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 성인의 평균 수명은 남성 65세, 여성 71세였다. 그러나 현재 남성 76세, 여성 81세까지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이후의 시간이 늘어났고, 이 늘어난 시간들을 노화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최소화하면서 남은 삶을 최고로 보내는 방법이 다양하게 고민되고 있다. IDEO는 이러한 고민들에 대해 ‘Designs On: Aging’ 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19가지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IDEO의 디자인 컨셉은 단순히 노화과정에 쉽게 적응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뿐 아니라 황혼의 시간을 즐기며 계속 행복하고, 활동적이고, 세상에 적극적으로 개입 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는 것에서 그 의미가 크다.



IDEO의 내부 프로젝트인 ‘Design On’ 은 연 2회 발간되는 디자인 컨셉 컬렉션으로 온실 효과, 출산, 음식, 패키징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Design On의 6번째 주제는 ‘나이먹음 (Aging)’으로 지난 2년간 미디어와 IDEO의 클라이언트들에게 이슈화 되었던 ‘노화’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그레첸 아디(Gretchen Addi)는 “우리는 이것을 ‘new old’라 부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30년에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 누구도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이것에 대한 대화를 증진시키고, 이 주제를 둘러싼 우울함과 잘못된 생각, 편견을 제거하고자 한다. 현재 대부분의 노인을 위한 디자인은 직접적이고 제도적이다. 나이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은 유머가 있고, 고도로 사려 깊게 디자인되어야 하며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어야 한다.” 라고 말한다. (Fastcompany 인터뷰) 
전세계의 IDEO 디자인팀은 약으로 만든 목걸이에서부터 안전한 섹스 캠페인에까지 19가지의 재미있는 디자인 컨셉을 제시하였는데, 대표적으로 7가지 정도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1. 성적 감염 
미국 인구 중 29%를 차지하며 미국 사회의 신주도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2차대전이 끝난 46년 이후 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 약 2억 6천여만명)의 사람들은 ‘인생은 단 한번 뿐(you only live once)’라는 태도로 섹스를 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노화과정을 좀더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인 반면 섹스를 통해 전달되는 질병들이 위험한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업 인 이어스(Up In Years)’는 시니어들의 성병을 예방하도록 도와주는 캠페인으로, “결코 콘돔보다 커질 수는 없다(You never outgrow a condom)” 와 같은 뻔뻔스러운 문구로 사용하여 ‘콘돔을 사용하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Up In Years By José Colucci, Richard Herstek and Alexey Ivanov

2. 고독 
IDEO가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이 담배만큼이나 사람을 물리적으로 쇠약하게 만들 수 있으며, 특히 나이든 사람들에게 심각하다고 한다. 이에 런던 IDEO는 돌보지 않고 버려져 있는 개인 정원을 어린 학생들의 자연 교실로 사용하도록 하는 ‘스프라우트(Sprouts)’를 제안하였다. 스프라우트는 학생들이 참가자들의 개인 정원에 식물을 심고, 물을 주고, 화초를 가꾸는 원예 활동을 하면서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 배지를 받는 시스템이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느끼기 힘든 자연을 배우고, 노인들은 무료로 그들의 정원 가꾸는 것에 도움 받는 동시에 친구가 생기는 장점이 있다. 참가자들은 그들의 개입 여부의 레벨을 결정할 수 있는데, 아이들에게 정원 가꾸는 기술을 전수해줄 수도 있고, 단순히 열린 창문을 통해 아이들의 행복한 소리를 즐기는 것에 만족할 수도 있다. 


Sprouts By Karoline Kirchhübel Andersen and Nadine Stares

3. 과도한 약의 복용
런던 IDEO는 약을 재미있는 액세서리로 변환시킨 알약목걸이(Pill Necklace)를 제안하였다. 아침, 점심, 저녁에 먹을 약으로 나누어 끈이나 체인에 꿰어서 목에 걸면 잊어버리지 않고 쉽게 기억할 수 있으며, 주위의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계속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ill Necklace By Stina Jonsson and Ross Lockwood

4 피로
싱가폴 IDEO는 지팡이 모양의 가로시설물을 건널목 주위에 설치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노인들이 신호등에 멈춰 서있거나 버스를 기다릴 때 지팡이 모양의 기둥에 기대어 잠시 쉬거나 쇼핑백을 걸어놓음으로써 복잡한 도시에서 잠시 쉴 수 있게 한다는 아이디어이다. 
Pit Stop Posts IDEO Singapore

5. 보행과 이동
일상에서 이동을 도와주는 보행기구 디자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단지 걷기 위한 보조 기구가 아닌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품이라는 것이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마감이 특징이며 자전거나 스케이트보드와 같은 재미있는 기능을 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고 튼튼한 바퀴와 워킹모드와 사이클 모드로 쉽게 전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인 세발 자전거 트리카(Trikka)와 무선으로 자신의 위치를 트래킹할 수 있고, 위급 상황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버튼이 있는 ‘체인징 기어(Changing Gears)’와 ‘그랜드 슬램(Grand Slam)’ 등이 있다.


Trikka By Martin Meier, Franziska Mayer, David Mallard, Joel Derksen and Karl Jönsson 

Changing Gears By Kuen Chang and Florian Gerlach

6. 건강과 재정적 위기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실제로 나이를 먹기 전에는 자기가 나이가 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이에 보스턴 IDEO는 젊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이든 모습을 대면하게 함으로써 은퇴를 위해 저축하고 건강을 위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그레이 미러(Gray Mirror)’를 디자인하였다. 거울을 통해 나이듬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룰 전달하고, 지금의 행동이 미래에 노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면서 그들이 할 수 있을 때 건강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The Gray Mirror By José Colucci

7. 경험과 기억의 전달
‘북 오브 비퀘스트(Book of Bequests)’는 자신의 사후에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물건을 남기면서 그 물건에 담긴 의미를 함께 전달하는 책이며, ‘스토리북(The Storybook)’은 개인의 기억을 담은 나무 상자이다. 개인적인 스토리북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문화혁명에서부터 근대화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거쳐온 현재 중국의 60대들의 기억과 그들의 소지품들은 중국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The Storybox By Hei Cheng, Nancy Xu, Gregory A. Perez and Bosung Kim

Book of Bequests By Katja Battarbee


* 이미지 출처: IDEO http://www.designs-on.com/issue/ag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