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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디자이너들의 해외 인턴십 체험기_팽한솔

 

 

인턴디자이너 해외파견 사업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또 지원하기 전에 세운 목표는 무엇이었습니까?

 

컨티늄은 선진화된 디자인 프로세스로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회사로, 서비스 디자인 분야를 다루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디자인 컨설팅 전문 회사입니다. 저는 컨티늄 인턴십 지원을 통해 평소 제가 실무에서 배우고 싶었던 서비스 디자인을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컨티늄이라는 회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높았고,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은 디자이너로서 인턴십 경험이 중요한 첫걸음이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밀라노에서 평소에 궁금해했던 유럽의 디자인과 유행하는 라이프스타일 등을 확인하고 싶었고, 한국과 비교했을 때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파악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컨티늄 밀라노 인턴십 기간이 유럽 디자인 시장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시즌이라 더욱 제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컨티늄밀라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조사를 하고 그것으로 어떻게 해결책을 도출하는지 배우는 것이 큰 목표였습니다.

 

 

인턴십 기간 중 어떤 업무에 참여했습니까? 인턴십을 시작할 당시 컨티늄 밀라노 사무실은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은 산만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처음 투입된 프로젝트는 대형 선글라스 브랜드의 새로운 리테일 스토어 오픈을 위한 리테일 환경 조사였습니다. 홍콩과 뉴욕에 새로 오픈할 소매점(retail store) 개점을 위한 조사 업무였기 때문에 제일 먼저 시니어 디자이너(senior designer)들의 현지 조사로 시작되었습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시니어 디자이너와 팀장이 각각 홍콩과 뉴욕으로 출장을 간 사이 저는 밀라노의 소매점 시장 현황에 대해 조사하라는 첫 번째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이런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게 되었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사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 중 하나인 ‘고객여정지도(Customer Journey Map)’를 활용해 소비자가 선글라스 소매점에서 선글라스를 구매하는 과정을 지도화해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은 컨티늄 회장인 지안프랑코가 밀라노 사무실에 왔을 때, 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프레젠테이션을 한 것입니다. 저는 이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3주에 걸쳐 준비를 했고, 지금까지 제가 해온 디자인 작업과 평소에 생각한 것을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며 적극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컨티늄 인턴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너무 한국에서 인턴십을 할 때와 다르다고 생각한 점은 ‘내가 인턴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인턴 대접을 받고 시니어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시니어 디자이너 대접을 받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직함에 상관없이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갖고 일하느냐에 따라 대접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턴십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의뢰인이나 회사에서 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는 작업도 맡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흔히 크리스마스와 신년 선물을 겸해 와인 두 병을 보내곤 합니다. 어떻게 포장해야 사람들이 감동하고 ‘컨티늄에서 보낸 선물이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에 고민했습니다. 50개나 되는 선물을 우리손으로 직접 포장하고 카드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는 전 과정을 찍은 사진을 함께 보내면 얼마나 정성이 담긴 선물인지, 이런 사소한 선물 포장 작업을 할 때도 서로가 생각을 모아 함께 일한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것이 컨티늄이 디자인을 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포장지를 고르고, 출력물을 맡기고, 스티커도 제작해 일일이 포장했습니다. 손수 카드를 써서 상자 안에 넣어 택배로 발송했고, 그 모든 과정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인턴십을 하고 난 후 느낀 점은 무엇이며, 향후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까?

 

3개월의 인턴 기간이 다 지나갈 때쯤 많은 회사 사람들이 “컨티늄이라는 회사가 어땠냐?”, “인턴 생활을 어땠냐?”, “기대했던 것과 어떻게 다르냐?”와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솔직히 이탈리아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 이탈리아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잘 생긴 남자가 많은 나라에서 3개월 동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했는데 지금은 컨티늄이라는 회사 자체에 반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인턴십을 하기 전에는 컨티늄이라는 회사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습니다. 직접 그 환경에 뛰어들어 ‘실제’를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컨티늄에 반한 두 가지 큰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말 사소한 일도 항상 디자인하는 자세, 연구하는 자세로 임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컨티늄은 전 세계 5개국에 지사를 둔 글로벌 회사인 만큼 현실적으로 모든 스튜디오가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컨티늄은 항상 어떻게 하면 이 다섯 개의 지사가 하나의 스튜디오처럼 움직일 수 있을까 늘 궁리하는 듯했습니다. 밀라노 사무실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을 때는 파티를 하는 동안 화상 회의 장치를 연결해 보스턴, 상하이 등의 사무실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게 했습니다. 인터넷화상 전화 등 여러 가지 장치를 통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도 하고, 그 나라의 트렌드를 공유하기도 하는 것을 보고 의뢰인에게 “우리는 글로벌 회사다”라는 것을 말로만 하는것이 아니라, 정말 전 세계의 동향을 읽으며 다양한 문화권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글로벌 회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컨티늄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그동안 하고 싶던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해보니 인턴십을 하기 전에는 모르거나 헷갈렸던 것들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 한국 서비스 디자인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많이 접하고 자기 발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한층 더 성숙한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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