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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디렉터와의 인터뷰 1 _ 김정혜

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Boston Cyber Arts Festival)의
디렉터 조지 피필드(George Fifield) 인터뷰 1



인터뷰 및 정리  김정혜


격년으로 개최되는 ‘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Boston Cyber Arts Festival)’이 오는 2011년 제 7회를 맞이한다. 미 동북부 지역 50-60개의 대학과 테크놀로지 및 예술 관련 기관들의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 지역 최대 규모의 디지털 아트 축제인 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의 디렉터인 조지 피필드(George Fifield)를 만나 행사의 구성과 운영을 비롯해 최근 디지털/사이버 아트의 이슈들에 관해 들어본다.


제 7회 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 기 간 : 2011년 4월 22일 – 5월 8일
- 장 소 : 미 동북부 소재 교육기관 및 예술문화기관
- 웹사이트 :
http://bostoncyberarts.org/index.php
 

그림 1. 조지 피필드, 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디렉터 © designdb.com
 


사이버 - 아트 - 페스티벌 (Cyber – Arts – Festival)
 
 우선 가장 일반적인 질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처음 ‘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연계 기관들을 비롯한 행사 구성에 관해 간단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George
Fifield
 제 1회 페스티벌은 1999년에 열렸지만 처음 기획을 시작한 것은 1997년입니다. 당시 커먼웰스(Common Wealth)로부터 문화경제개발지원금(Cultural Economic Development Grant)을 받아서 기획하게 되었지요. 이 페스티벌은 제가 직접 행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관들이 나름의 기획을 하고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조직위는 이를 관리하는 엄브렐러(umbrella) 형태로 운영됩니다. 그 결과 미동북부 지역에서 예술, 교육기관들이 연합하는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되었습니다. 매년 각 기관마다 자체 기획과 예산, 일정으로 프로젝트를 구성합니다. 그리고 이 행사는 처음부터 전자음악, 댄스와 테크놀로지의 결합 형태, 디지털 문학, 그리고 뉴미디어 시각 예술을 전부 포괄하도록 기획되었습니다. 
   
  MIT 미디어랩(MIT Media Lab)과는 특별한 관계가 있습니까? 
   
George
Fifield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미디어랩과 2005년에는 공동으로 특별 기획도 하는 등 밀접한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기관들과 다르지는 않습니다. 매사추세스 아트 인스티튜트(Massachussets  Art Institute), 보스턴 대학 포토그래피 리소스 센터(Boston University Photography Resource Center),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oad Island School of Design), 브라운 대학(Brown University)을 비롯한 수 많은 다른 참여 기관들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해의 기획에 따라 중앙 조직위와 개별 기관들의 관계가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미디어랩이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디지털(Digital)’ 대신 ‘사이버(Cyber)’라는 용어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George
Fifield
 사실 지금은 조금 구식으로 들리지만 90년대에는 ‘사이버’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됐습니다. 이 표현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우리는 모든 장르의 예술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행사인데 ‘사이버’라는 용어가 뉴미디어 아트(시각), 일렉트로닉 뮤직, 디지털 문학, 댄스&테크놀로지와 같이 다양한 예술 표현 방식들을 한 번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림 2. 댄싱 위드 매스매티카(Dancing with Mathemathica), 2009
  음악: 카트리나 밀리코비치(Katarina Miljkovic), 안무: 돈 크레이머(Dawn Kramer)
  캠브리지 사이언스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기획
  이미지출처: bostoncyberarts.org/loops
   
 바로 그 점이 처음부터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떻게 90년대 말에 이렇게 종합적인 기획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George
Fifield
 네. 저는 비주얼 아트 전공자인데, 제 주변에 전자 음악과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댄스 퍼포먼스를 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어느 날 한 자리에 모여, “그래, 모든 장르를 담아내는 행사를 한 번 해 보자”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는 90년대 말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에, 행사를 진행하며 추가되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컴퓨터를 이용하는 비주얼 아티스트의 경우 전자 음악을 함께 사용하는 예가 많습니다. 이렇듯 각각의 장르를 구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습니다. ‘멀티미디어’라는 말도 디지털의 시각에서 보면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이것은 여러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0와 1이라는 단 하나의 미디어가 있을 뿐이죠. 어떤 데이터를 입력해서 어떤 데이터 형태로—음악이냐, 조각이냐 등—출력해내느냐만이 문제가 될 뿐입니다. IBM 주가 변동 수치를 입력해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죠. 
   
 개인적으로 댄스 & 테크놀로지 장르는 많이 접해보지 못 했습니다. 예를 들어주신다면?
   
George
Fifield
 지난 해 선보인 작품 중에, 수학/수치를 사운드로 변형하고 그에 맞춰 안무를 한 댄스 퍼포먼스가 있었고, MIT 미술관에서는 머스 커닝햄(Merce Cummingham)의 1971년 작 ‘루프(Loop)’를 모션-캡쳐 소프트웨어를 통해 추상적 디지털 이미지로 재탄생 시킨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전시의 오프닝에서는 이 버추얼(Virtual) 스크린 퍼포먼스에 맞춰 실제 댄스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그림 3. 브라이언 크넵(Brian Knep),
     ‘머스 인 모션(Merce in Motion), 2009.
     ⓒ Brian Knep

     이미지출처: bostoncyberarts.org/loops

 

그림 4. 어센더스 & 디센더스(Ascenders & Descenders), 머스 커닝햄의 ‘루프’ (1971)에 관한 타이포그라피적 해석, 2009
   ⓒ Ascenders & Descenders. All rights reserved
   이미지출처: bostoncyberarts.org/lo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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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MTV 뮤직 어워드에서 재닛 잭슨(Janet Jackson)이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뮤직비디오 영상에 맞춰 퍼포먼스를 한 예가 떠오르는군요.
   
George
Fifield
 아하.. 그건 좀 섬뜩하군요 (웃음). 조나 브루커(Jonah Brucker)라는 댄서 역시 스크린 상에서 춤추는 로봇과 함께 (실제 무대에서) 춤을 춥니다.
   
 현재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에는 비주얼 아트, 음악, 댄스, 문학이 포함되어 있는데, 앞으로 추가될 새로운 장르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George
Fifield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버추얼 환경(Virtual Environment)’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것을 넘어 사회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죠. 공간적인 것이기도 하구요. 
   

디지털/사이버 아방가르드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에서 아트, 예술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George
Fifield
 사이버 아트는 크게 두 가지 극단적 부류 즉,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예술작업을 하지만 테크닉적인 혁신성과는 무관한 그룹과 기술혁신을 강조하면서 예술적이라 주장하는 그룹(실제 예술성과는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이 있습니다. 저는 이 중간에서 최상의 접점,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면서 흥미로운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그룹을 찾으려고 합니다.
   
 디지털/사이버 아트는 미디어 자체를 계속 실험한다는 점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뜻하는 ‘테크닉’의 본질적인 의미에 매우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George
Fifield
 코드(code)라는 미디어를 이용한 예술의 역사는 불과 5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왜 ‘사각형’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이미 사각형이 뭔지는 누구나 다 아는데 말이죠. 이 형태의 본질적 구성을 문제 삼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테크놀로지 예술입니다.
   


그림 5. 노동의 은신처(Reliquary of Labor),
  e-첼리스트 제프리 그리거(Jeffrey Krieger) 솔로 퍼포먼스 프로젝션, 2008
  작곡: 켄 스틴(Ken Steen)
  미디어 아트: 진 고르트(Gene Gort)
  이미지출처: reliquaryoflabor.net

               / Creative Commons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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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맥락에서, 디지털/사이버 아트야말로 이 시대의 아방가르드(avant-garde)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디지털 미디어가 기술적인 실험성 외에 사회적 이슈 만들기 에서도 효과적인 실험 매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George
Fifield
 ‘아방가르드’라는 표현이 매우 흥미롭게 들리는군요. 원래 전쟁의 선두에 선 군사를 칭하는 프랑스어죠. ''앞서가는 예술''이라는 뜻의 아방가르드는 1840년대부터 인상주의, 입체파 등으로 이어져 오다가 20세기 중반 이후로는 충격적인 센세이셔널리즘으로 변하게 되지요. 저는 아방가르드가 시대적 혁신성, ‘앞서가는’ 이라는 본래적 의미를 회복한다면 디지털/사이버 아티스트들이 여기에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디지털 문학 (Digital Literature)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웹사이트를 보면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텍스트 기반 아트’가 별도로 구분되어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George
Fifield
 저는 개인적으로 디지털 문학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1980년대부터 소위 ‘하이퍼 텍스트 문학’이라고 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글쓰기를 시도한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타이포그라피와 관련된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관심 있어할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다른 것 같군요.
   
George
Fifield
 네. 그것과는 다릅니다. 초기 디지털 문학 작품을 웹 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마이클 조이스(Michael Joyce)의 단편 소설 ‘오후: 한 편의 이야기(Afternoon: A Story)’가 아마도 최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시작도 끝도 없는 ‘진행중인’ 글쓰기입니다. 이야기 속 어느 지점에 들어간 후 얘기를 분산, 진행시키는 것이죠. 최근에는 ‘인터랙티브 픽션(interactive fiction)’이라는 것이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초창기 비디오 게임은 순전히 텍스트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1979년 MIT 출신의 공학자들이 모여 만든 회사 인포컴(INFOCOM)에서 조르크(Zork)와 플래닛폴(Planetfall)과 같은 텍스트 기반 인터랙티브 픽션 컴퓨터 게임을 개발해 80년대에 대성공을 거두었죠. 물론 비주얼 게임(visual game)이 등장하자마자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지만요. 지금의 작가들이 하는 것은 과거에 사용되었던 텍스트 게임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에서 구하여, 진정 ‘게임’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입니다. 아이폰(iPhone)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픽션의 종류만 1백 여 종류가 넘습니다. 이것이 바로 ‘텍스트 기반 아트’입니다.
   
그림 6. 인포컴의 인터랙티브 픽션 게임 ‘플래닛폴’,
     작가: 스티브 메레즈키(Steve Meretzky), 1983.
     이미지출처: infocom-if.org
 
 일종의 텍스트에 기초한 진지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인터랙티브 픽션으로는 어느 기관이 유명한가요?
   
George
Fifield
 MIT의 문학 교수인 제 친구 한 명도 여기에 몰두해 있고, 브라운 대학은 디지털 문학의 중심 기관 중 하나입니다. 하이퍼텍스트 문학 관련해서는 ‘이스트게이트(Eastgate)’, 인터랙티브 픽션으로는 ‘IF 아카이브(IF Archive)’에서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림 7. 마이클 조이스, ‘오후, 한 편의 이야기’, 1987
   (하이퍼텍스트)
   이미지출처: eastg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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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혜
보스턴 대학 대학원 History of Art and Architecture 석사 과정
시각 환경및 공간의 변화와 주제(subject)/정체성(Identity)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Tag
#보스턴 #사이버아트 #페스티벌 #디지털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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