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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혹은 특별하게_최두은

언제 어디서나 혹은 특별하게



글  최두은


2010년 테크놀로지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최대 화두인 스마트폰 관련기술과 3D가 미디어 아트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그림1. Miguel Chevalier, Pixel Snow, 2009, interactive 3D artworks for iphone
Photo credit: Miguel Chevalier


많은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언제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한 손 안의 핸드폰을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처음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핸드폰이 나왔을 때부터 마이크로필름(micro film)이라고 불리는 장르가 등장하여 핸드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거나 핸드폰을 통해 영상작품을 제작했던 사례들이 있었다. 하지만, 터치스크린과 실시간 합성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등장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작업들을 탄생시켰다.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미구엘 체발리어(Miguel Chevalier)는 관객들이 터치스크린과 회전센서를 통해 인터랙션하며 감상할 수 있는 "픽셀 눈(Pixel Snow)"(2009)이라는 작품을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미디어 아티스트 아카마츠 마사유키(AKAMATSU MASAYUKI) 역시 아이폰의 카메라가 보는 현실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하는 "TransReality", "Mirroscope", "Snappy", "Timetracks" 등의 앱 아트(APP arts)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AKAMATSU MASAYUKI의 "TransReality" 동영상 보러가기

반면, 영화 <아바타>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3D라는 새로운 공간 체험으로 TV 앞에 앉아있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듯이, 미디어 아티스트들 역시 공감각적 몰입감을 극대화하며 관객들을 미디어 작품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공간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림2. AntiVJ, "Principle of Geometry", 2009~2010, stereoscopic show
Photo credit: (위) Camil Scorteanu, Conception Lévy (아래) AntiVJ


AntiVJ의 "Principle of Geometry" 동영상 보러가기

안티브이제이(AntiVJ)의 "기하학의 원리들(Principles of Geometry)"(2009~2010)과 울프 랑게인리히(Ulf Langheinrich)의 "대지(LAND)"(2008~2009)는 입체 안경을 통해 보는 스테레오스코픽 이미지(stereoscopic image)와 이 이미지에 부합하는 공감각적 음향을 결합하여 새로운 몰입감을 연출한다. 이 작품들이 추구하는 공간은, 3D 영화들이 제공하려는 사실감이 극대화된 공간이라기 보다는, 아득한 저편의 우주 혹은 파도처럼 오히려 추상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무한함을 극대화한다.


그림3. Ulf Langheinrich, "Land", 2008~2009, stereoscopic installation
Photo credit: Ulf Langheinrich



그림4. Kurt Hentschläger, "ZEE", 2008~2010,Immersive Audiovisual Environment
Photo credit: Kurt Hentschläger
 

쿠어트 헨트슐레거(Kurt Hentschläger)의 "ZEE"(2008~2010)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또 다른 세상과의 접점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빛과 연기, 사운드가 만들어내는 미디어 공간에서 관객들은 그 동안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을 법한 새로운 혼돈의 세상을 만난다. 이 작품을 경험한 많은 관객들은 어느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본인이 상상하는 것인지 확연하게 구분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마치 삶과 죽음의 경계가 있다면 그 경계에 서 있는 듯 하다고 말하는 한 관객의 인터뷰처럼 이 알 수 없는 공간에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느 순간 관객들은 그 세상과 하나가 된다.


그림5. Daan Roosegaarde, "Dune", 2010, interactive landscape
Photo at Elektra 2010


한편,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일상과 특별한 예술체험을 결합하는 작품들도 있다. 단 로세하르데(Daan Roosegaarde)의 "모래언덕(Dune)"시리즈(2008~2010)는 빛나는 미디어 사막이다. 관객들이 지나가면 갈대와 같이 뻗어있는 미디어 플랜트들이 빛을 내고 음악을 연주하는데 관객들은 작품을 따라 거닐며 특별한 산책을 경험한다. 카프 매튜(Kaffe Matthews)의 "음향 침대_퀘벡(Sonic Bed_Quebec)"(2010)은 침대 안쪽과 아래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관객들이 다양한 소리와 함께 이 소리가 만들어내는 진동을 귀가 아니라 몸으로 느끼며 특별한 꿈을 꾸게 한다.


그림6. Kaffe Matthews, "Sonic Bed_Quebec", 2010, sound installation
Photo at Elektra 2010


더 유저(The USER)의 "일치하는 엔진들(Coincidence Engines)" 시리즈(2008~2010)는 일상의 사소한 오브제인 시계를 새로운 악기로 만들어 낸다. 이 작품은 메트로놈을 원래의 박자를 맞추는 용도가 아니라 사운드 이벤트를 악기로 등장시켰던 헝가리 작곡가 리게티(Gyorgy Ligeti)의 "100대의 메트로놈을 위한 심포니(the Poeme Symphonique for 100 Metronomes)"라는 작품에 대한 오마쥬로 100개의 시계를 사용해, 시계와 전자 음악이 만나는 새로운 사운드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림7. The User_Thomas McIntosh & Emmanuel Madan, "Coincidence Engine", 2008~2010, sound installation
Photo credit: Thomas McIntosh


이렇듯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끊임 없이 새로운 경험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또 사라지는 미디어 세상에서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의 장점은 취하되 담아내는 메시지나 시선은 다르게, 혹은 그 어디에서도 불가능한 아주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세상을 지각하는 새로운 소통의 문을 열어 주기도 한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미디어 혹은 감각의 확장 아니라, 보여주고 싶은 혹은 보고 싶은 그 무한한 세상과의 접점을 찾는데 있을 것이다. 어느 것 하나 확정적이지 않은 우리를 둘러싼 이 혼돈의 세상에서 익숙함과 낯설음 사이를 오가며 오히려 우리는 존재의 의미를 되묻게 될지도 모른다.



최두은_아트센터 나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물고기와 대화해 보자는 작가의 말에 동참하며 꿈꾸기를 10달, 10명이 넘는 우리들이 10대가 넘는 컴퓨터를 연결하고 수많은 케이블들과 씨름하기를 10일 만에, 드디어 빛과 소리로 물고기, 가상생명체, 사람이 하나가 되었던 그 순간, 내 심장은 뛰고 있었다.
아트센터 나비와 함께 미디어 아트를 만난 지 10년, 앞으로 10년 그리고 또 10년, 나 스스로 ‘오픈 플랫폼’이고 싶다. 창의적 미래를 위한 진정한 ‘나비’ 효과를 꿈꾸며…

 

Tag
#스마트폰 #3D #미디어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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