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부터 8일까지 뉴욕 맨해튼 피어 92(Pier 92)와 94에서 뉴욕의 가장 중요한 연례 예술행사 중 하나인 아모리 쇼(The Armory Show)가 열렸다. 뉴욕은 일 년 내내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이지만, 국제적인 명성의 현대미술 박람회인 아모리 쇼가 열리는 3월이면 예술가, 갤러리 관계자, 수집가, 비평가 그리고 큐레이터 등 전 세계 미술 관계자들의 이목은 이곳으로 더욱 집중된다. 2015년 아모리 쇼는 미국, 유럽, 중동 그리고 아시아 전역의 199개 갤러리의 1,500명 이상의 예술가를 한 곳에 불러모아 뉴욕의 가장 오래된 현대 미술 박람회임을 과시했다. 아모리 쇼는 잘 짜인 프로그램과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비영리 문화단체인 아모리 아트 위크(Armory Arts Week)와 함께 뉴욕 시내 곳곳에 있는 미술관과 위성이벤트를 기획하여 매일 다른 모습의 뉴욕을 보여주었다.

피어 92에서는 56개 갤러리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 20세기의 예술작품을 소개했다.

피어 94의 143개 딜러는 상대적으로 더 최근의 작업을 소개했는데, 생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최고의 국제 갤러리가 모여있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 개관한 지 10년을 넘지 않은 갤러리 즉, 신생 화랑 소속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아모리 프리젠트(Armory Presents)", 특정 지역 소속의 갤러리 작품과 그곳 풍경의 미학을 다루는 "아모리 포커스(Armory Focus)" 등의 전시로 구성되었다.

2015년 아모리 포커스는 그 여섯 번째 이야기로 <아모리 포커스: 중동, 북아프리카 그리고 지중해(Armory Focus: Middle East, North Africa, and the Mediterranean(MENAM ))>라는 이름으로, 중동과 그 밖의 지역 15개의 갤러리가 참가하여 해당 지역의 현대 미술을 연구하고 작품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비영리 기관, 장소 한정적인 프로젝트, 학술 토론회 등을 포함하여 특별 기획되었다.  MENAM은 또 솔로몬 구겐하임 재단 아부다비 프로젝트의 보조 큐레이터 파우즈 코브라(Fawz Kabra)가 기획한 올해의 학술토론회 The Way Things Can Go도 함께한다. 또 아트 자밀(Art Jameel)과 엣지 오브 아라비아(Edge of Arabia)는 예술가 주도의 온라인 방송플랫폼인 프리웨이(FREEWAY)의 출범에도 함께하는 등 MENAM은 뉴욕 전역의 지역사회와 함께하였다.

Focus MENAM계획의 일부분인 피어 94의 특별전시는 오마르(Omar Kholeif)가 큐레이팅을 맡아 전통과 영토, 지리의 관념에 도전하였다.

아부 함단(Abu Hamdan)은 2015년 아모리 의뢰 작가로 특별히 박람회를 위한 일련의 작업을 전개했다. 그의 작품 <작은 움직임의 협약(A Convention of Tiny Movements)>은 특정 부스에 전시되어 있지 않고 박람회장에 흩어져 있는 프로젝트이다. 이 작품은 화분에 심어진 식물과, 작은 휴지 곽이 긴 스탠드에 고정되어 있고, 감자 칩 봉지들이 놓인 진열대가 있다. 그곳에서 관람객은 미세하지만 윙윙거리는 소리가 피치를 바꿔가며 자신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 소리는 전시된 다양한 물체가 만들어낸 것으로, 작가는 이볼빙 기술을 사용하여 각 물체에 전달되는 음파의 미세한 진동을 읽고 그것을 다시 소리로  복구한다. 즉 모든 물체가 소리를 듣는 청음장치가 되는 것이다. 감자 칩의 포장지 뒷면에는 이 시스템을 개발한 MIT 컴퓨터 과학자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는데 이 전시의 식물과 감자 칩은 "보이는 마이크"가  되고, 작가는 물체가 만드는 "음파의 자취"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감시가 늘어가는 세상을 경고함과 동시에 사람이 아닌 물체의 관점에서 들리는 세상의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였다.

아모리 쇼의 수석 감독인 노아 호로비츠(Noah Horowitz)는 4년 전 큰 손실상태에 있던 박람회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그는 35세에 미술 시장 안내서인 "거래의 기술(Art of the Deal)"을 집필했고 소더비 예술학교의 교직원이다. 그는 최근 박람회에 힘이 새롭게 생긴 것이 느껴진다며, 일류 갤러리뿐만 아니라 신생이나 중간 경력의 갤러리에서도 작품의 우수성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에 "새로운 것의 충격"인 모더니즘을 불러왔다고 인정받는 1913년 파크 애버뉴 무기고(Armory)에서의 박람회 "아모리 쇼"의 이름을 이어받은 것처럼 1999년 시작 이래로 두드러지게, 잘, 발전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 하나의 도전은 모든 것이 평범해지고 많은 것들이 똑같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갤러리와 예술가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2년 프리즈 아트페어 뉴욕(Frieze Art Fair New York)이 시작되고 아모리 쇼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있으나 노아 호로비츠는 "뉴욕은 여전히 모던, 컨템포러리 예술의 상업 시장의 중심이며, 매출액이 그것을 증명한다."고 말한다. 또, 그는 오늘날 기관, 갤러리, 경매 하우스와 재단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아모리의 역할은 그런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보다 더 많은 대중이 박람회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데, 이렇게 늘어난 소비층을 흡수하기 위해서 예술 시장의 금융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호로비츠는 "50년 100년 전보다 최근 5년에서 10년 사이에 더 많은 변화가 있었고 따라서 지금 우리는 매우 불확실한 순간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고, 누구도 현재의 명성에 안주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모든 이미지Image courtesy of Roberto Chamorro for The Armory Show

아모리 쇼 홈페이지 http://www.thearmoryshow.com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DB.com / 한국디자인진흥원 페이스북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