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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디자인을 생각하며 2 _ 데이비드 리포트

다시 디자인을 생각하며 2

 

글 데이비드 리포트 트렌드 보고서 팀

 

 
3. 디자인을 통한 보호와 유념(Design Care)
 

재활용이나 재생가능 소재의 사용, 환경친화적인 제품의 생산 등의 활동은 곧 제품을 아끼고 그 본질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은 멀쩡한 제품도 질렸다는 이유만으로 버리곤 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쓰레기통으로 가져가고 어떠한 사물은 계속 지니고 싶게끔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디자인을 더 중요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교훈으로 삼아야 할 만 한 사례나 쓸만한 공식은 없을까?

오늘날 대부분의 디자인은 그것이 깊은 전통에서 유래했다거나 특정 문화권의 축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쓸모가 없거나 때로는 무책임하기까지 한 경향이 있다. 디자인이 만국 공용이라는 점을 이용해 아주 얼렁뚱땅 만들어졌다고나 할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물들이 만연한 이 시점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튀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다. 누가 이 디자인의 언어를 이해할 것인가? 여기에 목적이 있기는 한가? 우리에게 디자인이라는 것이 필요하기는 한가? 디자인은 우리의 자녀들에게 어떠한 유산을 남길 것인가?

성공적인 디자인 사고는 문젯거리를 해결하고 혼란스러움을 명료함으로 탈바꿈시키며, 장애물들을 극복케 한다. 보다 우수한 디자인 프로세스는 디자이너의 창조성이나 위트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제품에 질서와 효율성을 부여한다. 그 결과, 제품에는 소박한 특성과 세련된 면, 단아함과 대담함이 조화를 이루며, 과거와 현재를 통합하는 디자인 제품이 된다. 20세기 말부터 오늘날까지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지속가능함에 대한 비전을 내세우고 새로운 세대를 위한 디자인 결과물들을 생산해 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우리는 주지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보다 의미 있는 디자인을 위해 인류는 새로운 스토리텔러를 필요로 한다. 

앞서서도 언급했듯이 이야기라는 것은 디자인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고유의 서사를 지닌 채, 시대를 초월하고 미학적으로 뛰어난 우수한 제품은 쉽사리 버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줏대 있고 정체성이 뚜렷하며 특별한 이야기가 있어 우리를 ‘문화적으로’ 움직이는 디자인은 우리의 삶을 스쳐간 수많은 제품들보다 우월하다. 인간의 감각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제품들은 사용자들의 격찬을 받는다. 맥도날드 해피밀 시리즈에 따라오는 장난감들은 고유의 이야기는 결여한 채, 사용자들의 감각을 전혀 자극하지 않는, 불필요하고 금방 질리는 제품의 전형이다.

 

그림 1. 수많은 디자인의 의자들
이미지 출처 : 데이비드 리포트
 
 

해마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독일과 스칸디나비아의 가구 페어에서는 수 천 개의 새로운 의자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 의자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디자인을 조금씩 건드려 변형시킨 것으로, 실질적으로 필요하지도 않고 기존의 디자인과 구분하기도 어려운 제품들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가구는 주거 환경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어떤 제품들은 디자인적으로 사용자들의 삶에 정말 기여하기 보다는 그냥 기존의 디자인을 따라 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적은 디자이너들 개인을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말 우리에게 이렇게 다양한 디자인의 가구가 필요한 것인지를 자문해 보기 위함이다. 이 다양한 디자인의 가구들은 앉는 사람의 편안함보다는 분명 제조업체의 영리적 이익을 채워주기 위함이 분명하다.

물론, 이렇게 수 많은 실험과 시장에서의 착오를 통해, 신선한 디자인적 발전과 진정한 혁신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디테일을 세세하게 변형시키기만 한 수 많은 변종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다양화는 불필요한 디자인 프로세스와 잉여물을 낳을 뿐 더러, 사용하기 불편하고 미학적으로도 떨어지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인간의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보다 논리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미술이나 연극, 영화 등의 순수예술과 같이 순수하고도 창조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새로운 시각을 개발하며 즐길만한 새로운 이야기를 생산해 내려는 그런 에너지 말이다.

 
 
4. 디자인적 독창성(Design Ingenuity)
 

그림 2. 분해가능한 플라스틱 병
이미지 출처 : 데이비드 리포트
 

문제는 구습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변화시키느냐'이다. 또한 디자인이 부가가치에 불과하다는 사람들의 잘못된 개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디자인에는 복합적인 역할이 있다는 점이다. 변화를 낳고 이로써 이슈를 만들어 내는 사회적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보자. 덴마크의 제조업체인 마테(Mater) 사는 디자인의 이러한 측면을 오래 전에 간파하고, 디자인적 사고와 사회적 책임을 연결시키고자 노력해왔다. 미국의 디자이너인 토드 바커(Todd Bacher)는 마테 사와의 협업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마테 사와 함께 일하는 것은 디자이너로서 굉장한 기회였어요. 지역의 공예가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기회였거든요. 세계화라는 미명 하에, 지역 전통의 공예라든가 특수한 기술이 점차 사라지고 있지요. 이러한 것들을 보존해야겠다는 자각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통 공예는 문화적 다양성의 표상이라는 점에서뿐 아니라, 혁신적인 컨셉을 지닌 디자인 제품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건축가 윌리엄 맥도너(William McDonough)와 마이클 브라운가르트(Michael Braungart) 교수의 제품 이론인 ‘요람에서 요람까지(Cradle to Cradle)’는 또 다른 흥미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이론은 개발과 생산과정이 자연환경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사용 후에도 생태계로 쉽게 환원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라고 설파한다.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회사인 에어버스(Airbus)는 이에 따라 기내 좌석을 재정비하였다. 좌석의 소재는 전부 분해가 가능한 것으로 설치 비용 또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 인간은 연구 끝에 전분 셀룰로오스나 젖산을 이용하여 생태계로의 환원이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하였다. 바이오 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들은 폐기된 후에도 각종 미네랄과 이산화탄소, 수분 등으로 분해된다.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전혀 없는 탄소 중립(carbon neutral) 제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의료, 제품 포장, 조경, 소비재, 요식업 등의 분야에서 널리 애용되고 있다.

 


그림 3. 분해가 가능한 일회용 접시 UFO(Unidentified Feeding Object), 새들을 위한 환경친화 모이통이다.
그림 4. 사용이 간편하고 위생적인 1회용 용변기 피푸백(Peepoo bag)
이미지 출처 : 데이비드 리포트

 
 

유사한 사례를 더 들자면, 압축 유리로 만든 톰 딕슨(Tom Dixon)의 도자기 잔이나 유니레버(Unilever)에서 선보인 ‘고드름 포장재’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고드름 포장재는 실온에서 녹아버리는 포장지로 환경 친화적인 아이템이다. 안드레아 루기에로(Andrea Ruggiero)가 디자인한 일회용 접시나 일회용 소변기인 피푸(Peepoo)는 노숙자들의 거주와 위생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라 하겠다. 에쿠아도르의 서핑보드 제조업체인 쿤티치(Kuntiqi)는 폴리스티렌이나 폴리우레탄과 같은 화학 소재를 이용하지 앟고, 빨리 자라서 98%에 달하는 몸체를 배어 내도 끄떡없어 환경친화적인 발사 나무를 사용하고 있다. 

 
 
 



데이비드 리포트(David Report)

 

데이비드 리포트는 다비드 카를손(David Carlson)이 운영하는 스웨덴의 디자인 매체로 디자인계 전반의 소식을 웹을 통해 전하고 있으며 매년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트렌드 보고서, '다시 디자인을 생각하며(Time to rethink Design)'는 2010년 3월 발간되었으며, 데이비드 리포트의 12번째 심층 트렌드 보고서이다.
www.davidreport.com

 

 

Tag
#디자인을 통한 보호와 유념 #디자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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