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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세라믹 아티스트 Patti Warashina 회고전

전시명 : Patti Warashina: Wit and Wisdom
일  시 : 2013.7.12 - 10. 27
장  소 : Bellevue Art Museum


‘도발적인 초현실주의자’, ‘감상적인 부조리주의자’라고 불리는 세라믹 아티스트 패티 와라쉬나(Patti Warashina)의 지난 50년간 작품 전개과정을 되돌아보는 회고전이 지난 7월 12일부터 10월 27일까지 밸뷰 아트 미술관(Bellevue Art Museum))에서 열렸다. ‘기지와 지혜(Wit and Wisdom)’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 전시는 일반적인 세라믹 전시와 달리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요소 모두를 반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크기와 컬러, 여러 가지 기법과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약 120여 개의 전시작 중 특징적인 작업들을 통해 그녀의 작업에 녹아있는 호기심, 활기, 건강한 회의론과 유머감각을 감상해보자.


Figure A Red, (2009)

그녀의 작업 대상과 최종 작업물은 양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지극히 사실주의적이면서 기지와 풍자가 섞여 있고, 물질적이면서 동시에 심리적이고, 정치적이며 개인적이다. 생동감 넘치며 해학적인 그녀의 작품에서 보이는 가벼운 시각적 패러디나 풍자적인 논평, 제목에 사용된 재치 있는 단어 선택은 그녀의 가치관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내 준다. 크기는 복잡한 소형 모형에서부터 7피트의 거대한 조각상까지 다양하며, 주제도 인간의 조건, 페미니즘, 자동차 문화, 정치/사회적 이슈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형태와 색채와 같은 순수한 조형을 선호하는 추상 표현주의에 영향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유형의 이미지와 인간의 형상을 표현하기 좋아하며, 작품 전반에서 60년대 유행했던 사이키델릭한 요소들과 팝아트, 초현실주의적인 이중성과 모호함을 적용하였다. 


Mile Post Queens, photo by Ken Lambert, The Seattle Times

전시는 1960년대부터 최근 작업까지 시간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다. 

1960-71년 초기 작업(Early Years)
그녀의 작업은 세라믹이라는 소재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 1960년대 대부분의 도예가가 사용하던 전통적인 프로세스인 물레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직접 손이나 주물을 사용하였고, 전형적인 진흙 색의 반짝이는 사기그릇에서 벗어나 화이트 점토에 실험적인 컬러를 사용하여 자유로운 표현을 시도했다. 팝아트와 캘리포니아 펑크 아트에 영향을 받은 초기 그녀의 작품은 희극적인 유머가 풍부한 기이하고 괴상한 세라믹 조각들로 구성된다. 핑크색 혀를 가진 ‘레드 핫 팟(Red Hot Pot)’, 변종 생물체와 같은 ‘케첩 키스(Ketchup Kiss)’, 칠면조 다리를 변속 레버로 가진 매끄러운 은색의 트레일러 ‘에어스트림 칠면조(Airstream Turkey, 1969)’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Ketchup Kiss (1969) by Ken Lambert, The Seattle TimesAirstream Turkey(1969)

1972-76년 역할과 정체성(Roles and Identities)
사회적으로 70년대 초는 처음으로 여성이 자신의 이름으로 신용 카드를 만들고, 직업을 가지고, 공공장소에서 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된 여성 인권 성장의 급변기이다. 그러나 당시 도예 환경은 아직 철저히 남성 중심이었으며, 자유로운 표현을 강조하는 추상표현주의 경향의 남성적이고 근육질의 조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반해 와라쉬나는 밝은 색채와 재치 있는 풍자가 가득한 패미니스트적인 작업을 시도하였고, 그녀의 작업은 기묘하면서도 불합리한 이미지로 무의식의 세계의 표현하는 초현실주의 예술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감수성이 융합된 조각으로 평가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풍부한 색채와 정교한 디테일의 ‘알의 제단(Altar with Egg, 1973)’은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호기심과 생각들, 일상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작품으로 표현해내게 되는 큰 전환점이 되었다. 그녀의 첫 번째 결혼의 실패를 반영하는 4개의 사당(‘Moth Ball’, ‘You Captured My Heart’, ‘Over the Hill’, ‘Tiger Lily’) 시리즈는 도기에 페인트칠한 색다른 기법을 사용하였으며, 날아다니는 나방과 화살이 박힌 심장 등의 튀어나온 구성 요소들이 3D 입체 작품로의 전환을 암시하고 있다.


Altar With Egg (1971) Over the Hill, You Capture My Heart(1976), photo by Ken Lambert, The Seattle Times

1977-89년 화이트 조각상(The Woman and White Figures)
3D 입상을 제작하면서 와라쉬나는 컬러는 없애고 활기차고 복잡한 시나리오를 도입하였다. 그녀의 ‘화이트 피겨(white figures)’ 시리즈들은 이야기가 있는 정교한 화이트 누드상의 집합으로 마치 극한의 초현실주의 화가 보쉬의 쾌락의 정원(Garden of Earthly Delights)의 군중을 연상시킨다.
화이트 피겨 시리즈의 가장 정점에 ‘프로세션(A Procession)’이라는 대작이 있다. 1980년대 중반 시애틀의 문화 발전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하는 이 작품은 조지 츄타카와(George Tsutakawa), 제이콥 로렌스(Jacob Lawrence), 데일 치훌리(Dale Chihuly) 등 70여 명의 지역 예술가들을 작은 형상으로 표현한 독특한 작품이다. 현재 워싱턴주 컨벤션 센터(Washington State Convention Center)에 전시되어 있으며 이동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본전시에서는 사진으로 전시되었다. 


Glass Cage(1982), Kiss Off (1989) White Figure Series


A Procession, White Figure Series (1986)

1990-99년 양식의 변화(Changing Pattern: Jar head, big figures and four foot figures)
1990년대 초, 그녀의 작업실은 비현실적이며 공상적인 대형 조각들로 가득 차게 된다. ‘A Preocession’을 마지막으로 10년간 몰두했던 화이트 피겨 시리즈에 지친 작가가 다시 큰 사이즈와 컬러로 돌아온 것이다. 이 시기에 그녀는 두상이나 대형 인물을 주로 제작했고, 실물 크기보다 훨씬 큰 작품들을 진행하면서 때로는 높이를 지지하기 위해 금속막대를 사용하면서 크기에 대한 도전을 시도하였다.    


Raining Fire and Black Lightning (1991), Hot Head, Jar Head Series (1993), Coupling, Large Scale Series (1991)

2000-03년 ‘마일포스트 퀸’에서 ‘리얼 폴리틱’까지(From Milepost Queen to Real Politique)
9피트 높이의 거대한 ‘마일포스트 퀸(Milepost Queen)’ 시리즈의 작업 이후 와라쉬나는 다시 일반적인 스케일의 작품으로 돌아왔으나 이번에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회적인 사건에서 소재를 찾아 사람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작업들을 진행하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 그녀의 작품들은 여전히 익살스럽고 유머러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이나 인종에서부터 환경 문제나 권력의 남용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삐딱한 시선으로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기도 하고, 실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면서 그녀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의견을 표현하였다. 9개의 초현실적인 형상으로 이루어진 혼란스러운 서커스 집단 같은 ‘리얼 폴리틱(Real Politique)’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 밖에 911을 연상시키는 조각상으로 비행기가 자신의 머리를 관통하여 눈이 휘둥그레진 꼬챙이 모양의 거인 ‘블로백(Blow Back: 군사력을 앞세운 미국의 강력한 대외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을 일컫는 용어)’과 붉은 감탄 부호의 머리에 역기처럼 생긴 검은 폭탄을 들고 있는 ‘스트롱맨(Strong Man)’ 등이 있다. 강렬한 형태와 대조적으로 블랙과 밝은 갈색, 핑크로 이루어진 미니멀한 팔레트를 사용하고 광택을 조절하여 섬세하게 다양한 표면을 만들어냈다. 


Air Apparent (2003), Hook, Line & Sinker (2003), Crow Whisper (2003 | 2009), Real Politique


Strong Man(2003) photo by Ken Lambert, The Seattle Times / Deluded Power (2006)


Oil Slic (2004), Ka-Ching (2004) Drunken Power Series 


Seeing Red (2007) 

2009년 ‘대화(Conversation)’
와라쉬나의 최근 작업은 두 가지 방향에서 새로운 전개를 보인다. 머리는 커졌고, 몸통은 작아졌다.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은 유선형의 둥근 형태로, 홀쭉하고 축 늘어진 기다란 전신은 둥근 토르소의 형태로 대치되었다. 붉은색과 노란색의 컬러와 고통스러운 표정에서 고민이 느껴지고, 기하학적인 선에서 감정적인 상태가 느껴진다. ‘대화(Conversation)’라고 불리는 이 시리즈는 그녀의 작업에 전반적으로 녹아있는 서사적인 모호함과 어둠을 익숙하고 친숙한 매일의 순간들을 통해 표현한 가장 최근 작품군이다. 특히 급진적으로 단순화된 인간의 형태와 디테일의 과감한 감소는 이미 수많은 시도를 거듭한 노장 아티스트의 의도적인 방향 전환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되는 소재 표면에 대한 관심을 암시하고 있다.


Patti Warashina Play Pals (2010), Are you again? (2009), Back Talk (2009) 


Gossipmongers(2010) 휴대전화 게임에 몰두한 13명의 군상


Lunar Lunacy (2012)

작가 소개: 패티 와라쉬나(Patti Warashina)
일본 이민 2세대 조각가, 세라믹 아티스트.
1940년 워싱턴(Washington) 주 스포케인(Spokane) 출생.
워싱턴 대학에서 순수 미술 학사와 석사 과정 수료 후 동 대학에서 25년간 도예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동 대학 명예 교수그녀의 작품은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Smithsonian, Washington D.C.), 뉴욕의 아트 디자인 박물관(the Museum of Art and Design New York),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the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교토 국립 근대미술관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rt, Kyoto) 등에 전시되어 있으며, Watershed Legends Award, UW Timeless Award, Irving and Yvonne Twining Humber Award for Lifetime Artistic Achievement, Regis Masters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Portrait #1, Rome Series (2000), Portrait #5, Rome Series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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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믹 #공예 #아트 #초현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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