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제68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Awards)이 열렸다. 올해에는 보이후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미테이션 게임 등의 우수작이 다양한 부문의 상을 거머쥐었다. 이 중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Best Short Animation)을 수상한 The Bigger Picture를 소개하고자 한다.

포스터  (ⓒ thebiggerpicturefilm.com)

The Bigger Picture의 트레일러 

The Bigger Picture는 8분 길이의 스톱모션(움직임이 없는 캐릭터나 물체를 1프레임 단위로 이동시킨 후 카메라로 촬영하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애니메이션 기법) 애니메이션으로 두 형제가 나이 드신 어머니를 돌보며 겪는 심리적 갈등을 묘사한다. 조금씩 늙고 약해지는 부모님을 보며 모든지 돕고 보살펴드리고 싶지만 실제로 맞닥뜨리는 어려움 속에 갈등을 겪는 가족이 많다. 60년대 화가로 활동했던 할머니와 어린 시절을 보내며 그림을 배웠던 감독 데이지 자콥은 이 작품을 통해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싶었다고 한다. 작은 감정 변화도 세심하게 잡아내기 위해 등장인물을 실제 크기로 그렸고 종이로 만든 소품과 실제 가구가 더해져 회화적이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애니메이션을 완성했다. 종이로 인물의 팔과 다리를 만들어 풀이나 테이프로 연결해 2D 페인팅과 3D 소품이 조화롭게 섞일 수 있도록 했다.  

(ⓒ thebiggerpicturefilm.com)

데이지는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일러스트레이션 학사과정과 캐릭터 애니메이션 석사과정을 밟은 후 내셔널 필름 앤 텔레비전 스쿨(National Film and TV School) 졸업 작품으로 The Bigger Picture를 제작했다. 이전까지 일러스트레이션이나 회화, 2D 애니메이션의 배경 작업을 주로 해왔고 감독으로는 첫 작품이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 재학 중에 만난 크리스토퍼 와일더가 애니메이션을 도왔다. 

(ⓒ thebiggerpicturefilm.com)

데이지가 작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등장인물이 분노하는 장면을 꼽았는데 7m 높이로 자라나는 캐릭터의 움직임을 수정하느라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하고 다시 카메라를 확인하기 위해 내려가는 작업이 반복되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데이지는 인물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보다 사물을 이용해 극대화 시켜서 보여주는 방법을 주로 택했다. 컵에 차를 따르는데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 결국 집안을 채우는 장면으로 분노를 표현한다든지 어머니를 돌보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들이 청소기로 집 안의 물건과 카펫, 나중엔 어머니까지 빨아들이는 것으로 내적 갈등을 표현하는 것이 그 예다.

애니메이션은 각종 영화 페스티벌에서 순회 상영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는 추가적인 경로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데이지의 애니메이션 팀은 새로운 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에 캠페인을 공개했고 4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모금했다. 새 작업 또한 가족을 주제로 하며 실물 크기의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을 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he Bigger Picture 웹사이트

http://www.thebiggerpicturefilm.com

지난 15일에 성공적으로 끝난 킥스타터 프로젝트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635231029/life-size-animated-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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