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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롱 라이프 디자인을 위하여_D&DEPARTMENT PROJECT _ 박성윤

[일본] 롱 라이프 디자인을 위하여 For Long-life Design:
D&DEPARTMENT PROJECT



글  박성윤, 사진  D&DEPARTMENT PROJECT


그림 1.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 비전 디 보이스(VISION'D VOICE)
후카사와 나오토, 하라 켄야, 요시오카 토쿠진, 무라카미 타카시 등 디자인, 예술 관련 인사들의 강연을 담은 CD


지난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2009> 전시에 관한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최근 일본 내에서는 지방발(地方發) 브랜드들이 새롭게 주목 받으며 선전하고 있다. 이런 흥미로운 뉴스의 중심에는 일본 각지에 안테나를 둘러치고 방방곡곡을 돌며 정보를 수집하고 지방의 특성이나 이미지를 잘 살린, 즉 지방의 DNA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브랜드나 제품들을 발굴해온 한 인물이 있다. 바로 나가오카 켄메이(ナガオカケンメイ)가 그 주인공이다. 1965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일본디자인센터 하라디자인연구실(日本デザインセンター 原デザイン研究室)을 거쳐, 1997년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드로잉앤드매뉴얼(ドローイングアンドマニュアル)을 설립한 뒤 기업 브랜딩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컨설팅에 주력해오다가, 2000년 토쿄 세타가야에서 ‘롱-라이프 디자인(Long-life Design)’을 키워드로한 가구, 잡화 등의 컬렉션을 중심으로 숍 “디 앤드 디파트먼트(D&DEPARTMENT)”와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D&DEPARTMENT PROJECT)”를 시작했다. 


그림 2.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 북(D&DEPARTMENT PROJECT BOOKS)’, 롱-라이프 스타일, 유즈드 지(USED G) 등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를 소개한 오리지널 서적들.

그의 롱-라이프 디자인 정신은 그야말로 디자인 그 자체를 리사이클 해보자는 생각으로 일본에 만연해있는 과도한 소비 성향은 물론, 유행과 시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디자인 비즈니스를 제안하고 있다. 또한 현재 환경 문제가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과 잘 맞물려 그의 실험적이고도 획기적인 발상과 거침없는 행동력은 일본 디자인계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에까지 그의 팬이 형성될 만큼 널리 인정받고 있다. 한편 그는 40년 이상 지난 지금도 여전히 대중에게 사랑받는 일본의 1960년대 굿디자인 상품을 복각한 디자인 프로젝트 <60 비전(60VISION)>을 통해서도 세간에 큰 화제를 모았다. 이 프로젝트는 쇼와 시대(昭和: 1926~1989년) 분위기를 연출한 레트로 붐의 파도를 타고 그 영향력이 더욱 증폭되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카리모쿠 가구나 레트로 스타일의 카페 인테리어가 붐인 것도 바로 이 <60비전> 프로젝트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일본 국내는 물론이고, 국경을 넘나들면서까지 롱-라이프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과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의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소개한다.


60비전(60VISION)


그림 3. <60비전> 전시 전경과 대표 디자인 제품들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보편적인 대표 상품을 착실히 만들어온 제조사들과 그 메이커들을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즉 두가지 업종을 동시에 개척한 이업종합동(異業種合同) 프로젝트다. 카리모쿠(カリモク), 아데리아(アデリア), 호와토쿠(ホワトク), 이토우키(イトーキ), 노리타케(ノリタケ), 마나(マーナ), 에이스(エース), 야마가와(ヤマギワ), 마루니(マル二), 코토부키(コトブキ), 홋카(ホッカ), 문스타(ムーンスター) 등 12개사가 참가해 총 300여 점이 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960년대에 일본의 브랜드가 ‘세계에서 통용되는 스탠더드’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온 물건들의 역사와 문화, 기술, 기업 정신 등을 새롭게 재조명해 ‘메이드 인 재팬’에 대한 자긍성을 다시금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디자인 활동으로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가 대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디자인 비즈니스로 손꼽힌다. 이 프로젝트의 업적을 인정받아 2008년에는 굿 디자인에서 수여하는 중소기업청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니폰 비전(NIPPON VISION)

그림 4. <니폰 비전> 전시 전경과 삿포로 맥주 패키지 디자인

<60비전>과 비슷한 접근법으로 디자인의 근본 또는 일본성의 근본을 찾기 위해 일본의 지역 산업과 전통 공예 산업을 재조명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나가오카 켄메이가 직접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그 지역 고유의 특성을 간직한 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으면서 실용적인 물건들을 발굴하고, 그 물건들을 만들어온 탁월한 기술력의 장인 정신이 가진 매력을 소개하고, 이 물건들을 통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까지 제안하고 있다. 일본 전국에서 리얼하면서도 유머가 깃든 롱-라이프의 공예품을 콜렉션해서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그 전시품을 상품화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니폰 프로젝트(NIPPON PROJECT)

그림 5. 니폰 프로젝트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상품 이미지

일본의 토(都)와 켄(県) 등 47개 지역의 상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프로젝트. 지역의 특산물이나 공예품들을 소개하는 니폰 비전과 달리 각각의 지역과 파트너쉽을 맺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가 지역과 지역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 그 지역 나름의 독자적인 상품을 발굴하거나 각각의 지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른 지역의 상품, 특히 도쿄의 상품들을 그 지역 주민들에게 소개하기도 하고 물건을 구입하거나 판매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디 앤드 유즈드 북스(D&USED BOOKS)


그림 6. 디 앤드 디파트먼트 숍의 책장
읽고 난 책 세 권을 디 앤드 디파트먼트 숍에 가지고 오면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의 책장에서 원하는 책 한 권과 교환할 수 있는 리사이클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숍을 찾는 손님들이 직접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의 책장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로, 다 읽고 난 책을 자신의 책장에만 꽂아두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유즈드 지 (USED G)

G(굿 디자인) 마크 수상 아이템 중에서 리사이클 상점이기도 한 디 앤드 디파트먼트의 관점에 맞는 중고 굿 디자인 상품을 리사이클해 재판매하는 프로젝트다. 재미있는 점은 G 마크의 중고 아이템을 디 앤드 디파트먼트에서 사들인 가격과 리사이클해서 재판매하는 가격을 동시에 공개하고 있다는 점. 2003년에는 G(굿 디자인) 마크 제품에 대한 프로젝트의 공로를 인정받아 굿 디자인 심사위원장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샘플링 가구 (SAMPLING FURNITURE)

그림 7. 샘플링 가구 프로젝트, (왼쪽) 버려진 의자와 자전거 안장을 붙여 새롭게 만든 스툴. (오른쪽) 낡은 책상을 이용해 만든 포토 프레임

폐자재를 재사용해 이제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가구를 재창조해내는 프로젝트. 이를테면 등판과 좌판이 못쓰게 되어 버릴 수밖에 없는 의자에서 멀쩡한 스틸 소재의 다리 부분만 떼어내 자전거의 안장 부분과 접합시킨 스툴이나 학교에서 몇 십 년간 사용해온 낡은 책상을 이용해 만든 포토 프레임 등이 대표적이다. 그저 낡은 폐자재에 불가한 물건이래도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의 <샘플링 가구> 프로젝트를 거치면 또 다른 부가가치를 가진 새로운 가능성 있는 제품으로 거듭난다. 물론 이렇게 태어난 아이템들은 실용성은 기본이고 세상에서는 단 하나뿐인 독창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무지루시료힌의 리사이클 (無印良品のリサイクル)

그림 8. 리사이클한 무지료시힌의 중고제품

말 그대로 심플한 디자인과 규격화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일본의 대중적인 생활 잡화 브랜드 ‘무지루시료힌’의 중고 제품을 리사이클하는 프로젝트다. 심플해서 쉽게 싫증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오래 사용할 수 있기에 디자인 관련 피플에서부터 일반인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는 무지루시료힌 제품의 리사이클 프로젝트를 통해 ‘리사이클을 전제로 한 디자인 가구’ 등 새로운 컨셉트의 상품 개발과 관련한 디자인 비즈니스의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리사이클 쇼핑백 (リサイクルショッピングバッグ)

그림 9. 다른 종류의 쇼핑백들을 재활용한 디 앤드 디파트먼트 숍의 쇼핑백

필요없는 종이 쇼핑백을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로 디 앤드 디파트먼트 숍에서는 숍 로고가 프린트된 디 앤드 디파트먼트 전용 쇼핑백이 아닌 리사이클 쇼핑백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의 종이 쇼핑백에 디 앤드 디파트먼트 로고가 들어간 포장 테이프를 한 번 두르는 것으로 숍의 오리지널 쇼핑백이 재탄생한다.


디 연구회 (D勉強の会)

디 앤드 디파트먼트의 스텝만을 위해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유명 게스트를 초청했던 디자인 연구회를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일반 회원에게도 공개해 더욱 폭넓게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숍의 정기 휴일인 수요일 저녁에 부정기적으로 개최하는데 공부가 끝나고 난 후에는 와인잔을 한 손에 들고 디자인계 인사를 비롯한 다양한 인물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디자인 교류회가 열리기도 한다.


디 팜(D&FARM) 

그림 10. 치바의 농장 
도쿄 근교인 치바에 위치한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의 농장 프로젝트. 최근 일본의 농업 붐을 이끄는 프로젝트 중 하나이기도 하고 유기농 야채 등 신선한 식재를 직접 생산해보자는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의 또다른 의지가 표출된 결과이기도 하다. 디 팜에서 키운 야채들은 디 앤드 디파트먼트 도쿄의 1층 카페 ‘디 앤드 디파트먼트 다이닝(DINING)’에서 음식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디 앤드 디파트먼트 도쿄(D&DEPARTMENT TOKYO) 

그림 11. 디 앤드 디파트먼트 도쿄 내부 전경

오오이마치센(大井町線)의 쿠혼부츠(九品仏)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디 앤드 디파트먼트도쿄는 유행이나 제조 연대, 브랜드, 신품이나 중고 등을 따지지 않고 그 자체의 디자인성과 가격의 합리성에 따라 가구, 가전, 생활 잡화 등 1500점에 이르는 아이템을 셀렉트해 선보이는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의 실험의 장이라 할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 숍이다. 전체적으로 롱-라이프 디자인 정신을 반영한 레트로 성향의 아이템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1층에는 호텔 라운지를 이미지화한 카페 ‘디 앤드 디파트먼트 다이닝’과 아트, 디자인, 영상 등을 위한 갤러리 스페이스가 있고 2층에는 ‘카리모쿠60(カリモク60)’ 시리즈의 소파 등의 가구와 제국 호텔 객실에 서비스되던 빗과 옷걸이, 회사 사무실에서 많이 사용하던 철제 책상과 접는 의자, 레스토랑에서 흔히 사용되던 물컵, 복고풍의 여행용 드렁크 등 잡화를 비롯한 자체 제작한 음반이나 디자인 관련 서적, 잡지 등과 디 앤드 디파트먼트 프로젝트 관련 상품들이 갖추어져 있다. 도쿄 외에는 오사카, 삿포로, 시즈오카, 나가노 등에 지점이 있다.


그림 12. 디 앤드 디파트먼트의 매장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도쿄, 오사카, 시즈오카, 삿포로)



東京都 世田谷区 奥沢 8-3-2,  03-5752-0120
www.d-department.jp
12:00~20:00 /  다이닝 12:00~24:00  /  수요일 휴무

 

박성윤_프리랜스 에디터 oz1018@naver.com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졸업.
잡지 <마리끌레르 메종> 에디터로 근무 후, 2004년 도일. 2007년 도쿄 가이드북 <동경오감> 출간
Tag
#디 앤드 디파트먼트 #일본 #지역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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