과는 달리 온전히 운전자가 동승한 몇몇 사람에게서만 “헐 대박!!”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이유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이 변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 엄청난 시도는 분명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어쩌면 조금은 절제된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개인적인 견해와 취향을 가진 필자가 적절히 응답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다음 리포트에서 그 프로젝트를 소개하겠다.

 

 

 

리포터 소개

 

리포터 양성철은 독일 뮌헨의 디자인 에이전시, Pilotfish GmbH(www.Pilotfish.eu)에서 Senior Industrial Designer로 일하고 있다. 그는 유럽에서 겪는 디자이너의 일상들이나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Tag
#독일 디자인 회사 #Pilo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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