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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에도 영양 성분표를

1980, 90년대, 환경오염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일반인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지구가 이렇게 오염되다가는 통에 들은 물과 공기를 사서 마셔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곤 했었다. 마치 “로켓을 타고 우주공간으로 휴가를 떠나는 날이 올 것이다”는 말처럼, 있을 법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가 당장 그것을 경험할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현재, 우리는 어디에서나 쉽게 생수를 구해 마실 수 있고 캐나다산 공기 캔이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린다는 기사를 접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우리 주변 환경을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되었다.  


© Living Building Challenge

이번 디자인 리포트에서는 식품에 부착된 유기농, 친환경 인증마크처럼 건축물에 주어지는 녹색 인증 프로그램 <리빙 빌딩 챌린지(Living Building Challenge)>를 소개하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가속도가 붙은 리빙 빌딩 챌린지의 첫 번째 목표는 건축가가 재료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이 건축에 쓰일 재료를 고르고 시스템을 구축할 때 환경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보건당국이 음식과 영양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처럼 이것 또한 장기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The Hawaii Preparatory Academy Energy Lab, Kamuela, HI
Living Certification - Living Building Challenge 1.3
Photo: Matthew Millman Photography / Courtesy: Flansburgh ArchitectsLiving

아직 인과관계가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이 호흡기, 피부질환, 화학물질 과민증 등에 시달리면서 이제는 먹거리, 화장품, 세제 등 우리 피부에 직접 닿는 것들은 친환경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생각이 확장되어 인간이 창조하는 물건중 가장 큰 건축물에까지 미친것이다. 사실, 페인트, 직물, 배관설비, 절연 자재 등의 건물 재료와 제품들은 방화나 스크래치가 나지 않게 하는 등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화학성분들로 구성되기도 한다. 그때 사용되는 성분 중 납, 수은, BPA, PVC 등은 기능성을 가지지만 유해하기도 하다. 보기에 좋고 저렴하고 제 역할을 꽤 잘 해내는 제품과 마감재 중 상당수가 우리의 환경은 물론이고 건강을 위협하는 독성 화학물질을 포함하며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Omega center for Sustainable Living Rhinebeck,NY
Living Certification
© Farsid Assassi, courtesy of BNIM Architects

리빙 빌딩 챌린지는 가장 높은 수준의 환경적 기준을 정의하고, 건축하기를 독려하며, 기반 시설이 생태계 안에서 하는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방법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즉, 이 기준은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문화적으로 풍부하고, 생태학적으로는 회복하는 미래를 구상하는 변화된 생각을 위한 통합된 도구이다. 그들은 “시스템이 이렇게 운영될 예정이다”는 계획이나 설계만으로 인증을 해주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실제 수행이 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뭔가 아쉬운 미국 그린빌딩 위원회(US Green Building Council)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 LEEDS(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 덕분에 리빙 빌딩 챌린지는 2012년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디자인에 수여하는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상을 수상하였다.


리빙 빌딩 챌린지는 일곱 개 카테고리로 분류된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다시 20개의 필수요건으로 세분된다. 구조물과 그것이 위치한 장소와의 관계, 용수 효율, 에너지 효율(소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건축물이 사용자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는 방법, 건물재료의 구성, 공정성, 심미성 등을 기준으로 한다.

이런 필수요건의 모음은 새로운 건물이든 기존에 있던 것이든 크기, 위치와 관계없이 거의 모든 건축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다.




David & Lucile Packard Foundation Headquarters
Net Zero Energy Certificate
All photography courtesy of Terry Lorent


장소(Place)
01. 성장의 한계 (Limits to Growth)_ 낙후되거나 부동산 가치가 소멸하여가는 지역에 짓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02. 도시 농업 (Urban Agriculture)

03. 서식지 교환 (Habitat Exchange)_개발된 땅과 같은 면적의 땅을 영구적으로 연구소의 리빙 퓨쳐 해비타트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이나 랜드 트러스트 조직에 따로 두어야 한다.

04. 인력에 의한 삶 (Human Powered Living)_보행자 위주의 커뮤니티, 계단을 많이 이용하도록 하는 설계를 한다.

용수(Water)
05. 넷 포지티브 워터 (Net Positive Water)_프로젝트 물의 사용과 방출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에너지(Energy)
06. 넷 포지티브 에너지 (Net Positive Energy)_에너지 필요량의 105%가 현장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공급되어야 한다.


zHome Issaquah WA
Petal Certified Project
images courtesy of zHome


건강과 행복(Health & Happiness)
07. 안락한 환경 (Civilized Environment)_모든 공간에 창문이 있어서 신선한 공기와 빛이 들어와야 한다.

08. 건강한 실내 환경 (Healthy Interior Environment)_실내 공기 질의 향상을 위해 전 구역 금연 등의 규정을 지켜야 한다.

09. 생명을 사랑하는 환경 (Biophilic Environment)_자연의 형태를 닮았거나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재료(Material)
10. 적색 목록 (Red List)_건축 자재에 수은, 납, 카드뮴 등 적색 목록에 있는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적색목록은 미국 농무부가 시험한 해로운 농약 목록으로, 최악이라고 알려진 11개 물질을 포함한 800개 이상의 화학물질 목록이다. 연구소는 “선언(Declare)”이라 불리는 라벨링 시스템을 시작했다. 이것은 제품 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알림으로써 설계자가 작업표준을 정하는 데 더 나은 정보 도구와 투명성을 가지고 재료를 더 쉽게 식별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11. 내재 탄소 배출량 (Embodied Carbon Footprint)_내재 탄소(Embodied Carbon), 즉 건축자재를 시공한 뒤 사용, 유지관리 및 폐기하는 단계에서 발생하는 해로운 탄소의 배출량을 확인해야 한다.

12. 책임 있는 산업 (Responsible Industry)_이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한 자원 추출 및 공정한 노동 관행에 타사 인증 기준을 따라야 한다. 해당하는 원자재는 돌, 바위, 금속, 광물 그리고 목재 등을 포함한다.

13. 리빙 이코노미 소싱 (Living Economy Sourcing)_ 이 프로젝트는 위치 기반 솔루션을 통합하고 지속 가능한 관행, 제품 및 서비스에 뿌리를 두고 지역 경제의 확장에 이바지해야 한다.

14. 넷 포지티브 폐기물 (Net Positive Waste)_프로젝트팀은 설계, 건축, 시행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PNC Bank Davies and Andrew Branch_Fort Lauderdale FL
Net Zero Energy Certificate
All photography courtesy of PNC


공정성(Equity)
15. 휴먼 스케일+휴먼 플레이스 (Human Scale+Humane Places)_프로젝트는 자동차보다는 인간 스케일의 장소가 되어서 그 경험은 인류가 최선을 발휘하도록 하고 문화와 상호교류를 증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그래서 연구소는 거리 및 블록설계, 건축 규모 및 간판에 대한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16. 자연과 장소에의 보편적 접근성(Universal Access to Nature and Place)_모든 교통, 도로 그리고 비건물 기반시설에 배경, 나이, 사회 경제적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또, 모든 구성원이 신선한 공기, 햇빛, 천연수로 등에 접근할 권리를 지켜주어야 하며 그 질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

17. 공정한 투자 (Equitable Investment)_총 프로젝트 비용의 일정 부분을 자선 프로그램에 기부해야 한다.

18. 공정한 조직 (Just Organizations)_ 프로젝트는 비즈니스 관행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UniverCity Childcare Centre_Burnaby British Columbia
Petal Certified Project
photocourtesyofMartinTessler


아름다움(Beauty)
19. 아름다움+정신 (Beauty+Spirit)_ 프로젝트는 인간의 기쁨과 문화의 축제, 정소에 적절한 의미 있는 공공 예술을 포함한 설계를 해야 한다.

20. 영감+교육 (Inspiration+ Education)_ 프로젝트 운영에 대한 교육자료는 성공적인 솔루션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일반에 공개되어야 한다.

이 20개의 필수 요건을 충족하는 정도에 따라 주어지는 인증의 종류도 달라진다.

-리빙 빌딩 인증
해당 빌딩 유형에 할당된 모든 필수요건을 달성한 건물에 주어지는 인증이다. 건축물은 모든 20개 항목을, 건물 개조는 15개, 조경과 공공기반시설은 17개 필수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꽃잎(Petal) 인증
리빙 인증을 달성하려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지만, 꽃잎 필수요건을 충족하는 것만 해도 훌륭한 일이다. 꽃잎 인증은 7개 상위 카테고리를 7개의 꽃잎으로 보고 그중에서 적어도 3개 꽃잎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한다. 그중 하나는 물, 에너지 또는 재료에 대한 것이어야 하고, 1번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와 20번의 영감과 교육(Inspiration and Education)은 필수이다.

-넷 제로 에너지 인증
시장은 많은 방식의 넷 제로 에너지를 특징지었지만, 이 연구소의 정의는 간단하다.

빌딩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100%가 현장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되어야 한다. 연소를 통해 얻는 에너지는 허용되지 않는다. 넷 제로 에너지 빌딩 인증 프로그램은 1번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 6번 넷 포지티브 에너지(Net Positive Energy), 19번 아름다움+영혼(Beauty + Spirit), 20번 영감+교육(Inspiration + Education) 네 가지 필수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VanDusen Botanical Garden Visitor Centre_Vancouver British colombia
Petal Certified Project
© VanDusen

지금 전 세계 44개의 인증된 리빙 빌딩(Living Buildings)이 있다. 규정에 따라 건물을 지었더라도 에너지, 물, 폐기물 효율이 목표를 달성하는지를 판단해야 하므로 건축이 완성된 후 적어도 1년은 지나야 인증 가능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건축가이자 인터내셔널 리빙 퓨쳐 연구소(International Living Future Institute)의 CEO인 아만다 스터전(Amanda Sturgeon)은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sustainable) 디자인’을 지나, 건물이 그 환경에 ‘공헌’하는 ‘재생(regenerative) 디자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한다.

리빙 빌딩 챌린지의 지침을 준수한 설계와 재료 사용이 환경적으로 이로운 것임은 분명하지만, 재료를 연구하고 확인절차를 거치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결국 최종 가격의 상승을 가져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혁신적 회사들에는 잠재적 판매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언젠가는 이런 움직임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건강한 건물은 장기간에 걸친 변화에 영향을 주는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리빙 빌딩 챌린지 홈페이지:
http://living-future.org/lbc

리포터: 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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