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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메이커를 육성하는 방법, Espoo Mini Maker Faire

 

 

핀란드에서 만들기란 너무나 일상적인 하나의 생활 방식이다. 어릴 때부터 남녀 할 것 없이 재봉틀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생활에 필요한 작은 소품이나 도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할머니가 짠 뜨개질 작품을 손녀가 간직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핀란드다. 이렇게 만들기가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할 정도록 보편적인 행위라면 조금은 등한 시 하거나, 아니면 조금 덜 열성적일 법도 할 텐데 핀란드 사람들에게 만들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관심사이고 잘 단련된 손 기술을 가진 장인은 시민들의 많은 존경을 받는 직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렇게 만들기를 중요한 행위로 여기는 핀란드에서 첫 번째 미니 메이커 페어가 열렸다.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에 걸쳐 알토대학교 에스포 캠퍼스 디자인팩토리에서 열린 이번 메이커 페어는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재료나 방법에 국한하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이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축제였다. 간단한 비누만들기부터 예민한 손의 감각을 이용한 3D 도자기 제작 기술까지 만들기라는 광범위한 단어에 해당하는 모든 종류의 만들기가 소개되었다. 

 

© 최진규

 

에스포 미니 메이커 페어를 설명하기에 앞서 메이커 페어를 잠시 설명하자면, 메이커 페어는 DIY(Do it yourself)정신에 입각한 문화축제로 만들기에 열성을 가진 어느 누구나 참여하여 자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소개할 수 있는 행사다. 20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Make Media라는 회사에 의해 처음 개최되었고 이 이후에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미니 메이커패어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춰 규모를 줄여 소규모로 운영되는 메이커 페어로 현재 전 세계 60여 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메이커 페어가 흥미로운 점은 산업사회에서 소비자로 머무는 것에 만족하던 사람들이 최근에는 간단한 기술을 익혀 자신이 실제로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제작하는 생산자의 위치로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축제가 바로 메이커 페어이기 때문이다.  

 

© 박고은

 

미니 메이커들을 위한 축제  

앞서 이야기 했듯이 미니 메이커 페어는 소규모의 행사를 뜻한다. 하지만 이번 에스푸 미니 메이커 페어의 ‘미니’라는 단어에는 규모의 ‘적음’ 뿐만 아니라 ‘어린’이라는 의미가 숨어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메이커로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생이거나 성인들이었지만 행사나 워크숍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은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행사 기간이 토요일과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거나 작은 싸이즈의 아이들을 위한 공구세트를 따로 마련해 놓고 있었다는 말이 아니다. 비싼 3D 프린터를 아이들이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는 코너,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한 대씩 주고 무선 로봇을 조정하는 명령어 강의, 직접 땜질을 해서 자신만의 장남감을 만드는 워크숍 등 아이들을 어른보다 능력이 부족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과 동등한 존재로 대우하고 있었다. 섬세한 손 기술이 요구되는 부분에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워크숍인 하우레까(HEUREKA)는 그 무엇이든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는 워크숍이다. 준비되어 있는 다양한 재료로 오리기, 접기부터 땜질, 조립까지 가능하다. 방문했을 당시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어 보이는 소년은 어른들 사이에 앉아 워크숍 메이커의 도움을 받아 걸어다니는 토끼를 직접 만들었다. 인형꾸미기를 좋아할만한 어린 여자 아이가 아빠의 도움을 받아 납땜질과 나사, 종이판자를 이용해 자신만의 장남감을 만들어 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 밖에도 로봇 기술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는 이노카스 벌코스토(Innokas verkosto) 워크숍에서도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고 질문하는 어린 메이커들의 모습에서 미래의 핀란드를 이끌어 갈 메이커들의 모습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 박고은

© 최진규

© 박고은

© 박고은

© 박고은

 

손에 흙을 뭍히지 않고 도자기를 만드는 방법_ Atomic shape

메이커 페어에서는 손기술을 활용한 전통적인 만들기도 발견할 수 있지만 전자 기술을 바탕으로한 만들기를 선보이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그런 면에서 Atomic Shape은 이번 미니 메이커 페어에서 선보인 기술 중 가장 흥미로워 보이는 작품이었다. tomic은 알토대학교내 디지털 디자인 연구실인 ADD의 멤버들이 개발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3D 모델링 프로그램인 Atomic Shape는 기본적으로 도자기 만드는 행위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손으로 직접 흙을 만지는 것이 아닌, 검은색 원통 기둥에 손을 대고 도자기를 만들 듯이 압력을 가하면 그 압력 값 그대로 화면으로 구현되는 경우이다. 이렇게 모델링 된 작품은 흙을 재료로 하는 3D 프린터에서 그대로 출력가능하다. 

 

© 박고은


© 최진규

 

핀란드 첫 미니 메이커 페어에는 너무나 다양한 만들기를 선보이는 메이커들이 참여했지만 모두 손을 이용한 DIY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3D 프로그램이나 신기술을 적극 활용한 작품의 경우와 뜨개질, 종이접기 등 전통적인 만들기를 활용한 만들기 모두 손을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이미 제작자가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핀란드 사회에서 메이커 페어는 제작환경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자신들의 만들기를 지속해 온 이들이 이번 계기를 통해 일반인이나 미래의 메이커를 만나 소통하는 자리였다. 큰 소란 없이 묵직하게 자신들의 일을 묵묵히 하는 핀란드인 답게 시끌벅적한 이벤트는 아니지만 진지한 자세로 집중력을 발휘해 땜질을 하고 나사를 조이며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미니 메이커를 보니 앞으로 몇십년간은 디자인, 기술 방면에서 핀란드의 명성이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에스포 미니 메이커 페어  https://espoomakerfaire.fi/

메이커 페어 http://makerfaire.com/

Atomic shape http://www.atomicshapes.fi/

알토 Addlab http://addlab.aalto.fi/

 

글. 박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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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 #미디어팩토리 #메이커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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