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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그들이 사는 세상_2009년 5월의 삶

2009년을 사는 지금,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살아갈까? 우리의 일상들은 하루하루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 일상속에 현재 우리의 모습이 있고 우리의 미래가 있다. 난 한 달에 한번씩  아주 아주 사소한 일상들을 이야기하려 한다. 물론 신문이나 뉴스에 나올만한 거창한 이야기들은 하지않을 것이다. 그건 우리의 현대사일뿐이고 우리의 일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번씩 연재되는 글들을 통해서 한국사람들은 무엇을 바라보고 무슨 일에 관심이 있으며 무엇을 느끼면서 사는지에 대해서 현재 서울에서 숨쉬고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이야기 해 보려한다.

1-1 지속 가능한 디자인


국립과학관에서 명륜동쪽으로 조금 걸어오다보면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있다. 언듯보면 건물벽에 알록달록한 색을 칠해놓은 것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옛날부터 현재까지 문으로 외장을 장식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내 옆을 지나가면 외국인들도 연신 "Wow"를 외쳐된다.  겉으로 서울여자대학교라는 큰 간판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는 서울여자대학교 소유의 강의동이나 실습동으로 보인다 (휴일이라서 안에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내가 이 건물을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나가는 차 안에서 였다. 이 가림막은 건물의 외관을 보수하기 위해서 만든 보조물의 하나이다, 가까이가서 자세히 본 결과 공사가 시작된  흔적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도 없다. 건물 소유주인 서울여대는 등용문과 합창의 의미로 문짝으로 이루어진 가림막을 설치하였다고 밝혔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리고 버려진 문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서 하나의 작품 그리고 명륜동의 명물로 자리 잡는다. 작가는 과연 이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요즘의 사회적 이슈는 지속가능한 삶이라고 한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삶을 살수있을까하는 고민들을 한다. 디자인부분에서도 현재에 대량생산의 수나 규모를 줄일수 없다면 제품의 현재모습보다 다 낡고 쓸모가 없어지는 그때의 제품의 용도에 대해서 고민 하여야한다. 만일 저기에 있던 문들이 그냥 버려진 문들이라고 상상해보자, 아마도 아이들의 놀잇감이나 인부들의 땔감 아니면 잘게 부서져서 쓰레기 매립장에 묻혀지는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버려진 문은 작품이 되었다. 나에게 저 작품은 많은 교훈을 준다.  2009년을 살아가는 지금 디자이너로서 세상에 무엇을 이야기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떤 디자인을 해야하는지 하는 대답을 제시하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2 대한민국 정치사에 가장 슬픈 대통령

 

지난 일주일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 있었다. 난 이 나라에서 학연, 지연, 당쟁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난 중립에 서 있다. 일주일의 국민장이 끝난 지금도 서로 다른 수많은 주장과 이야기들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가지 바램은 그 누구도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이는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되며 고인도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재임 시절 그리고 퇴임후 1년, 노무현 전대통령은 낮은 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려고 했던 대통령이다. 국민을 위해 슬픈 일에는 같이 눈물을 흘릴줄도 알고 기쁜 일에는 같이 웃어줄 줄 아는 그런 보통 대통령이셨다. 미래의 한국은 오늘의 모습을 과연 어떻게 평가할까? 2009년을 사는 지금, 대한민국 국민에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노란색의 리본과 풍선의 쓰여진 글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대통령 노무현, 그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가장 슬픈 대통령으로 기록 될 것이다.
 

1-3 살아 움직이는 인형? 조각?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2009 현책 축제, 헌책에서 말을 걸다展'이 열리고 있다. 그중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하얀색을 온 몸에 칠하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이 서있는 두 남녀의 퍼포먼스와 <이음 책방>이라는 헌책방의 모습이다.

(이음 책방은 4페이지에서 소개)

처음에 한동안 진짜 사람인가 아니면 진짜 사람처럼 만든 조각인가 하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30도가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에 공원 중앙에서 퍼포먼스를 한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책을 읽은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 한듯한 두 남녀의 모습을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같이 사진도 찍고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난 가만히 두 남녀를 지켜보면서 쓸 때 없는 생각에 빠진다. ‘저 두 사람은 지금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까?’, ‘참 덥겠다.’ ‘과연 무슨 의미일까?’ 등등등

수많은 전시장에서, 미술관에서, 박물관에서 사람들은 작품들을 보면서 저마다 서로 다른 상상들을 한다. 사실 작가의 의도는 단 한 개인데 말이다. 그래서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작품을 직접 볼수있다는 혜택 이외에 자신 스스로 수많은 상상을 얼마든지 할수 있다는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제공해 준다. 특히 회화작품은 단편적인 대답을 찾을수가 없다.

내가 오늘 본 저 하얀색으로 칠한 퍼포먼스에도 무언가 큰 의미가 있을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어떤 이는 신기하게 진짜 사람일까 바라보며 손으로 한번 쿡쿡 찔러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기념을 하고자 같이 사진도 찍기도 하며, 어떤 이는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보기도 한다. 하나의 작품을 두고 서로 다른 반응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재미있다. 난 단편적인 답이 있는 것들을 싫어한다. 상상할수 없으니까. 상상은 언제나 즐겁다.

 

1-4 과거로의 여행

2009년, 10년 혹은 20년전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오랜된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헌책방이 현실속에서 재현되었다. 난 나이가 들수록 새것 보다는 조금 낡은 것들, 추억할 수 있는 것들이 좋다.

<이움책방>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이 헌책방은 직접 안에 들어가 책을 고르고 필요한 책들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곳 안에는 예전 초등학교 시절에 방과후 왁스로 열심히 닦아대던 마루바닥의 냄새와 가공되지 않은 원목의 책상과 의자 냄새들이 느껴진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냄새.....

곳곳에 예전에 쓰던 물건들과 포스터들은 헌책이라는 이미지와 참 잘 맞아 떨어진다. 예전에는 동네에서도 헌책방들이 참 많았었는데 요즘에는 헌책방을 찾기가 참 힘든것 같다. 오늘 난 과거를 기억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헌책방에 모습이지만 말이다.


내가 어릴 적에는 여름이면 평상에 누워서 책도 읽고, 숙제도 하고, 잠도 자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흙을 밟을수 있는 기회 조차도 드문것 같다.  내가 어릴 적에 흔하게 느끼던 그런 기억들을 지금의 아이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자란다. 지금은 과거의 기억들이 나보다 더 연세가 많으신 분들에 의해서 저렇게 재현이 되곤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는 박물관에서 저런 풍경들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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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지속가능한 삶 #서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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