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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헬싱키 공모전 최종 당선작_도시 속의 예술

ⓒ Guggenheim Helsinki Design 

 

지난 6월, 드디어 구겐하임 재단(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이 구겐하임 헬싱키 디자인 공모전의 최종 당선작을 발표했다. 총 1,715 개의 아이디어를 제치고 승리의 깃발을 거머쥔 작품은 파리의 신생 건축회사 모로 쿠수노키 건축(Moreau Kusunoki Architectes)의 “도시 속 예술(Art in the City)”이다. 구겐하임 헬싱키라는 이름만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공모전에서 생소한 이름의 젊은 건축회사의 작품이 최종적으로 선택된 사건은 국제적으로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모로 쿠수노키 건축이 구겐하임 헬싱키 공모전에 제안한 미술관은 꼭대기가 유리로 되어 있어 등대를 연상시키는 중앙 타워와, 부드러운 곡선의 지붕으로 된 각기 다른 크기와 높이의 건물 아홉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재료이다. 건축물의 외관은 새까맣게 탄 나무(Charred timber)와 유리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강력한 시각적 효과를 지닌 검은 목재는 자작나무가 특징적인 핀란드의 자연환경과 미술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불에 탄 뒤 다시 비옥해지는 숲의 재생과정을 연상시킨다. 두 번째로 중요한 재료는 유리다. 여섯개의 건물에는 각각 전시관이 배치되어 있고 그곳에는 사람의 키보다 약간 높은 투명 유리벽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벽면 처리는 관람객이 각각의 분절된 전시공간을 통합된 하나의 공간으로 인지하도록 유도한다. 재료를 통해 투명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전략은 전시공간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극대화시킬 뿐만 아니라 유리 너머로 보이는 바다 경관과 도시 헬싱키를 전시 공간 안으로 끌어와 “도시 속의 예술”이라는 작품 타이틀을 글자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 

 

ⓒ Guggenheim Helsinki Design 

 

ⓒ Guggenheim Helsinki Design 

 

미술관의 입지 부지인 부둣가라는 지리적 맥락, 주변환경과의 자연스러운 어울림 그리고 관람객의 공간 경험은 모로 쿠수노키가 사람과 도시를 미술관 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오려는 고민을 보여준다. 당선 후 인터뷰(아래 참조)에서도 그들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디자인 목표로 ‘투명함(Transparent)’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미술관으로 흘러들어 올 수 있을지, 어떻게 미술관과 주변 환경 사이의 “여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한 부분이 심사위원과 헬싱키 시민들에게 상당히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심사위원단은 구겐하임 헬싱키디자인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로 쿠수노키 건축의 작품에서 도시를 존중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 Guggenheim Helsinki Design 

 

모로 쿠수노키 건축은 프랑스인 니꼴라 모로(Nicola Moreau)와 일본인 히로꼬 쿠수노키(Hiroko Kusunoki)가 2011년에 파리에서 합작하여 설립한 건축회사다. 각각 일본과 프랑스에서 건축교육을 받은 배경때문에 모로 쿠수노키 건축에는 두 개의 문화가 공존한다. 이 건축회사가 지난 4년 동안 수행한 작품들에는 과거와 대화하고 미래와 연결지으며 시간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담겨있다. “건축가로서의 철학이 무엇인가”라는 인터뷰 질문(아래 참조)에도 아직 ‘만들어 가는 중’이라고 대답하는 이들의 솔직하면서도 정직한 태도가 신선하다. 이러한 점이 구겐하임 헬싱키가 다른 쟁쟁한 건축가가 아닌 이 신생 건축회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을까?     

 

한편, 구겐하임 헬싱키 측의 이번 결정에 다소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구겐하임 헬싱키가 최종 당선작을 발표한 6월 23일 이후 단 나흘만에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는 “(관심)촉발에 역부족(Lacking Spark)”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새로운 구겐하임 미술관의 디자인이 대중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모로 쿠수노키 건축 디자인에 대한 찬반 여부는 각자의 판단과 취향에 맡기더라도,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를 통해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헬싱키 시를 향한 회의적인 시각은 앞으로 시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헬싱키 시는 실제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미술관 유치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일년간 이 프로젝트를 강행해 오고 있다. 이는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의 성공을 재현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른바 ‘랜드마크’ 미술관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에 의지해 경기부양을 모색하려는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헬싱키 시가 시민과 언론에게 이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 Guggenheim Helsinki Design 

 

모로 쿠수노키 건축(Moreau Kusunoki Architectes)

니꼴로 모로(Nicola Moreau)와 히로꼬 쿠수노키(Hiroko Kusunoki)는 2011년에 파리에서 모로 쿤스노키 건축(Moreau Kusunoki Architectes)를 설립했다. 도쿄의 시바루나 공과대학(Shibaura Institute of Technology)를 졸업한 히로꼬는 시게루반(Shigeru Ban)에서 건축가로서 경력을 시작했다. 모로는 파리의 벨빌 건축학교(Ecole Nationale d’Architecture de Belleville)에서 공부하고 산나(SANNA)와 켄고 쿠마(Kengo Kuma)의 스튜디오에서 일했다. 주목할만한 모로 쿠수노키 건축의 작품으로 프랑스의 보베 극장( Théâtre de Beauvaisis)와 카옌의 문화와 기억의 전당(the House of Cultures and Memories), 브흐줴 듈 락(Bourget-du-Lac)의 폴리테크닉 공과대학(the Polytechnic School of Engineering) 그리고 포르트 드 클리쉬(Porte de Clichy)역의 파리 지방법원을 위한 프라자(디자인.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있다.  

 

 

구겐하임 헬싱키디자인 공모전 웹페이지 http://designguggenheimhelsinki.org 

모로쿤스노키 건축 웹페이지 http://www.moreaukusunoki.com/

공모전 당선 후 모로쿤스노키 건축 인터뷰 

http://blogs.guggenheim.org/checklist/a-conversation-with-the-winners-of-the-guggenheim-helsinki-design-competition/

이코노미스트 구겐하임 헬싱키 공모전관련 기사 

http://www.economist.com/news/books-and-arts/21656127-design-newest-guggenheim-museum-fails-excite-lacking-spark

 

 

리포터_박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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