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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적 사고, 아이들의 교실에서 만나다

미국 교육의 인상 깊은 점은 단순암기보다는 현실에서 동떨어지지 않은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교육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어우러져 살기에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남과 소통하는 방법을 어릴 적부터 가르친다.



미국의 아이들은 만 5세경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어쩌면 그 이전의 교육기관에서부터 "보여주고 말하기(Show and Tell)"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진다. 그것은 어떤 주제에 맞는 물건을 가져와서 친구들 앞에서 짧은 말로 설명하는 시간으로 프레젠테이션의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그 과정을 통해 자기 생각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을 터득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을 아주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토론식 교육은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다양한 풀이과정을 찾는 방법을 훈련하는 것이고, 어떤 기술을 가르쳐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창조경제", "융합"이 화두인 요즘, 다양성의 인정, 포용력,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뉴욕의 쿠퍼 휴잇, 스미스소니언 디자인 박물관은 학생들의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 함양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의 핵심은 사용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다시 바라보고, 그들의 경험과 욕구를 이해하면서 근본적인 해답을 찾는 것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오래되고 익숙한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끌어내는 것은 비단 예술과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모두 필요로 하는 가치이다.

그런데 경영, 과학 분야의 어른들이 주목하는 "디자인적 사고"의 개념이 왜 어린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일까?



엄마 품에서 자기가 세상 최고인 줄 알았던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때 그것을 인정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좌절하고 학습 동기를 잃고 배움의 가치를 무시하거나 왜곡하게 될 수도 있다.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실제 세상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집중하고 의미 있는 해결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성장한다.



지난 10월 쿠퍼 휴잇, 스미스소니언 디자인 박물관은 "디자인 인 더 클래스룸(Design in the Classroom)"의 새로운 캠페인 계획을 발표하였다.

"디자인 인 더 클래스룸"은 쿠퍼 휴잇의 교육전문가들이 개발한 교실활동인 "제자리에, 준비, 디자인(Ready, Set, Design )"을 활용하여 디자인 교육이 다른 교과의 교육계획에 어떻게 쉽게 통합되는지 교사들에게 그 방법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방문을 원하는 교사가 쿠퍼 휴잇에 신청하면 박물관의 교육담당자가 학생들의 교실로 직접 찾아가서 핸즈온 워크숍을 지도하고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는 (K-12) 나이의 아이들에게 디자인적 사고를 소개한다. 또, 담당자는 신청한 교사가 본인의 교육과정에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지도한다.



아이들은 고무줄, 커피 필터, 빨대 등의 일상적이고 단순한 재료들이 들어있는 디자인 챌린지 키트를 이용해서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디자인문제를 해결하고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디자인적 사고를 활용하는 법을 배운다.
쿠퍼 휴잇의 교사 자료센터(ERC)에서는 교사들이 응용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 예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유치원~1학년을 위한 "도와주세요! 내려갈 수 없어요!" 문제는 주어진 재료만 가지고, 혹은 교실 내의 재료만 가지고 높은 곳에 놓인 솜인형을 아래로 내리는 이동수단을 만드는 것이다. 이 문제를 푸는 동안 아이들은 수학, 기술, 과학, 언어에 관련된 사고를 하게 된다.
45분 동안 진행되는 워크숍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자신감을 길러주고 시각적인 방법으로 세상에 접근하도록 격려한다. 이 프로그램은 21세기에 필수적인 기술인 비판적 사고, 시각판단능력, 팀워크 그리고 문제 해결능력을 전한다. 그리고 이 문제 해결 능력은 수학, 과학, 환경연구, 영어, 역사 등 어떤 과목의 교육에서든 중요하게 사용될 것이다.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는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융합인재 교육인 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ematics),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국의 커먼 코어(Common core) 교육 과정과도 연결된다.

어린이들을 위한 디자인적 사고 교육은 대상과 용도에 맞는 제품을 토론과 협력의 과정을 통한 수업이다. 주변을 관찰하고 탐구, 토론, 협력을 통한 통합적 사고력, 스스로 설계하고 자원을 활용하여 의사 결정을 함으로써 책임감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 예술 분야와 수학, 과학 등 다른 여러 과목과 관련한 지식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통합적인 작업이다.



커먼 코어(common core)는 미국 내의 유치원(K)에서 고등학교 3학년(12학년)에 이르는 학생들이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똑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오바마 정부가 도입한 교육과정으로 단순 암기보다는 심화한 사고를 함양하도록 하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또, 아이들이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근본 지식부터 탐구하기 시작하여 높은 수준의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과목을 큰 틀 안에서 해결해나가는 능력과 함께, 대학교 그리고 직장생활에서도 경쟁력을 가지도록 이론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응용되는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강조하는 교육 과정이다.

2011년에 시작한 "디자인 인 더 클래스룸"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은 뉴욕 5개 자치구와 미국 전역의 다섯 개 위성도시(샌안토니오, 워싱턴 DC, 뉴올리언스, 미니애폴리스, 클리블랜드)의 8만 명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측에서 부담하는 비용 없이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디자이너가 된 것처럼 적극적인 관찰, 비판적인 토론, 만드는 행위, 시각적인 의사전달과 발표, 그리고 평가를 하는 디자인 과정에 참여하여 디자이너들이 한계 상황을 무한한 가능성으로 바꿔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고,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촉발한다. 쿠퍼 휴잇의 교육 감독인 캐롤라인 패이슨(Caroline Payson)은 미국의 모든 학생이 "디자인 인 더 클래스룸"의 독특한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디자인 인 더 클래스룸"의 새로운 캠페인은 여러 사람이 프로젝트의 자금을 대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기금을 모아서 기존에 뉴욕과 주변 지역에만 주어졌던 수업의 혜택을 미국의 넓은 범위로 확산시키려는 것이다.

목표 모금액을 달성하면, 박물관의 교육담당자는 네 개 지역에서 교육을 시작하고 감독할 것이다. 그다음 각 지역에서 엄선된 교육자를 그 지역 책임자로 임명하고, 박물관 담당자는 교과 과정에 디자인의 통합을 관리하기 위해 다시 그 지역을 방문할 것이다. 쿠퍼 휴잇은 "교사를 훈련하는 교사" 모델을 사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명의 교사가 훈련받으면, 연간 7,500여 명의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다. 또 그 100명이 각각 자기 동료 10명을 훈련한다면 1,000명의 교사가 연간 7만5천 명의 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이자 텔레비전 진행자인 엘렌 디제너러스와 그가 시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ED는 약 10만 달러(한화 약 1억1천만 원)를 기부했다. 50만 달러를 목표로 현재까지 약 32만5천 달러 이상이 모금되었다. 박물관은 미국 전역에서 이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도록 50만 달러를 목표로 기금을 모으고 있다. 미술관 홈페이지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Razoo에서 참여할 수 있다. 국립 미술관으로서 모든 학생에게 디자인의 힘을 소개하고 디자인이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를 알리고자 한다.



1897년 설립된 쿠퍼 휴잇, 스미스소니언 디자인 박물관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디자인 작품과 현대 디자인작품을 갖춘 디자인만을 위한 미국 박물관이다. 지난 12월 박물관은 기존보다 60% 더 넓은 전시공간으로 확장, 개보수를 마쳤다. 그들의 영구 소장품만 해도 30세기 이상에 걸친 21만 점에 이른다. 관람객들은 초 고화질 터치스크린 테이블에서 작품을 디지털로 살펴볼 수 있고, 몰입 룸(Immersion Room)에서 자신의 디자인을 그리고 공정 실험실(Process Lab)에서 실제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는 등 박물관의 새롭고 폭넓은 인터렉티브 역량을 경험할 수 있다.

이미지© Cooper Hewitt, Smithsonian Design Museum
쿠퍼 휴잇 홈페이지: www.cooperhewitt.org

주소: 2 East 91st St. at Fifth Avenue New York, NY

일~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쿠퍼 휴잇 회원과 18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입장
토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관람객 각자가 원하는 대로 입장료를 내는 페이 왓 유 위시(Pay What You Wish)입장이 가능합니다.

리포터: 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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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 hewitt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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