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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환경 - 패션 트렌드를 만드는 새로운 흐름, 인터넷 02 _ 홍석우

변화하는 환경 
- 패션 트렌드를 만드는 새로운 흐름, 인터넷 02


글  홍석우

(첫 번째 글 보기)

2. 웹 기반의 패션 스토어
 
웹 기반의 패션 스토어는 현재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육스닷컴, 조조타운 등 거대 자본이 뒤를 받치는 웹 쇼핑몰은 세계적인 붐이다. 자국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세계인을 대상으로 거래하는 패션 스토어는 물리적인 공간 제약이 없고 단기적인 트렌드에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고비용의 인터넷 쇼핑에 두려움이 적다는 것도 웹 패션 스토어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다. 두 번째 글에서는 현재 주목할만한 웹 기반 패션 스토어들 몇 군데의 특징을 알아본다.
 
Très Bien Shop  트레비앙 숍 
 
 
트레비앙 숍 메인 페이지

스웨덴 마르모에 있는 편집매장 트레비앙은 2007년 작은 온라인 매장으로 출발해 짧은 시간 동안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현재는 2개의 오프라인 매장이 있으며, 콤 데 가르송(Comme des Garcons), 아워레가시(Our Legacy), 아페세(A.P.C.),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 (Maison Martin Margiela) 등 프랑스와 벨기에, 스웨덴, 미국과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트렌드에 맞춰 그들은 공식 웹사이트 외에도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블로그에서 일반 고객들이 평소 보기 어려운 패션계 내부의 이야기를 편하게 풀어낸다. 브랜드 구성 또한 탁월한데,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이너들과 클래식 브랜드가 적절히 섞인 바잉이 훌륭하다. 현재 급성장하는 온라인 편집매장의 새로운 롤모델로 꼽을 수 있다.
 
OKI-NI.COM  오키-니.컴

 
오키-니.컴 메인 페이지

오키-니.컴은 영국에 있는 온라인 남성복 편집매장이다. 오키니는 일본 오사카 방언으로 ‘cheers’란 뜻이다. 2001년 런칭 후 2007년 재 런칭했으며, 현재는 50여 개가 넘는 남성복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헤리티지(클래식) 브랜드부터 스포츠웨어, 하이패션 디자이너 등 분야를 막론한 남성복이 모여있다. 현재 오키니는 대대적인 리뉴얼로 단순한 쇼핑몰 이상의 기능을 만들어 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피쳐 메뉴는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아카이브, 데님 테크니컬 가이드 등 재미있으면서도 실용적인 정보가 돋보인다. 웹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쇼핑 이상의 콘텐츠를 요구하며, 직접적인 판매와 관련 없는 콘텐츠를 쌓는 것이 웹사이트의 재방문율을 높여 구매로 이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오키니 또한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비공식 채널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또한 배너 광고 외에도 나라별로 접속률이 높은 패션 블로그에 능동적으로 접촉하는 등 활발한 소통 능력을 보여준다.
 
HONEYEE.COM STORE  허니이닷컴 스토어

 

위: 허니이닷컴 메인 페이지
아래: 허니이닷컴 스토어 메인 페이지

일본의 대표적인 트렌드세터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후지와라 히로시, 도쿄 어반 스트리트 컬쳐의 아이콘 격인 브랜드 비즈빔(Visvim)의 나카무라 히로키, 소프.(SOPH.)의 히로후미 키요나가. 이렇게 셋이 모여 온라인 패션 사이트를 만든 것이 2005년의 일이다. 셋 다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로, 지금까지 허니이닷컴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100일 블로그 릴레이는 패션, 건축, 예술, 음악 등의 장르에 포진한 세계의 크리에이티브 피플들이 지금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허니이닷컴은 현재 온라인 패션 잡지를 넘어 오프라인 잡지를 만들고, 온라인 스토어까지 선보이고 있다. 그들 셋이 운영하는 각자의 브랜드와 블로그에 참여하는 다른 디자이너들의 제품(아페세, 네이버후드 NEIGHBORHOOD 등)에 그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브랜드(나이키, 아디다스 등)를 판매하며, 패션 아이템이 아닌 음반, 서적, 라이프스타일 라인도 전개하여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그들의 열혈 팬을 위해 만드는 한정판 제품이나 회원 전용의 웹 기간 한정 매장(limited store) 등 온라인의 이점을 잘 살린 마케팅이 돋보인다. 엄밀히 말해 ‘물건을 바잉하여 판매하는’ 전통적인 편집매장과는 다른 성격이지만, 어찌 보면 그들은 하이브리드가 대세인 요즘 시대에 딱 맞는 업종을 만들어냈다. 온라인 패션 매거진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브랜드와 공동 작업 및 마케팅을 펼치는 그들의 선구안은 참고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6TH AVENUE  식스에비뉴

 
 식스에비뉴 메인 페이지

식스에비뉴는 2007년 12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형 온라인 편집매장이다. 웹 쇼핑몰이 워낙 발달한 우리나라 실정상 오픈마켓 형식의 웹 쇼핑몰은 많았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 중심의 온라인 편집매장은 식스에비뉴가 시초라 할 수 있다. 서상영, 쟈뎅 드 슈에뜨, 핏보우, 디아프바인, 반달리스트 등 나이와 성별을 초월한 국내 신/중진 디자이너들이 다수 참여한다. 실현되진 못했지만 단지 쇼핑몰이 아닌 지역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려는 시도 또한 식스에비뉴의 장점이었다. 식스에비뉴를 설립한 양호건 대표는 현재 국내 굴지의 의류기업 제일모직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편집매장, '일모스트릿(IL MO Street)'을 만들고 있다. 11월 오픈 예정으로 작업 중인 일모스트릿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만 약 백 여 개 이상 입점된다니, 국내 최대 규모이자 대기업이 시도하는 최초의 디자이너 브랜드 웹 스토어가 될 전망이다. 개인적으로 이 웹 스토어의 성공 여부가 국내 웹 기반 패션 스토어의 향후를 점칠 기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패션은 전통적인 방식의 제조업에 기반을 두지만, 인터넷의 날개를 달고 세계 어디서든 접할 수 있게 됐다. 패션 블로그라는 단어도, 패션 웹 스토어란 단어도 20세기에는 없었다. 이것은 모두 최근 몇 년 사이 생긴 변화다. 패션 블로그가 상부에서 전파되는 트렌드와 다르게 수평적이고 복수 발신이 가능한 새로운 트렌드라면, 웹 기반 패션 스토어는 그러한 흐름과 더불어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와 홍보를 동시에 하는 패션 기업의 새로운 형태이다. 언어(세계 공용어로 쓰이는 영어)와 기술(PC와 맥 모두에서 문제없이 사용 가능한 웹 표준을 지키는 웹사이트)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국내에서도 가능성 있는 시도라는 것이다. 글에서 소개한 트레비앙의 경우에도 스웨덴의 마르모라는, 필자 또한 처음 들어보는 소도시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니 말이다.
 
트렌드를 바라보는 방식도, 단지 스타일 ‘판매’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복합적인 흐름을 파악하며 접근하도록 환경이 바뀌었다. 어떤 트렌드는 웹, 혹은 웹을 비롯한 복수의 업종과 결합하여 전파된다.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패션 커뮤니티나 스트리트 스냅 웹사이트 등을 보면 그 흐름이 두드러진다. 트렌드를 항상 주시하는 업계의 사람이라면 기존의 트렌드를 바라보는 방식에 웹과 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한 트렌드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할 것이다.


홍석우 _  Fashion journalist / photographer of yourboyhood.com

편집매장 데일리 프로젝트의 의류/출판물 바이어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스 패션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당신의 소년기, yourboyhood.com라는 제목으로 서울 사람들과 풍경을 찍는 블로그도 운영한다. 지금은 문지문화원 사이 Saii에서 패션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Tag
#웹 패션 스토어 #트레비앙 #오키-니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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